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쏘아올린 작은 공, 빅파마와 경쟁에 자신감 심어줬다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온베브지 안착...국내외 바이오시밀러 공략 나선 K바이오에 충분한 의미부여 빅파마와의 바이오시밀러 경쟁, 전략에 따라 승패 엇갈려
[팜뉴스=김태일 기자]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뚜렷한 실적 올린 기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의미 있는 변화를 끌어냈다. 비록 국내시장에서의 결과이지만 글로벌 빅파마와의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
한국로슈 아바스틴(베바시주맙)의 바이오시밀러인 삼바에피스 온베브지가 화이자의 자이라베브를 누르고 국내시장에 안착한 것이다.
아바스틴은 암세포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VEGF)를 막는 기전으로 국내 전체 매출 규모만 약 1200억원이다.
아바스틴 특허 만료 후 삼바에피스는 2021년 3월 ‘온베브지’ 허가를 받아 9월 급여 출시까지 신속하게 진행했다. 같은 해 5월 화이자 ‘자이라베브’도 허가를 획득했다. 자이라베브의 급여가 늦어지는 사이 온베브지는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업계에 따르면 2023년 아바스틴 매출은 700억원대, 온베브지는 400억원대를 기록했다. 1200억원 규모의 국내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이후 화이자의 자진 허가 취소 소식이 들렸다. 온베브지의 자리를 뺏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마케팅 전략에 따라 얼마든지 글로벌 빅파마의 경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삼바에피스는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매출 초과 달성하며 창사 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3분기 누적 1조 140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연간 매출 1조 203억원을 3분기만에 초과 달성해 연간 최대 실적을 조기 경신한 것이다.
최근 해외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특허 만료를 앞둔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국내 기업들도 허셉틴, 아일리아, 스텔라라 등 특허 만료를 앞둔 블록버스터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 중이며, 일부는 이미 미국, 유럽 등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미비하나 삼바에피스의 국내시장 안착이 성공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바이오시밀러 해외 시장 공략은 이제 시작됐다. 삼바에피스, 셀트리온 외에도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허셉틴(Herceptin) 바이오시밀러 ‘투즈뉴’가 유럽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동아에스티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도 미국 FDA의 품목허가에 이어 CHMP 품목허가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아일리아까지 포함하면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들은 더욱 늘어난다. 삼바에피스, 셀트리온 외에도 삼천당제약, 알테오젠, 로피바이오 등이 개발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K 바이오기업들에 이번 삼바에피스의 안착이 국내외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불어 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