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2024] "타그리소, 엔허투, 젬퍼리, 키트루다, 오크레부스, 프롤리아"...절실한 '희망'이 되다
표적·면역항암제부터 골다공증, 건선까지 치료 접근성 확대
[팜뉴스=김민건 기자] 올해는 비소세포폐암을 비롯해 HER2 양성 유방암, 자궁내막암, 전이성 위암, 골다공증, 다발성 경화증, 판상 건선까지 미충족 수요가 컸던 영역에서 적응증과 급여 확대가 이뤄졌다. 반대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도 했다. 대상포진 백신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팜뉴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을 맞아 제약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타그리소, 엔허투, 젬퍼리, 소틱투, 프롤리아, 오크레부스, 조스타박스 등 품목의 허가부터 급여, 철수까지 다시 한번 되돌아봤다.
▶"5년 만에" 국내 EGFR변이 1차 급여 이룬 타그리소
타그리소(오시머티닙)은 지난 2018년 12월 EGFR 엑손19 결손 또는 엑손21(L858R) 치환 변이 환자 1차 치료제로 허가됐다. 올해 국내 허가 5년 만인 올해 1월 2일 1차 치료 급여 확대를 이룰 수 있었다.
타그리소는 출시 이후 전 세계 약 70만명 이상에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사용하며, 66개국에서 1차 치료 급여를 적용했지만 국내에서만 1차 치료 접근성이 떨어졌었다. 그러나 이날 이후부터는 달라졌다. 비급여로 인해 약값으로만 600만 원 이상을 써야 했지만 1차 치료 급여 적용으로 환자들은 5%인 30만 원만 부담하도록 바꼈다.
타그리소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중 가장 많은 적응을 가지고 있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와 2차 치료(EGFR T790M), 이 외에 초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완전 종양 절제술 이후 적응증도 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NCCN)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타그리소를 가장 높은 권고 등급인 Category 1에서도 선호요법(preferred)으로 권고한다.
타그리소가 EGFR 변이 비소세포페암 1차 치료가 될 수 있었던 근거 연구는 FLAURA 3상이다. 이 연구에서 타그리소 투약군은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38.6개월로 20% 가량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타그리소 적응증 확대는 진행 중이다. 이달 6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절제 불가능한 3기 EGFR 변이(Ex19del, L858R 치환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적응증도 확보했다. 이를 통해 EGFR 엑손19 결손 또는 엑손21(L858R) 치환 변이가 있고 백금기반 항암화학-방사선요법(CRT) 치료 중에, 또는 치료 이후 질병이 진행하지 않은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3기)에 타그리소 단독요법이 가능해졌다.
▶전이성 위암 면역항암제 경쟁 격화
올해 전이성 위암 영역에서는 면역항암제 활약이 돋보였다. 전이성 위암은 10년 넘도록 한국로슈 HER2 표적치료제 허셉틴(트라스트주맙)을 1차 치료제로 사용해왔다. 2021년 옵디보가 HER2음성 허가를 받으며 상황이 바뀌었고, 이후 3년 만인 2021년 한국MSD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수술 불가한 국소 진행성, 전이성 HER2 양성 위암 1차 치료에서 플루오로피리미딘과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병용 적응증을 확보했다.
키트루다는 올해 3월 전이성 HER2 음성 위암 1차 치료까지 적응증을 확대했다. 미충족 수요가 높은 HER2 양성, 음성 전이성 위암 모두 사용 가능한 면역항암제가 등장한 것이다. 위암은 국내 발현 암종 중 사망률이 4번째로 높다. 초기 진단 시 5년 생존율은 97.4%로 매우 높지만 수술 불가한 원격 전이 환자에서는 6.6%로 급격히 떨어진다. 국내 암종 사망률 1위인 폐암(11.5%)보다 낮은 수치다.
HER2 양성 위암은 전체 위암 환자 10~20%에서 나타나지만 10년 이상 표준치료요법은 표적치료제와 항암화학요법 병용이었다. 2010년 허셉틴+항암화학요법이 기록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18개월을 기 넘어서는 치료제가 없었다. PD-L1 발현 양성(CPS ≥1)인 환자는 키트루다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키트루다 HER2 양성 위암 허가 근거인 KEYNOTE-811 연구에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0.8개월(8.5~12.5개월)로 허셉틴 병용군 7.2개월(6.8~8.4개월)을 넘어섰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HR 0.70)나 줄였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지만 허셉틴 병용군 15.6개월(13.5~18.6) 대비 키트루다 병용군에서 20.5개월(18.2~24.3개월)을 보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키트루다 병용군에서 객관적반응률(ORR)은 72.6%로 매우 높았고 완전관해(CR)도 14%나 됐다. 허셉틴 병용군은 59.8%였다.
