中 팬심을 사로잡아라...떠오르는 시장 굿즈 경제
IP 콘텐츠 인기와 MZ세대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빠르게 성장 생활용품 등 콜라보 제품 확산...20204년 전년비 40.63% 성장
[팜뉴스=김태일 기자] 중국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굿즈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서브컬처 IP 굿즈를 중심으로 발전한 굿즈 경제는 중국 MZ세대의 핵심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중국 굿즈 경제 시장 규모는 1689억 위안으로 2023년 대비 40.63% 증가했으며, 향후 새로운 시장 기회를 지속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굿즈(谷子)’는 영어 ‘goods’의 음역에서 유래한 단어로,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아이돌 등 콘텐츠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파생된 제품을 의미한다. 이러한 굿즈는 포스터, 포토카드, 키링, 피규어, 인형 등으로 제작되며 크기가 작고 대부분 비교적 저렴한 재료로 제작된다.
과거에는 주로 아이돌 팬덤 중심의 비주류 문화였지만, 최근 중국에서는 전문 매장 ‘굿즈점(谷子店)’이 등장하고, ‘굿즈를 먹는다’라는 의미인 신조어 ‘츠구(吃谷)’가 등장할 만큼 ‘굿즈 경제(谷子经济)’가 새로운 시장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굿즈 경제는 콘텐츠 창작·유통·판매를 모두 포괄하는 서브컬처 문화 중 캐릭터 제품과 관련 있는 일부분을 말한다. 기존에는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 소규모로 굿즈가 소비됐지만, 서브컬처가 대중화되고 소비층이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미디어 컨설팅(iiMedia)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서브컬처 관련 시장 규모는 2019년 약 2983억 위안에서 2024년 5977억 위안으로 증가했다. 2029년에는 8344억 위안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될 만큼 매년 큰 폭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굿즈 경제의 성장에는 세 가지 핵심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첫 번째 요인은 퀄리티 좋은 애니메이션과 게임의 성공이다. 완성도 높은 콘텐츠가 대중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관련 굿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두 번째 요인은 단순한 제품의 기능을 넘어 심리적 만족감을 추구하는 ‘정서적 가치(情绪价值)’ 지향 소비문화이다. 이와 같은 소비자 심리를 바탕으로, 정서적 만족과 즐거움을 함께 제공하는 서브컬처 콘텐츠와 굿즈가 점차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됐다. 세 번째 요인은 Z세대의 소비력 향상이다. 굿즈 경제의 주요 소비층인 Z세대(90년대 중반~00년대 중반생)가 경제력을 갖추면서 굿즈 소비 규모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중국 IP 산업 관련 조사에 따르면, 굿즈 경제의 주요 소비자는 1선 도시에 거주하는 여성(약 61.4%)이며, 위 세 가지 요인 중 주로 ‘정서적 가치(情绪价值)’ 만족을 위해 굿즈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구매하는 제품은 피규어, 랜덤박스, 포토카드, 코스플레이 코스튬으로, 굿즈의 원작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 중 90% 이상이 관련 굿즈를 구매할 의향이 있고, 실제 구매 경험이 있는 경우도 81.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용품 등 콜라보 인기.. 해외 IP 무단 사용은 문제점
최근 IP 콘텐츠와 콜라보한 생활용품에 대한 구매 수요가 증가하면서 인기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각종 콜라보 굿즈가 출시되고 있으며, 중국 SNS 샤오홍슈(小红书)를 통해 IP 콘텐츠별 콜라보 브랜드, 출시 일정, 굿즈 등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의 밀크티 브랜드 HEYTEA에서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 쿠사마 야요이와 콜라보한 굿즈를 출시했을 때 소비자들이 매장 앞에서 밤을 새우고 오픈런을 한 사례를 통해 중국 내 IP 콜라보 프로모션의 효과와 굿즈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중국 굿즈시장에서 해외 IP 콘텐츠 의존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며, IP 무단 사용, 고가 리셀 문제도 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에서 서브컬처 제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해외 유명 IP 라이선스를 구매하여 제작한 굿즈로, 인지도가 높아 구매 수요는 많지만 IP 통제권이 없기 때문에 사업 외연을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다. 두 번째로 중국 국내 자체 제작 IP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고 스토리 등 콘텐츠가 부족한 문제가 있다. 이에 핵심 팬층을 형성하여 독자적인 문화를 구축하기보다 단기적으로 인기 제품 판매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IP를 무단 사용해 제작한 모조품 문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저작권 보호 및 업계 규범 강화가 시급하며 소비자들이 불법 IP로 제작한 콘텐츠, 굿즈를 구매하지 않도록 인식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한정판 굿즈나 인기 캐릭터(아이돌) 랜덤 굿즈의 리셀 시장이 형성되고 전문 리셀러가 등장하면서, 정가의 수십 배에 달하는 가격 프리미엄과 모조품 유통으로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KOTRA 광저우 무역관은 “소비자들의 굿즈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인형, 피규어와 같은 전통적인 제품뿐만 아니라 개인의 니즈를 반영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도 등장할 만큼 중국 굿즈경제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라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중국 굿즈경제를 공략하기 위해 콘텐츠별 팬층에 대한 분석, 정밀한 마케팅 전략, 브랜드 인지도 강화 등 요소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굿즈 및 서브컬처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면, 우수한 IP 콘텐츠 개발·확보에 주력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IP 파생 굿즈와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라면서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와 개성 있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기업만이 효과적으로 중국 굿즈시장에서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