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신년사로 엿본 제약사 수장들의 '경영 키워드' -上-
유한양행, 렉라자 성공 바탕으로 한 '글로벌 50대 제약사' 진입 동아쏘시오 R&D에 매진, 일동제약은 전사적 차원에서의 목표 달성 주문
[팜뉴스=김응민 기자] 2025년 새해가 밝아오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신년 메시지가 일제히 발표됐다. 늘 비슷한 말과 표현들만 반복되는 것 같지만, 신년사(新年辭)에 담겨 있는 중요성은 결코 작지 않다. 신년사에는 개인 및 조직이 나아갈 방향이 담겨 있고 앞으로의 비전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활용될 수 있는 까닭이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와 불안정한 정치 환경이라는 엄중한 상황 속에서 국내 제약업계 수장(守長)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팜뉴스가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신년사를 살펴봤다.
# 유한양행 "새로운 길을 열어 미래를 창조하자"…개신창래(開新創來) 강조
유한양행은 올해 핵심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를 내세우며 새로운 길을 열어 미래를 개척한다는 '개신창래(開新創來)' 정신을 강조했다.
회사의 핵심 덕목인 'Progress, Integrity' 정신을 바탕으로 변화를 통해 사물과 업무를 새롭게 바라보고 분석해 열정적으로 도전하며, 나아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 'Global Top 50 제약사'의 목표를 달성하자는 방침이다.
이러한 목표는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가 이뤄낸 위업(偉業)과 무관치 않다. 렉라자는 지난해 국산 항암제로는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획득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제약사 얀센이 주도했다는 이유를 들어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목소리도 있으나, 유한양행이 지난 2015년 제노스코로부터 초기 물질도입을 하고 중간 임상수행 및 얀센으로 라이선스 아웃까지의 과정을 거치며 쌓은 경험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렉라자라는 국산 신약이 글로벌 최대 제약바이오 시장인 미국에 진출함으로써 국내 제약바이오 위상을 높였고, 역사상 첫 1조원대 매출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유한양행 조욱제 사장은 "올해는 창립 100주년을 바로 앞두고 있는 해인만큼 중장기적 목표인 '글로벌 50대 제약사' 진입을 위해 투철한 책임감과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각 사업부별 수립된 목표를 달성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수익 구조 안정화와 함께 신약개발 등 핵심과제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과를 조기 창출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 R&D 역량에 사활 건 동아쏘시오그룹, 혁신과 도전의 DNA
동아쏘시오그룹은 그간 어려웠던 상황 속에서도 위기에 굴하지 않고 목표한 바를 이뤘던 '동아쏘시오그룹 DN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1980년대에 있었던 완제의약품과 원료의약품 수입 개방 조치, 자본 자유화와 물질특허제도 조기 도입 등 국내 제약산업의 위기와 다국적 제약사들과의 경쟁 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체계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연구개발(R&D) 중심의 조직 문화를 확립해 성장 호르몬, 1세대 바이오 의약품, 천연물 의약품 위염치료제 '스티렌',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신약을 출시했고 이를 통해 연구개발 중심의 제약사로서 미래 성장 동력을 구축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신약을 개발한 제약사'라는 타이틀을 가진 동아에스티는 바이오시밀러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으며 독자적인 기술로 면역항암제 'DA-4505' 임상 1상을 진행 중에 있다.
또한 동아에스티의 자회사인 메타비아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 'DA-1726'과 비알콜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 'DA-1241'을 개발하고 있으며 또다른 자회사인 ADC 전문기업 앱티스는 3세대 ADC 링커 기술 앱클릭 링커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모달리티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 김민형 대표이사는 "오늘날의 국제 정세와 경제 위기는 한 치 앞도 예상하기 힘든 국면으로 우리가 세운 목표 달성에 큰 장벽으로 느껴져 수많은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우리 그룹이 쌓아온 유구한 역사 속에는 위기에 굴하지 않고 목표한 바를 이뤘던 DNA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푸른 뱀의 해를 맞이해 모든 임직원이 지혜와 유연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불확실한 미래를 슬기롭게 헤쳐 나간다면, 우리가 세운 그룹의 목표에 더욱 가까이 도달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일동제약그룹 ID 4.0, 목표 실적은 전사적 차원에서 '반드시 달성'
최근 몇 년간 체질 개선을 위해 R&D 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일동제약그룹은 올해 경영 목표를 '선택과 집중'으로 정했다.
2025년 경영 지표를 ID 4.0, 경쟁 우위 성과 창출로 설정하고, 경영 방침은 ▲매출 및 수익 성과 창출 ▲신성장 동력 확보와 지속 가능 사업 체계 구축 2가지로 내세웠다.
지난 2023년 말에 R&D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를 물적분할해 경영 효율화를 꾀한 일동제약그룹은 작년에 다진 체력과 역량을 토대로 사업적 측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 내는 한편, 미래 먹거리 확보와 신시장 개척, 생산성 개선을 '선순환 체계' 구축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강조한 점은 '목표 달성'에 대한 부분이었다.
의약품 부문을 비롯한 주력 사업 분야에서 매출과 수익성 등 사전에 계획한 목표치를 '반드시' 달성해내고, 중장기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한 R&D와 라이선스 아웃, 투자 유치에도 힘쓴다는 전략이다.
일동홀딩스 대표이사 박대창 부회장은 "목표 달성은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 등 특정 사업 부문에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회사의 각 부서와 구성원 모두에게 부여되는 임무이자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는 흑자 전환을 이뤄냈으며, R&D 분야에서 P-CAB 신약 후보물질 라이선스 아웃에 성공하는 등 저력을 발휘했다"라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반드시 성과를 이끌어 내고 2025년을 ‘이기는’ 한 해로 만들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