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 고대 연구팀, AI로 급성 심부전 조기 진단 모델 개발 外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주형준·차정준 교수팀, 인공지능 딥러닝 활용해 개발

2025-02-03     우정민 기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주형준, 차정준 교수 연구팀(주형준, 차정준 교수, 의료정보학교실 박사과정 문호세)이 응급실에서 시행하는 심전도를 기반으로 급성 심부전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딥러닝 기반 모델을 개발했다. 응급실에서 급성 심부전 환자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국제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급성 심부전은 응급실에서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 중 하나로, 정확한 조기 진단이 환자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진단 방법은 환자의 상태와 검사 환경에 따라 제약이 많아 정확성과 신속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 심전도 분석 기술을 도입했다.

이번 연구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구로병원, 안산병원 등 3개 병원의 응급실 심전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총 19,285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하여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연구팀은 심전도 데이터에서 주요 형태학적 특징을 추출한 후 이를 임상 데이터와 결합하여 여러 머신러닝 모델을 비교했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CatBoost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모델이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내부 검증에서 정확도 81%, 외부 검증에서 82%라는 높은 예측도를 기록하며, 가장 뛰어난 성능을 입증했다. 특히, 심전도 데이터와 임상 데이터를 결합한 모델은 심전도 단독 모델보다 진단 정확도가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형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급성 심부전 조기 진단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심전도와 임상 데이터를 통합한 딥러닝 모델은 기존 진단 방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응급실에서의 신속한 의사 결정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정준 교수는 “이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어 상용화된다면, 응급실을 찾는 급성 심부전 환자의 치료 결과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제한된 진단 방법에서 벗어나, 응급실 환경에서 급성 심부전 환자의 조기 선별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한편, 연구 결과는 ‘Deep learning model for identifying acute heart failure patients using electrocardiography in the emergency room’이라는 제목으로 심혈관 질환 관련 국제 학술지 European Heart Journal: Acute Cardiovascular Care 최신호에 게재됐다.

 

서울대병원, 맞춤형 폐동맥판막 삽입술 예후 예측 기술 개발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3D 프린팅과 박동성 체외 모의 순환 기술을 활용하여 경피적 폐동맥판막 삽입술(Percutaneous Pulmonary Valve Implantation, PPVI)의 예후를 예측하고, 우심실 기능 변화를 분석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이번 연구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극복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개별 환자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예측이 가능할지 검토했다. 연구 결과는 향후 심혈관 질환 치료에서 새로운 치료 접근법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피적 폐동맥판막 삽입술은 폐동맥판막 기능 부전이 있는 환자 중 수술적 접근이 어려운 경우, 비침습적으로 인공 판막을 삽입하여 우심실 기능 개선과 혈류 회복을 목표로 시행되는 시술이다. 그러나 폐동맥판막 질환은 환자마다 해부학적 차이가 크기 때문에, 맞춤형 예후 예측이 가능할지 연구가 필요하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 소아영상의학과 이활 교수, 소아흉부외과 임홍국 교수 및 경희대 기계공학과 서종민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환자의 심장 CT 영상을 바탕으로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해부학적 모델을 제작했다. 이어 박동성 체외 모의 순환(Pulsatile Extracorporeal Circulation)을 통해 실제와 유사한 심장 상태를 체외에서 구현하고, 혈류 흐름과 판막 기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우심실 기능 변화와 시술 후 혈류 동역학적 변화를 평가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산유체역학(Computational Fluid Dynamics, CFD) 분석을 통해 혈류 흐름, 압력 분포, 에너지 손실 등을 측정하고, 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스텐트 판막 주위 누출, 역류, 협착, 폐동맥 폐색 등의 가능성을 평가했다.