HER2 음성 위암 1차 치료에서도 키트루다는 KEYNOTE-859 연구를 근거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은 추적관찰기간 중앙값 31개월 시점에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 12.9개월(11.9~14개월)을 기록,사망 위험을 22%(HR 0.78) 감소 시켰다. 대조군인 항암화학요법 단독군은 11.5개월(10.6~12.1개월)이었다.
오노약품·BMS 옵디보(니볼루맙)도 지난 2021년 6월 국내 허가 이후 전체생존기간 13개월을 기록했다. 옵디보 이전 표준치료는 아날로그(S-FU analogue)와 백금기반(Platinum) 항암화학요법 병용이었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최대 11개월에 불과했다.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HER2 음성 전이성 위암까지 적응증을 확보하며 더욱 많은 환자에게 처방 옵션을 제공하게 됐다.
▶HER2 유방암 표준치료가 된 엔허투
많은 유방암 환자와 의료진이 기다려왔던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도 올해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4월부터 상한액 143만 원(1바이알)에 건보 급여 등재되며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2차 이상) 표준치료가 됐다. 이 외에도 위암(3차 이상)에서도 급여가 인정됐다.
해외에서는 급여로 사용해왔지만 국내에서는 비급여였던 터라 많은 유방암 환자들이 엔허투 급여만 기다려왔었다. 1인당 연간 투약비가 약 8000만 원에 달해 치료 부담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여 적용으로 환자들은 약 34만 원의 비용으로 생존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엔허투 이전에 표준치료로 사용했던 케싸일라(트라스투주맙 엠탄신, T-DM1)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6.8개월이었다. 엔허투는 케싸일라를 대조군으로 한 DESTINY-Breast 03(3상)을 통해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 22개월로 기간을 4배 연장했다. 전체생존기간(OS)에서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40% 감소시켰다.
암세포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HER2 변이는 조기 유방암 단계인 1~3기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조기 유방암 환자의 20%가 HER2 양성이며 10~15%가 재발을 겪는다. 엔허투가 2차 치료 급여 적용을 받은 것은 많은 환자들의 생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특히 엔허투는 급여 적정성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ICER(Incremental Cost-Effective Ratio, 점증적 비용-효과비) 임계값 탄력 적용이 이뤄졌다. 혁신신약 가치를 인정해 최대 5000만원, 일반 약제는 3000만원 수준에서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ICER 임계값을 초과해 적용, 비용-효과성을 인정받았다. 국내 급여 등재를 원하는 후발 주자들에게도 혁신신약이 어떻게 하면 비용효과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 사례가 됐다.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TNBC) 적응증 급여 등재를 놓고 난항 중인 길리어드사이언 코리아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테칸)가 후속 사례가 될지 과정을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첫 TYK2억제제 소틱투, 허가 8개월 만에 급여 등재
올해 4월 한국BMS제약 소틱투(듀크라바시티닙)가 급여 등재됐다. 성인 중등도-중증 판상 건선에서 승인된 첫 TYK2억제제로 허가 8개월 만에 건강보험 급여까지 적용된 것이다.
소틱투가 매우 빠르게 급여 처방 시장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성인 중등도-중증 판상 건선에서 최초로 승인된 TYK2 억제제'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 신약' 장점이 있어서다. 생물학적제제 이외에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소틱투는 건선을 일으키는 핵심 발병 원인인 IL-23(인터루킨-23) 신호를 전달하는 TYK2만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알로스테릭'한 기전이 유명하다. 기존 중증도-중증 건선 치료에 사용해왔던 생물학적제제도 IL-23이나 IL-17 신호전달을 표적했지만, 소틱투는 IL-23 신호 전달을 받은 세포만 특이적으로 억제한다는 차이가 있다. 문제 부위만 쪽집게처럼 억제하는 셈이다.
건선 환자 90%가 판상 건선이며 신체 면역 이상에 의해 10~20년간 만성적으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한다. 경증 환자는 바르는 약이나 경구제로 관리할 수 있지만 중등도-중증 환자는 광선 또는 경구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이나 메토트렉세이트) 같은 전신 치료가 필수적이다.
