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전문가+] 미세먼지와 우리나라 비뇨기계암 상관성, 국제학술지 발표 外

서울성모병원 박용현·단국대 노미정 교수팀, 미세먼지 노출, 신장암·전립선암 위험 증가 확인

2025-01-23     우정민 기자
사진. (좌측부터)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박용현, 단국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노미정, 단국대학교 자유교양대학 코딩교과 박지환 교수

미세먼지 노출이 우리나라에서 신장암과 전립선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박용현 교수(공동 교신저자), 단국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노미정 교수(공동 교신저자), 단국대학교 자유교양대학 코딩교과 박지환 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2008년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중 기준에 부합하는 231,997명을 분석했다. 이후 AirKorea의 미세먼지 데이터를 연계해 2005년부터 3년간 미세먼지 노출 수준을 확인했으며, 추적 기간을 2010년부터 8년으로 설정했다.

미세먼지 등급은 한국 기준에 따라 ▲좋음(0–30 μg/m³), ▲보통(31–80 μg/m³), ▲나쁨(81–150 μg/m³), ▲매우 나쁨(>150 μg/m³)으로 분류해 분석이 진행됐다. 연구 결과, 우리나라의 지역별 비뇨기계암 발생률과 미세먼지 농도 분포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새롭게 비뇨기계암이 진단된 50,677명을 미세먼지 농도의 중앙값인 56 μg/m³를 기준으로 두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 노출이 많은 그룹(56 μg/m³ 이상)에서 비뇨기계암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 이 중 신장암과 전립선암의 발병 위험이 특히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나이, 성별, 흡연, 음주, 당뇨, 고혈압 여부 등의 변수를 보정한 후에도 동일한 결과를 확인했다.

미세먼지는 암을 유발할 수 있는 1군 발암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유럽 및 중국 등지에서 진행된 기존 연구에서는 비뇨기계암과의 연관성에 대해 상반된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의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변수들을 철저히 보정하고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함으로써 비뇨기계암과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한 점에서 의의가 크다.

단국대학교 박지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기간의 의료 빅데이터와 AirKorea의 미세먼지 데이터 같은 다양한 공공 빅데이터를 연계해 환경이 우리나라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노미정 교수는 “연구 진행 시기보다 최근 미세먼지가 더 심화되고 공기 오염 측정도 더욱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환경과 건강을 주제로 한 중장기적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박용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서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하는 경우 미세먼지 노출이 신장암과 전립선암 위험 증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라도 실내 공간에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암 전문 학술지 American Journal of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소변 새는 방광질루, 공기주입술로 치료 가능성 높인다

사진. 배재현 교수

길을 걷거나 운동을 할 때, 밤낮없이 일상생활 속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질환이 있다. 바로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새는 방광질루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 발생한 방광질루는 연평균 209건으로,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방광질루는 병적인 상황으로 인해 방광과 질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방광에 찬 소변이 구멍을 통해 질로 흘러들어가 질 입구로 새어나오게 된다. 성인의 경우 하루 평균 2~4리터의 소변이 생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방광질루 환자는 항상 기저귀를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는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배재현 교수는 “방광질루 환자는 신체적·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는다”며 “정상적인 성생활이 어려울 뿐 아니라, 회음부의 습진과 피부염 같은 감염성 질환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방광질루는 요실금과 혼동하기 쉬우나, 두 질환은 기전과 증상이 뚜렷하게 다르다. 방광질루는 소변이 질을 통해 배출되지만, 요실금은 소변이 요도를 통해 새어나온다. 방광질루의 주요 원인은 자궁절제술 등 골반 수술로 인한 방광 손상인 반면, 요실금은 복압 상승, 골반 근육 약화, 방광 근육의 불수의적 수축 등으로 발생한다. 또 방광질루는 가만히 있어도 소변이 새는 반면, 요실금은 기침, 웃음 등 복압이 상승하거나 방광이 팽창된 특정 상황에서 발생한다.

방광질루는 자연 치유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방광 손상이 크지 않거나 방광 크기가 충분한 경우 적절한 수술로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수술의 기본 술기는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누공 주변 조직을 제거한 뒤 여러 층으로 봉합해 소변 누출을 방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누공 주변 조직이 건강하지 않아 봉합 부위가 잘 치유되지 않을 경우 재발 위험이 크며, 누공이 질 깊은 곳에 위치할 경우 고난도 수술이 요구된다. 누공 접근법으로는 질, 복강 또는 방광을 경유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방광 절개 없이 방광 내 공기를 주입해 부풀린 상태에서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해 병변을 수술하는 방광질루 공기주입술이 주목받고 있다. 배재현 교수는 “방광질루 공기주입술은 넓은 시야로 수술 부위를 더욱 자세히 확인할 수 있어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이 수술법은 전문성을 요하므로 집도의의 숙련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배 교수는 “모든 방광질루 환자에게 이 수술이 적합한 것은 아니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응증이 결정된다”면서 “의술과 장비의 발달로 적응증이 확대되고 치료 가능성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로봇을 활용한 방광질루 공기주입술이 점차 보편화되어 환자들이 수술 부담을 덜고, 빠른 회복과 높은 치료 만족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고려대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배재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