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관심 받는 ADC, 신약 개발 연구자들도 이목 '집중'
[인터뷰] 항체-약물 접합체(ADC) 전문기업 앱티스 한태동 대표 2025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서 ADC 개발 전략 및 앱티스 핵심기술 발표
[팜뉴스=김응민 기자]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항체-약물 접합체(ADC)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다. ADC는 항암제 개발 분야에서 암세포를 표적하는 항체(antibody)와 세포독성 물질 '페이로드(payload)'를 링커를 통해 연결하는 약물이다.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는 종양 세포 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기 때문에 각종 부작용을 일으킨다. 항암제로서의 효과는 좋지만 암세포 선택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한계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ADC는 페이로드를 특정 암세포에 전달해 보다 효율적으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작용 기전을 갖고 있다. 비유를 하자면, 세포독성 항암제는 융단 폭격을 하는 것이며 ADC는 전투기로 목표 지점까지 폭탄을 싣고 가 정밀 타격하는 방식이다. 암 치료에서 ADC가 떠오르는 배경이다.
주목할 점은 국내 신약 개발 전문가들도 ADC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2025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에서 앱티스 한태동 대표는 최신 ADC 트렌드와 개발 전략 및 앱티스의 핵심기술을 발표했다. 앱티스는 지난해 동아에스티의 자회사로 편입된 ADC 전문기업으로, 이번 발표에서는 약 200명의 국내 신약개발 전문가들이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팜뉴스 취재진은 한태동 대표를 만나 앱티스의 핵심 기술과 핵심 파이프라인, 그리고 향후 전략 등을 들어봤다.
한태동 대표는 경희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유기화학 석사 및 의약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IST)을 거쳐 2000년 유한양행 입사, 2016년부터 합성신약팀장을 맡았고 2020년에 동아에스티에서 연구본부 상무를 역임하며 신약개발과 개량신약 공정연구 파트를 담당했다.
현재는 2024년부터 항체-약물 접합체(ADC) 전문기업 앱티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 앱티스가 보유한 차세대 링커 플랫폼 '앱클릭(AbClick)'은 어떤 기술인가?
앱티스가 보유한 ADC 기술은 'Site-selective antibody conjugation(위치 선택적 항체 접합)' 기술로 항체 변형 없이 다양한 약물을 위치 선택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3세대 기술이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앱티스의 3세대 플랫폼은 IgG 자연 항체의 특정 위치(Fc Domain 라이신 248번 위치)에 선택적으로 약물을 도입할 수 있는 기술이다.
또한 이 기술이 적용된 ADC는 혈중에서 안정하고, 암세포에서만 선택적으로 약물(=페이로드)이 방출될 수 있게 설계돼 있다.
이러한 특성은 기존 ADC보다 낮은 MED(최저유효용량)와 높은 MTD(최대허용용량)를 보여 높은 치료계수(TI: Therapeutic Index)를 갖는 안전한 항암제 개발을 가능케 한다.
ADC의 독성과 약효 등 전반적인 특성을 결정짓는 요인인 페이로드가 '언제', '어디서' 항체로부터 떨어지는지가 매우 중요한데 이를 링커 기술로 제어하는 것이다.
또한, 3세대 링커 기술 중에서도 타 경쟁사 대비 ADC 생산성이 극대화된 기술이다. 일부 경쟁사들은 위치 선택적 링커 접합을 위해 효소를 사용하는데, 이는 제조원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으며, CMC(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의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
앱클릭은 펩타이드 affinity(근연 관계) 기반의 기술로서 제조공정이 2단계로 단순하고 안정적이다. 60% 이상의 높은 수율의 고순도 ADC 신약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며 실제로 앱티스는 글로벌 CDMO 업체에서 임상1상용 시료를 GMP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 앱클릭은 3세대 ADC 링커 기술로 알고 있는데, 기존 1세대 및 2세대 기술과는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ADC 링커 기술은 크게 기술 개발 시기에 따라, 1, 2, 3세대 기술로 분류되며 현재 FDA 승인 받은 ADC 신약의 경우 모두 약물-항체 비율(DAR, Drug Antibody Ratio)이 조절되지 않는 1세대 기술을 이용하여 개발됐다.
그러나 이들 신약의 경우 높은 시장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약물의 비선택적 분리, 링커의 불안정성, DAR(약물-항체 비율)의 불균일성 등으로 부작용 및 효능 저하와 CMC(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ADC 2세대, 3세대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1세대 링커 기술: 약물-항체 비율(DAR) 조절이 어려워 약물 생산 및 허가에 필요한 균일한 품질 관리가 어렵다(대표기업: 제넨텍, 시젠, 다이이찌산쿄 등).
또한 여러 가지 형태의 ADC 혼합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때때로 약물(=페이로드)이 혈장에서 분해되어 종양 세포 뿐 아니라 정상 세포를 공격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2세대 링커 기술: 항체의 특정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약물을 도입하기 위해 항체의 아미노산 서열에 일부를 변경하는 과정을 진행한 후 약물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항체에 돌연변이를 유도하는 과정은 추가됐으나 DAR 조절이 가능해 품질 관리가 용이하다(대표기업: 시젠, 레고켐, 알테오젠 등).