문제는 생물학적제제를 최선의 치료법으로 여겨지지만 경구 면역억제제 치료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라는 문제가 있다. 여기에 광선 또는 면역억제제 전신 치료 이후에는 생물학적제제를 쓸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사용할 치료제가 없다.
새로운 대안을 가져온 것이 소틱투다. 소틱투는 광선 또는 전신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등도-중증 성인 판상 건선 환자 1686명을 대상으로 한 3상 연구 POETYK PSO-1(666명)과 POETYK PSO-2(1020명) 결과를 근거로 생물학적제제의 대안을 제시했다.
▶15년간 주름잡은 대상포진백신 조스타박스 퇴장
올해 5월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MSD는 지난 15년간 국내 대상포진 백신을 주도했던 조스타박스 철수를 결정했다. 당시 한국MSD는 "2017년 조스타박스를 대체할 수 있는 대상포진 백신 도입 이후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면서 "자발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제조와 공급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했다. 조스타박스를 대체할 수 있는 GSK 싱그릭스가 개발돼 공급되면서 자발적으로 공급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대상포진은 영·유아기에 걸린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VZV)가 원인이다. 이 바이러스가 처음 신체에서 활동하면 수두 형태로 감염된다. 그 이후 신경절에 잠복하면서 노화나 면역억제 치료 등 면역저하 상태가 되면서 신경대를 따라 띠 모양의 발진과 수포들이 재활성화한다.
대상포진이 위험한 이유는 연령이 높을수록 흔히 발생하며 피부 병변이 없어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 반면 현재까지 최적화된 치료법이 없어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post-herpetic neuralgia, PHN)은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수년 간 지속된다. 이 외에도 배뇨장애, 위장 질환, 안구 질환, 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최선의 치료가 예방 접종이다.
독성을 제거한 바이러스 또는 세균으로 만든 생백신(live attenuated vaccine) 조스타박스 대상포진 백신의 대명사가 됐다. 지난 2006년 글로벌 시장에 등장해 2012년 국내 허가를 받았다. 2013년 7월 한국에서도 출시되며 글로벌 대상포진 백신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오랜 기간 다양한 국가에서 대상포진 감소 목적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사백신(Inactivated Vaccine)인 싱그릭스가 등장했다. 조스타박스 예방 효과는 60~69세 환자에서 64%, 70~79세는 41% 수준이었지만 싱그릭스는 50세 이상 성인에서 97.2%의 예방 효과를 가졌다. 만 70세 이상 성인에서 89.8%, 만 70~79세는 90.9%, 만 80세 이상 89.1%였다. 싱그릭스 예방 효과는 10년 시점에서도 70%를 유지했다. 50세에 접종해도 대상포진 발병이 많은 60~70세에도 접종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생백신은 고령, 기저질환자, 암 등 중증 면역저하자는 접종이 어렵다. 2018년 미국 ACIP(미국예방접종자문위원회)는 생백신 접종을 권고에서 제외하며 조스타박스가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2020년 11월부터 미국에서는 생백신을 사용하지 않으며, 50세 이상 성인에게 싱그릭스 같은 재조합 사백신 2회 접종을 권하고 있다.
한국도 2023년 대한감염학회가 대상포진 백신 접종 시 예방 효과 지속 기간을 고려해 생백신 보다 사백신을 우선 권고한다고 지침을 변경했다. 기존 가이드라인은 질병 부담이 높고 효과가 좋은 연령대인 60~70세를 접종 대상으로 보고 '50세~59세 성인은 의료진과 상의해서 백신 접종을 결정한다'는 문구가 있었지만 삭제했다.
▶골다공증 급여 확대, 10년 이상 임상 데이터 확보한 기회 잡은 프롤리아
올해 5월 1일부터 골다공즈 급여 기준이 확대됐다. 골다공증은 '보이지 않는 암'으로 불린다. 골다공증은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 현행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급여 기간을 확대하면서 골다공증 치료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
골밀도는 뼈 강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뼈가 단단하다. 일반적으로 골밀도 수치가 -2.5 이하면 골다공증, -1.0에서 -2.5까지는 골감소증이다. 골다공증은 2~3년 치료를 받아도 치료제를 중단하면 골밀도 수치가 급격히 떨어져 고관절 골절 등이 생긴다. 고관절 골절 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20%나 된다. 신체를 움직이기 힘든 고관절 골절 특성상 욕창이나 폐렴, 요로감염, 하지정맥혈전(다리 혈관이 막히는 질환), 폐색전증 등이 발생해서다.
