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인포 ‘오버행’] ③현대바이오사이언스, 유증 뒤 오버행 불안감 싹트나

주관사 실권주 인수 때 보호예수 없어

2025-02-06     팜뉴스·인포스탁데일리 공동취재팀
<편집자주>-K팝, K푸드에 이어 K바이오·K제약도 뜨고 있다. 미국와 유럽의 ‘글로벌 빅파마’들에게 가려져 있지만, 국내 바이오 제약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면서 서서히 위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정상의 주식 전문 매체인 ‘인포스탁데일리’와 권위 있는 제약·바이오 전문지인 ‘팜뉴스’가 공동 기획 취재를 통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의 주가, 재무, 업황, 기술 경쟁력, 미래 리스크등을 점검하는 '팜X인포'기획을 준비했다. 이를 통해 향후 K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추진하는 주주 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오버행 불안감이 제기된다. 일반 청약 미달 때 주관사가 떠안는 실권주에 대해서는 보호예수가 없어서다. 실권주가 늘수록 출회되는 물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주주 가치가 희석될 리스크가 높아지는 구조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약 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820만주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발행주식 수의 약 20.6% 규모다. 적잖은 신주가 새로 찍히는 셈이다.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로 실권주가 꼽힌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주가 소화하는 물량이 많을수록 실권주 부담이 적어진다. 물론 주주가 인수하는 규모가 작더라도 일반공모에서 높은 청약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 최근 △베트남 내 뎅기열 치료제 임상 승인 획득 △췌장암 신약 임상 1상 승인 신청 등 투심을 자극할 우호적 이슈도 여럿 나왔다.

하지만 그에 비해 지지부진한 주가는 유상증자 참여를 주저할 요소로 지목된다. 최근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1만3000원대다. 한 달여 전 1만1000원대까지 떨어진 뒤 회복한 점은 위안거리다. 다만 확실한 반등이라고 보기에는 제한적이라는 의견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 달 사이 현대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우호적인 이슈가 나왔지만 시장에서는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접근을 하는 기조가 아직 남아있다”며 “특히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우호적 이슈가 확실하게 검증되기 전까지는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의 실권주에 이목이 쏠리는 배경은 오버행 가능성이다. 실권주가 발생한다면 주관사인 KB증권과 iM증권이 물량을 떠안는다. 문제는 두 증권사가 떠안는 물량에 대해서는 별도 보호예수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주가 추이에 따라 언제든 대규모 주식이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셈이다.

실권주 관련해 따져볼 점은 이번 유상증자의 할인율이다. 주관사는 이번 유상증자 발행가액 산출 때 할인율을 25%로 적용했다. 최근 주가가 크게 변동되지 않은 점을 고려했을 때, 주관사 입장에서는 시세 대비 25% 할인된 수준에서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구조다. 즉, 주가가 20%대의 폭락만 하지 않는다면 주식을 처분해 이익을 챙길 수 있다. 18%의 실권수수료와 더불어 실권주 매매에 따른 차익도 가져갈 수 있다. 보호예수가 없는 덕에 언제든 실권주를 던질 수 있다.

이에 불안감을 떠안는 주체는 주주다. 실권주가 대거 발생한다면 오버행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식의 유상증자가 많이 이루어지면서 실권주에 대한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며 “보호예수가 없는 구조 탓에 기존 주주의 오버행 불안감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팜뉴스·인포스탁데일리 공동취재팀] 취재팀장=김태일 국장(팜뉴스) 팀원=임재문 부장(인포스탁데일리), 김응민 기자(팜뉴스), 윤서연 기자(인포스탁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