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독주 프리베나, 20가로 이어간다..."소아청소년·성인 50% 예방 범위 들어가"
화이자, 내년 가장 빠른 시기 출시 목표 박수은 교수 "국내 소아 건강 더 개선할 것"
[팜뉴스=김민건 기자] 한국화이자가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전환점을 만든다는 포부다. 2010년 국내 허가된 프리베나13 이후 20가 혈청형을 가진 '프리베나20'을 선보인다. 내년 가장 빠른 시기 새로운 백신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19일 한국화이자제약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프리베나20 허가 간담회를 열고 내년 가장 빠른 시기에 출시할 계획이며 당분간 프리베나13과 함께 공급한다고 밝혔다.
프리베나13은 국내 15년 연속 폐렴구균 시장 1위를 차지한 제품으로 의료진과 환자에게 선택받고 있다. 이후 14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제품이 프리베나20이다. 프리베나13은 전세계에서 접종되며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제품으로 프리베나20은 13가 백신 플랫폼과 데이터 기반으로 개발됐다.
프리베나13 혈청형은 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다. 여기에 8, 10A, 11A, 12F, 15B, 22F, 33F 혈청형 7개를 추가하면서 가장 넓은 혈청형 범위를 가지고 있다. MSD가 프리베나 대항마로 개발한 폐렴구균백신 박스뉴반스는 15가 혈청형을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해 프리베나13 혈청형에 22F, 33F를 추가했다. MSD는 박스뉴반스가 혈청형 수를 늘리면서도 동일한 면역원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프리베나13가와 박스뉴반스15가 백신이 시장에 맞붙은 상황에서 화이자가 프리베나20가 백신을 새로 선보였다. 화이자는 프리베나13으로 확보한 시장 점유율을 20가에서도 이어가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프리베나20 접종 대상은 영아와 어린이, 청소년(생후 6주에서 18세 미만)과 성인(18세 이상)으로 나뉜다. 영아와 어린이, 청소년은 폐렴구균으로 인한 침습성질환, 폐렴, 급성 중이염 예방 적응증으로 접종 가능하며, 성인은 폐렴구균으로 인한 침습성질환과 폐렴 예방 목적으로 맞을 수 있다.
화이자가 새로 20가 혈청형을 가진 백신을 선보인 이유는 기존 13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없는 혈청형으로 발생하는 질환에서 미충족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2020년 국내 소아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 사례를 분석한 결과 89.5%(51균주)가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베나20은 기존 백신으로 막기 어려웠던 혈청형을 포함해 소아와 성인에서 질환 예방 가능성을 확대했다. 프리베나20에 포함된 혈청형 10A는 2014~2019년 국내 소아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감시 연구에서 확인한 168건 중 가장 빈번한 혈청형으로 나타났다.
박수은 대한소아감염학회 회장(양산부산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간담회에서 "2014년 1월~2019년 12월에 진행한 국내 소아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감시 연구에 따르면 168사례에서 빈번하게 분리된 혈청형에 10A(23.8%, 40례)가 포함됐다"며 "10A로 분리된 균주 95%가 ST11189 유전자형이었고 다제내성균(MDR)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2018~2021년 7월 사이 국내 소아청소년에서 침습성 폐렴구균으로 발생한 질환 형청형 67균 중 가장 빈번한 것도 10A(20건), 15B(6례)였다. 모두 프리베나20에 포함된 혈청형이다.
박수은 교수는 "동일 기간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서 수집한 혈청형 116균주를 분석한 결과도 프리베나20에 포함된 혈청형이 62례(53%)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즉, 프리베나20을 접종할 경우 해당 기간 국내에서 발생한 소아청소년과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혈청형 중 50% 정도가 예방 범위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프리베나20은 13가 대비 혈청형이 7개 더 있지만, 소아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서 최대 40% 정도 예방 범위를 높이고 급성 중이염은 20%, 성인에서 20% 정도 추가적인 예방 혜택을 줄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프리베나20이 국내 본격적으로 출시된 이후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까. 이 질문에 박 교수는 "아직도 폐렴구균으로 인한 침습성 질환, 급성 중이염, 폐렴 예방은 중요하다"며 "좀더 예방 범위가 넓은 백신을 도입하면 질환 빈도가 더 감소할 수 있는 이론적 이점이 있으며 이를 통해 소아 건강을 더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아직 국내에서 프리베나20 효능, 효과를 확인하지 못 했기 때문에 실제로 들어와서 접종을 통해 폐렴구균 발생이 감소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감시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며 "이 부분은 차후 국가예방접종에서 사용할 때 선택한 백신이 옳았다는 것을 말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프리베나20은 임상 연구를 통해 건강한 영아 대상으로 진행한 4회 접종(기본 3회+부스터 1회)에서 프리베나13 대비 면역원성과 양호한 내약성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