보건복지부는 약제 급여 기준 일부 개정을 고시해 골다공증 약물 치료 후 골밀도가 -2.5 초과한 환자에서 -2.0까지 최대 2년간 골흡수억제제 등을 급여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기존에는 골밀도 수치가 -2.5를 초과해 개선될 경우 더 이상 골흡수억제제 등 치료제 급여 처방이 불가했다. 개정 고시에 따라 중심골(요추, 대퇴 제외) 이중 에너지 방사선 흡수 계측(DXA)을 이용해 골밀도를 측정한 결과, -2.5 이하에서 사용한 환자가 추적 검사에서 -2.5를 초과해도 최대 2년까지 추가 급여 처방이 가능하다.
골밀도 수치가 -2.5를 초과해도 -2.0까지 최대 2년간 연속 투여(4회)에도 급여 처방을 할 수 있게 된 것인데 이러한 변화는 FREEDOM, FREEDOM Extension 연구를 통해 최장 10년에 달하는 장기 임상 데이터를 가진 암젠 프롤리아(데노수맙) 치료 혜택을 환자들이 볼 수 있게 됐다. 국내외 의료진은 "프롤리아는 10년 이상 써도 큰 부작용 없이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다"고 평가한다.
프롤리아는 뼈를 파괴하는 표지자인 'RANKL'을 표적하며 골다공증 치료 패러다임을 바꿨다. 노화에 따라 골밀도가 계속 감소하는 골다공증 특성상 당뇨병, 고혈압과 같이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장기 투여에 특화된 치료제가 프롤리아다.
프롤리아는 약 7800명의 60세 이상 폐경 후 골다공증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표 임상 'FREEDOM(2004년 8월 1일~ 2008년 6월 17일)'이 있다. 연구 3년 치료 시점에 척추, 고관절, 비척추 등 주요 골절 부위의 위험이 위약군 대비 각각 68%, 40%, 20% 감소했다. 이후 7년을 더 연장한한 'FREEDOM Extension(2007년 8월 7일~2015년 7월 19일)'에서도 프롤리아 골밀도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프롤리아 치료 후 10년 시점까지 척추 또는 고관절 골밀도는 각각 21.7%, 9.2%까지 지속 증가했다. 고관절 T-스코어 점수가 -2.5를 초과한 환자는 78%였고 -2.0을 초과한 환자는 약 26%였다. 10년간 프롤리아를 투약한 결과 앞서 FREEDOM에서 확인한 신규 골절 발생 감소와 낮은 이상반응률을 유지했다.
미국 임상내분비학회, 미국 골다공증재단, 호주 골다공증학회는 임상에서 보인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고려해 골다공증 1차 치료에 프롤리아를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9년 1차 치료제로 사용이 확대됐다. 6개월 마다 투약하는 프롤리아는 골다공증 핵심 치료전략인 '장기‧지속 치료 현실화'를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매출 10위권, 다발성경화증에 새로운 장을 연 오크레부스
올해 5월 13일 글로벌 의약품 시장 전체 매출 10위권에 드는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오크렐리주맙)가 국내 허가됐다. 중추신경계 여기저기에 상처(병소)가 생기는 다발성경화증은 신체 다양한 곳에서 발병함과 동시에 질환이 악화하며 신경을 손상시킨다. 질병 악화와 완화, 재발을 반복하는 사이 신체에서 발생한 면역세포들은 뇌의 각 부위에 신호를 전달하는 수초에 염증을 일으킨다. 이때 염증이 소실되면 수초의 신호전달 기능이 회복됐다가 악화를 반복한다. 악화와 완화를 반복하면 결국 수초의 손실이 지속돼 신경세포가 영구적인 장애를 겪는다.
치료의 어려움으로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은 재발 방지에 억제력까지 요구됐다. 이러한 조건을 갖춘 것이 오크레부스다. 다발성경화증 치료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발성경화증에서 수초를 공격하는 면역세포는 CD20 발현 B세포로, 오크레부스는 CD20 항체를 표적하는 재조합 인간화 단클론 항체다. 염증과 신경 퇴행 및 뇌 위축을 억제한다.