연구팀은 특히, 우심실 수축으로 발생한 혈류와 압력을 에너지로 변환한 ‘등가 압력 에너지’(Energy Equivalent Pressure, EEP)와, 우심실에서 혈액을 박출할 때 필요한 기본 에너지 외 초과된 에너지를 측정하는 ‘잉여 혈역학 에너지’(Surplus Hemodynamic Energy, SHE)의 변화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시술 후 우심실 기능 변화와 혈류 효율성을 평가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 연구에서는 우심실 부하가 줄어들 경우 혈류 효율성이 증가하고, 에너지 손실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시술 전 판막 위치와 치료 계획을 사전에 검토하는 것이 가능할지 평가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31세 여성 환자 A씨의 사례를 바탕으로 연구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했다. A씨는 과거 활로 사징 수술(Tetralogy of Fallot Repair)을 받은 후 우심실 확장과 기능 저하를 동반한 폐동맥 판막 역류 증상을 겪고 있었다. 기존 치료 방법으로는 환자의 개별 해부학적 특성과 기능 상태에 맞춘 예후 예측이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A씨의 심장 CT 영상을 활용하여 3D 프린팅을 통한 해부학적 모델을 제작하고, 박동성 체외 모의 순환 기술을 이용하여 혈류 변화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연구 방법이 시술 후 혈류 효율성 변화를 평가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지를 검토했다.

A씨 사례를 통해 연구팀은 개별 환자의 해부학적 특성과 혈류 동역학적 변화를 반영한 분석이 가능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시술 후 혈류 효율성의 개선과 에너지 손실 감소가 관찰되었으며, 이 연구 방법이 향후 환자 맞춤형 치료 계획을 보완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연구는 심혈관 질환 치료에서 환자 맞춤형 접근법을 적용할 가능성을 평가했으며, 경피적 폐동맥판막 삽입술 후 혈류 변화를 예측하는 방법의 적용 가능성을 탐색했다.

김기범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환자 맞춤형 치료 모델은 경피적 폐동맥판막 삽입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을 사전에 예측하여 발생을 예방하고, 우심실 기능 호전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해줬다”며 “우심실 유출로 질환과 같이 복잡하고 다양한 모양을 가진 질환에서도 효과적인 예후 예측과 실제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개원 첫 간이식 수술 성공

이식혈관외과 및 관련과 협진, 세브란스병원 연계 통해 치료 지원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병원장 김은경)은 최근 개원 이후 처음으로 간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지난해 12월 12일 뇌사자 간이식술을 받은 환자는 한 달여 만인 1월 24일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사진. 지난달 24일 뇌사자 간이식술을 받은 환자가 퇴원을 앞두고 주치의인 이식혈관외과 임승혁 교수(오른쪽), 소화기내과 전혜연 교수(가운데)와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간이식술은 말기 간부전 환자의 치료법 중 하나이며, 간암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간이식술을 통해 용인세브란스병원은 간 이식 치료 경험을 축적하며, 간 질환 환자들에게 보다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8일, 50대 여성 환자가 과도한 음주로 인한 심한 저혈당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내원했다. 검사 결과 간부전 및 즉각적인 투석이 필요한 대사성 산증 상태로 진단됐으며, 중환자실에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당시 환자의 말기간질환 모델 점수(MELD score)는 40점으로, 일주일 이내 간이식을 받지 못하면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태였다.

의료진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에 뇌사자 간이식 대기자로 등록하는 한편, 가족의 기증 의사를 확인해 생체 간이식도 대비했다. 다행히 대기자 등록 이튿날, KONOS로부터 뇌사 기증자 발생 및 수혜 1순위 통보를 받았다. 이에 의료진은 즉시 간이식 수술을 준비했다.

이식혈관외과 의료진은 수술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증 수술을 시행한 뇌사 기증자의 간(이식편)이 타 병원에서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환자의 간을 미리 절제했다. 이후 이식편이 도착하자마자 즉시 문합하는 간이식술을 시행했다.

환자는 중증 상태였던 만큼, 수술 후에도 폐부종이 지속됐으며 뇌 병변으로 인해 의식 회복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수술 3일 만에 자발호흡이 돌아와 기관삽관을 제거할 수 있었고, 간 기능 또한 정상 범위로 회복됐다.

특히, 수술 전 간신 증후군으로 인해 지속적인 투석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신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였으나, 현재는 투석 없이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신장 기능이 개선됐다.

이번 수술에 참여한 의료진은 “간이식 수술은 여러 의료진의 협력이 필수적인 치료 과정”이라며 “환자 상태 안정화에 최선을 다해주신 소화기내과를 비롯해, 수술 전 준비부터 혈액 수급, 수술 중 신대체 요법 및 마취, 수술 후 치료까지 협조해 주신 모든 부서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용인세브란스병원은 간 질환 치료를 담당하는 소화기내과, 간담췌외과, 이식혈관외과 간의 협진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세브란스병원 및 강남세브란스병원과의 연계 시스템을 통해 환자들에게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