그러나 새로운 돌연변이 항체 개발을 위해 세포주 개발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므로 ADC 신약개발 기간과 비용이 증가될 수 있는 단점이 존재한다.
3세대 링커 기술: 항체에 돌연변이를 유도하는 과정 없이 DAR 조절과 결합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특화된 링커 기술이다. 품질 관리가 용이하며 기존 항체의 사용으로 경제성이 높은 편이다 (대표기업: 앱티스, 아지노모토 등).
또 다른 장점은 기존에 판매 중인 항체 또는 임상시험 중인 항체를 ADC 신약으로도 쉽게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좋은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 이번 '2025 하이원심포지아'에서 발표한 앱티스의 ADC 신약 파이프라인 'AT-211'은 위암·췌장암에서 클라우딘(Claudin)18.2를 타겟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얼마 전 국내에서 클라우딘 18.2 표적 치료제인 '빌로이(성분명 졸베툭시맙)'가 허가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앱티스의 'AT-211'은 현재 비임상단계에서 어떤 효과를 입증했으며, 앞으로 개발 전략은 무엇인가?
현재 앱티스의 파이프라인 중 가장 앞서 있는 AT-211은 1차 적응증인 위암 외 췌장암을 타깃으로 하는 신약이다. CLDN18.2 항체의 ADC 치료제로 비임상시험이 대부분 완료되었으며, 현재 국내 임상 1상시험 IND(Investigational New Drug: 임상시험 계획 승인 신청) 제출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에 IND 승인을 받으면 곧바로 임상 1상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며, 해외 유명 임상 CRO와 계약을 맺은 상태이다.
CLDN18.2 단백질은 위 점막 상피 세포에서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 조직은 본래 단단한 구조로 이뤄져 있어, CLDN18.2는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다. 그러나 종양화가 진행되면 배열된 조직이 분열되면서 CLDN18.2가 노출된다.
CLDN18.2는 위암 환자 중 약 77%에서 발현되고 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한 ADC를 활용한 위암 항암제가 AT-211이며 현재까지 CLDN18.2를 표적으로 하는 ADC 치료제는 전무한 상황이다.
현재 CLDN18.2 표적 치료제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의약품은 일본 아스텔라스의 '빌로이(성분명:졸베툭시맙)'이다. 빌로이는 임상 3상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에서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그러나 빌로이는 단클론항체 의약품으로 단일 약물로는 효과가 작기 때문에 화학 항암제와 병용투여를 해야 한다. 화학 항암제를 병용투여하기 때문에 오심, 구토 뿐만 아니라 Grade가 높은 부작용도 다수 발생할 수 있다.
CLDN18.2 표적 치료제 후발 개발기업들은 ADC 형태로 신약을 개발하는 배경이다. 빌로이 보다 더 항암 활성이 크고, 강한 항종양을 나타내는 형태의 ADC 항암제를 개발한다면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앱티스는 AT-211에 3세대 링커 기술인 앱클릭을 적용했기 때문에, 우수한 약리 활성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낮은 독성을 가진 ADC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
AT-211은 MMAE DAR2 ADC로서 주요 비임상시험에서 우수한 유효성, 안전성, 안정성 결과를 확보했다. 위암 종양 CDX 모델에서 MED는 단회 투여 시 1.5mk/kg, 2회 투여 시 1mg/kg로서 우수한 유효성을 입증했다.
혈장 안정성 측면에서도 빌로이보다 우수한 결과를 확보했다. 최근 GLP Monkey 독성시험도 완료하고, 최종 보고서 작업을 진행 중인데 독성 지표인 HNSTD가 경쟁사 대비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링커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neutropenia, peripheral neuropathy, anemia 등 혈액학적 독성이 AT-211 GLP monkey 독성시험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즉, AT-211 비임상시험 결과를 종합해 보면, 경쟁 약물 중에서 가장 높은 치료계수(Therapeutic Index)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따라 임상시험에서도 성공 확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앱티스는 AT-211 국내 임상 1상 이후 국내 및 해외 임상 2상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국 FDA의 Fast track designation(신속 심사 대상), 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혁신 의약품) 등의 지정을 통해 임상 2상 완료 후 조건부 시판 허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도출될 경우 주요 국가에서 시판 허가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
또한 앱티스는 독자 개발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License out)도 병행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AT-211 임상 개발을 가속화 할 수 있고, 글로벌 상업화 역량이 우수한 제약사를 발굴하면 기술이전도 추진하려 힌다. AT-211 개발과 상업화를 도와줄 수 있는 파트너와 논의가 잘 이루어지면 임상1상 단계에서도 기술 이전을 추진할 수 있다.
실제로 CLDN18.2의 ADC 경쟁 약물들은 대부분 1조 원 이상의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됐다. 앱티스 AT-211의 우수한 비임상 시험 결과, 높은 치료계수(Therapeutic Index), 그리고 낮은 생산원가 등을 고려할 때 대규모 기술이전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