국내 의료진은 오크레스가 다발성경화증 치료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오크레부스가 가진 3개의 글로벌 임상 연구가 기대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현재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에 허가 받은 치료제는 오크레부스가 유일하다. 국내 적응증은 ▲성인 재발형 다발성경화증(Relapsing Forms of Multiple Sclerosis, RMS) 치료 ▲성인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Primary Progressive Multiple Sclerosis, PPMS) 적응증을 모두 허가 받았으며, 임상적 독립증후군(CIS, Clinically Isolated Syndrome), 재발 완화형 다발성경화증(Relapse-Remitting Multiple Sclerosis, RRMS) 또는 활성 이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Secondary Progressive Multiple Sclerosis, SPMS)까지 확보했다.
다발성경화증에서 가장 흔한 유형이 증상 재발과 회복을 반복하는 재발 완화형 다발성경화증(RRMS)으로 85%를 차지한다. RRMS 환자 대부분 이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SPMS)을 겪는다. 뚜렷한 재발이나 호전 양상 없이 질환이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1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PPMS)도 전체 환자에서 15%나 된다.
▶자궁내막암 치료 전략 재편한 젬퍼리
"자궁내막암에도 면역항암 1차 치료 시대가 열린다." GSK PD-1 면역항암제 젬퍼리(도스탈리맙)는 카보플라틴과 파클리탁셀 항암화학요법과 함께 사용하며 기존 치료 한계를 넘어 새롭게 재편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젬퍼리는 올해 10월 7일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중증(암)질환심의위회(이하 암질심)에서 재발성∙진행성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MSI-H)/불일치 복구결함(dMMR) 자궁내막암 1차 치료로 급여 기준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1차 치료부터 젬퍼리, 카보플라틴, 파클리탁셀 면역항암요법 병합 치료에 급여화가 가까워졌다.
젬퍼리는 매우 빠른 허가·급여 과정을 밟아왔다. 지난 2022년 12월 자궁내막암 2차 치료 적응증을 받은 젬퍼리는 이듬해 2023년 6월, 허가 6개월 만에 2차 치료 급여 기준 설정까지 성공했다. 그리고 다시 6개월 뒤인 12월 건보 급여 등재를 이뤘다. 진행성, 전이성 자궁내막암 2차 치료에서 젬퍼리 단독요법(고식적요법) 치료비 부담을 연간 200만 원까지 줄일 수 있었다.
이듬해 2024년 1월에는 1차 치료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며 기세를 이어가 자궁내막암 1차에 허가된 첫 면역항암제이면서 1·2차 치료 모두 사용 가능한 첫 번째 면역항암제가 됐다. 자궁내막암 치료 전략을 젬퍼리 중심으로 재편한 것이다.
빠른 적응증 확대와 급여 등재 배경에는 확실한 생존 개선 혜택이 있다. 그간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1차 표준치료로 사용했지만 효과가 제한됐다. 재발 또는 진행을 겪는 자궁내막암 환자가 적지 않았다. 평균 전체생존기간도 3년 미만이었다.
항암화학요법에 젬퍼리를 병용하면 상황이 달라졌다. 자궁내막암 1차 치료 중간 분석에서 백금기반 화학요법(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과 젬퍼리를 병용할 경우 MSI-H/dMMR 환자에서 무진행 생존율이 61.4%(추적관찰 중앙값 24개월 시점)나 확인됐다. 위약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과 질병 진행 위험을 72%나 줄였다. MSI-H/dMMR 환자군이 2년간 60% 이상 생존했다. 3년 이상 장기 추적 관찰에서는 사망 위험을 68%나 줄일 수 있었다.
올해 12월 9일에는 불일치 복구 결함(dMMR)/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MSI-H) 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1차 치료에서 백금기반 화학요법과 병용하는 적응증까지 확대했다. 이 적응증도 글로벌 3상인 RUBY 연구가 강력한 근거가 됐다.
연구는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 494명이 참여해 젬퍼리와 백금기반 화학요법(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군과 대조군에 위약, 백금기반 화학요법 병용을 비교 평가했다. 추적 관찰 기간 중앙값 37개월 시점에 젬퍼리 병용요법군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44.6개월로 대조군(28.2개월)보다 16.4개월 더 길었다. 사망 위험을 31%나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