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인포‘자회사’] ④‘코스메카코리아 자회사’ 잉글우드랩, 투자 매력 ‘글쎄’

들쑥날쑥 주가 탓 지분 가치 변동 심화…어닝쇼크 거듭

2024-12-16     팜뉴스·인포스탁데일리 공동취재팀
<편집자주>-K팝, K푸드에 이어 K바이오·K제약도 뜨고 있다. 미국와 유럽의 ‘글로벌 빅파마’들에게 가려져 있지만, 국내 바이오 제약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면서 서서히 위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정상의 주식 전문 매체인 ‘인포스탁데일리’와 권위 있는 제약·바이오 전문지인 ‘팜뉴스’가 공동 기획 취재를 통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의 주가, 재무, 업황, 기술 경쟁력, 미래 리스크등을 점검하는 '팜X인포'기획을 준비했다. 이를 통해 향후 K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팜뉴스=김태일 기자] 코스메카코리아가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자회사인 잉글우드랩의 투자 유치 이력에 이목이 쏠린다. IPO·M&A 등 굵직한 이벤트를 거치는 동안 주주 또한 적잖은 변화를 거쳤다. 지분 가치에 우호적 이슈가 존재했지만 투자 성과는 크지 않은 걸로 파악된다. 극심한 주가 변동성에도 주가가 제자리 걸음하는 모습을 보인 결과다.

잉글우드랩의 최근 주가는 6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올 6월 2만8000원대까지 치솟던 주가는 최근 급격하게 꺾인 기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올 3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잉글우드랩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11여억원, 41여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4%, 55.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3.2%나 줄었다.

실적 부진은 기존 고객사의 주문이 턴키(turnkey)에서 논턴키(non-turnkey) 방식으로 전환된 데다 부자재의 수급 지연에 따른 여파로 해석됐다. 올 2분기 영업이익 또한 전년 동기 대비 30.8% 감소하는 등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잉글우드랩을 포함한 화장품 기업들의 반등이 예상됐음에도 어닝쇼크가 속출하면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상태”라며 “시너지를 내다보고 잉글우드랩에 투자한 기업의 성과도 미미한 상태”라고 말했다.

올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잉글우드랩의 5% 주주는 △최대주주인 코스메카코리아 △니혼콜마홀딩스(Nihon Kolmar Holdings Co., Ltd) 등 두 곳이다. 코스메카코리아는 2018년 기존 최대주주로부터 잉글우드랩 지분 689만6831주를 약 577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주당 매입가격은 8375원이다.

니혼콜마홀딩스의 투자는 코스메카코리아의 경영권 인수 2년 전인 2016년 있었다. 니혼콜마홀딩스는 243억원을 들여 잉글우드랩 지분 200만주를 매입했다. 주당 거래가격은 1만2150원이다. 이는 잉글우드랩 IPO 불과 한 달 뒤에 일어났다. 2016년 10월 코스닥에 입성한 잉글우드랩의 공모가가 6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공모가의 두 배가 넘는 가격에 지분을 매입한 셈이다. 그리고 지분 인수 8년이 지난 최근 주가는 공모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IPO 한 달 뒤 유상증자가 일어난 대목이 눈에 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공모가의 두 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굳이 투자에 참여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아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IPO를 앞두고 주주 변동이 제한되기 때문에 IPO 후 유상증자가 이루어진 걸로 읽힌다”면서 “니혼콜마홀딩스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급하게 투자가 이루어진 감이 없지 않아 있다”고 덧붙였다.

IPO 전 투자 이력도 눈길을 끈다. 기존 2대 주주인 아이오케이(현 엔에스이엔엠)가 IPO 1년여 전인 2015년 투자한 건이다. 아이오케이는 2015년 8월 216억원을 투입해 잉글우드랩 지분 311만3161주를 취득한 걸로 알려졌다. 주당 약 6900원 수준에서 투자가 진행된 셈이다. 이 건은 두 회사 사이의 지분 맞교환 식으로 이루어진 걸로 전해졌다. 아이오케이가 잉글우드랩 신주를 취득하고, 잉글우드랩도 아이오케이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식이다.

아이오케이의 엑시트(exit)는 투자 시점으로부터 1년의 보호예수가 마친 뒤 본격화됐다. 아이오케이의 지분 처분은 2017·2018년 중점적으로 진행됐다. 아이오케이가 공시한 ‘주식 등의 대량 보규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아이오케이의 지분 처분은 27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이 가운데 7000원대 지분 처분은 두 차례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투자 단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7048원과 7019원에 매매됐다. 7000원대 매매한 물량은 아이오케이 보유분의 8.4% 수준이다. 보유한 지분의 대부분은 6500원을 밑도는 가격에서 처분했다. 투자한 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선에서 엑시트를 한 셈이다.

보호예수가 풀린 시점에서 주가가 투자 단가 수준에 그치자 보유 기간을 늘린 걸로 보인다. 하지만 주가의 하락 추이가 지속됨에 따라 차츰 물량을 처분한 전략으로 읽힌다. 주가가 2020년 2000원대로 떨어진 점에 비춰봤을 때, 최악의 수는 피했지만 투자 때 기대한 차익 실현은 거두지 못했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케이가 잉글우드랩의 IPO로 막대한 차익 실현이 기대된다는 식으로 IR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며 “하지만 IPO 뒤 잉글우드랩 주가가 계속 빠지면서 아이오케이가 시장에 공언한 성과는 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팜뉴스·인포스탁데일리 공동취재팀] 취재팀장=김태일 국장(팜뉴스) 팀원=임재문 부장(인포스탁데일리), 김응민 기자(팜뉴스), 윤서연 기자(인포스탁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