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인포 ‘주관사’] ②현대바이오사이언스 유증, 주관사 득일까 실일까
실권주 발생 때 잔액인수…높은 수수료 위안거리
| <편집자주>-K팝, K푸드에 이어 K바이오·K제약도 뜨고 있다. 미국와 유럽의 ‘글로벌 빅파마’들에게 가려져 있지만, 국내 바이오 제약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면서 서서히 위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정상의 주식 전문 매체인 ‘인포스탁데일리’와 권위 있는 제약·바이오 전문지인 ‘팜뉴스’가 공동 기획 취재를 통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의 주가, 재무, 업황, 기술 경쟁력, 미래 리스크등을 점검하는 '팜X인포'기획을 준비했다. 이를 통해 향후 K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유상증자의 주관사로도 관심이 모아진다. 유상증자에서 발생하는 실권주에 대해 주관사가 잔액인수를 해야 해서다.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한 터라 실권주 여부에 촉각이 더 곤두세워지는 분위기다. 잔액인수 수수료가 비교적 높은 점은 주관사에 우호적이지만 실권주를 처리해야 하는 부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3일 유상증자의 주당 발행가액이 1만470원으로 낮아졌다고 공시했다. 발행가액 하향에 따라 유상증자로 모집하는 자금 규모 또한 945여억원에서 858여억원으로 약 90억원 감소했다.
발행가액 하향은 지지부진한 주가 탓이다. 발행가액 산출 기간 동안 주가가 떨어지면서 유상증자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번 유상증자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진행되는 만큼 주가의 움직임에 더욱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자연스레 시선은 주관사로도 모아진다. 이번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유상증자의 주관사는 KB증권과 iM증권이다. 주목할 점은 두 주관사의 역할이다. 두 증권사는 유상증자의 주선뿐 아니라 잔액인수까지 나선다. 즉, 유상증자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두 회사가 떠안아야 한다. 실권주가 늘어날수록 두 회사의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론 높은 수수료율은 매력적일 수 있다. 실권을 떠안는 데 따른 수수료율은 잔액인수 금액의 18%다. 18% 수수료율은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추진된 유상증자에서 18%보다 높은 수수료율은 지급한 기업은 알루미늄 제련 업체 삼보산업(실권수수료율 20%) 정도다. 바이오 산업 내에서는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18%의 실권수수료율을 책정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이 이익 확대를 위해 유상증자 실권주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수수료율을 높이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며 “대체로 기업의 매력도가 떨어져 유상증자 실권주 발생이 높은 기업일수록 실권수수료율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높은 수수료율에도 불구하고 우호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주관사 입장에서는 높은 수수료를 취하는 한편 그만큼 인수해야 할 물량을 책임져야 한다. 주식에 노출될 리스크가 더욱 확대되는 구조다.
문제는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 불확실이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여느 제약·바이오 업체와 마찬가지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슈로 주가가 크게 오른 뒤 지속적인 하향을 그리고 있다. 유상증자 이슈가 불거진 최근에도 별다른 반등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물량을 떠안은 주관사 입장에서는 엑시트(exit)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처지다. 실권주 인수 뒤 주가 회복이 요원하다면 보유 기간이 한없이 늘 수밖에 없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유상증자에 비교적 네임밸류가 떨어지는 증권사들이 주관사로 참여한 점이 눈에 띈다”며 “유상증자 일반청약 결과와 더불어 실권주 규모 또한 지켜볼 대목”이라고 밝혔다.
[팜뉴스·인포스탁데일리 공동취재팀] 취재팀장=김태일 국장(팜뉴스) 팀원=임재문 부장(인포스탁데일리), 김응민 기자(팜뉴스), 윤서연 기자(인포스탁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