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 유럽서 부인암 영향 확대...면역항암제로 30번째 적응증 확보

자궁내막암·자궁경부암 조기·진행성 치료 혜택 미국FDA, 한국 식약처 이어 유럽서도 허가 추가

2024-11-05     김민건 기자
MSD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팜뉴스=김민건 기자]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유럽에서 부인암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여성이 가장 흔히 진단받는 부인암 중 자궁내막암과 자궁경부암이 있다. 키트루다는 조기 치료부터 전이성까지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요법 병용을 확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해당 적응증이 허가 돼 있지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본격적인 처방까지는 갈 길이 멀다.

4일 MSD(Merck & Co, 미국 머크)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유럽에서 총 30개 적응증을 허가받아 부인암에서만 5개(자궁내막암 3개, 자궁경부암 2개)를 확보했다.

유럽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는 최근 원발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1차 치료에서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Microsatellite instability high, MSI-H)/유전자 불일치 복구 결합(Dna mismatch repair deficient, dMMR, 이하 MSI-H/dMMR)에 상관없이 키트루다와 카보플라틴,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을 승인했다. 유럽에서 해당 적응증에 항 PD-1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요법을 병용하는 첫 승인이다. 

두 번째는 이전에 근치적 치료를 받지 않은 3-4A기(국제산부인과연맹 2014년 기준) 성인 국소 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에서 화학방사선요법(CRT)과 키트루다 병용이다. 이 요법 또한 항 PD-1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최초 승인이다.

신체는 손상되거나 잘못된 DNA를 고치려고 하는 복구 기능이 있다. 잘못된 부분을 직접 고치는 방법과 손상된 부분을 자르고 새로운 DNA로 대체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잘못 연결된 DNA 염기 서열을 교체하는 과정이 DNA 불일치 복구(Mismatch Repair, MMR)다.

MMR은 4가지 단백질(MLH1, MSH2, MSH6, PMS2)로 구성되며 이 중 하나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MMR 결핍(Deficient MMR, dMMR)이 된다. dMMR이 발생하면 현미부수체(Microsatellite)라는 DNA의 짧은 반복 서열에 영향을 준다.

이로 인해 정상 세포와 길이가 다른 비정상 DNA가 만들어지며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icrosatellite Instability, MSI)이라고 한다. DNA 오류를 복구하는 MMR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dMMR이 되면 현미부수체가 불안정해져 발생한 유전자 변이로 암이 생기는 원리다.

▶KEYNOTE-868에서 확인한 자궁내막암 초기 치료 혜택

EC는 지난 9월 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 권고에 따라 키트루다가 자궁내막암(KEYNOTE-868 또는 NRG-GY018)과 자궁경부암(KEYNOTE-A18 또는 ENGOT-cx11/GOG-3047) 효능을 입증한 글로벌 3상 결과를 근거로 승인했다.

KEYNOTE-868 3상은 키트루다와 카보플라틴, 파클리탁셀과 병용 이후 키트루다 단독 요법을 진행한 환자를 임상군으로, 대조군에는 항암화학요법 병용 이후 위약 단독 투여군을 배정했다. 임상은 DNA 복구 능력이 좋은 MSI-H/pMMR(mismatch repair proficient, 이하 pMMR) 환자와 dMMR 환자 등 총 810명을 1대 1로 무작위 배정해 통계적,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을 보였다.

1차 평가지표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이었으며, 2차 지표는 전체생존기간(OS), 객관적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DOR), 안전성이었다. 

임상에서 키트루다(200mg), 파클리탁셀(175mg/m²)+카보플라틴(AUC 5mg/mL) 병용군은 3주마다 정맥 주사로 키트루다와 파클리탁셀, 카보플라틴을 6사이클 진행했다. 이후 키트루다400mg을 유지요법으로 6주마다 최대 14주기까지 단독 사용했다.

자료: 한국MSD

위약 대조군은 키트루다 대신 위약은 3주마다 정맥 투여했으며 이와 함께 파클리탁셀과 카보플라틴 병용을 6주기 진행했다. 이후 위약을 6주마다 최대 14주기까지 단독 투여했다.

임상에서 키트루다 병용군은 MSI-H/dMMR군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70%(HR=0.30; p<0.0001) 줄였다. pMMR 환자도 HR 0.60으로 질병 진행·사망 위험을 40% 감소(p<0.0001) 시키면서 MSI-H/dMMR 여부와 상관 없이 효능을 입증했다.

임상에서 보인 PFS 개선 데이터를 토대로 미국FDA는 올해 6월 해당 적응증에서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키트루다 병용 이후 키트루다 단독 투여 치료를 승인했다. 국내에서는 올해 8월 해당 적응증을 승인했다.

▶KEYNOTE-A18에서 확인한 전이성 자궁경부암 혜택

키트루다는 KEYNOTE-A18 3상을 통해 고위험 국소 진행성 자궁경부암으로 새로 진단받은 고위험 후기 치료 환자에서 효능을 입증했다. 특히 화학방사선요법(CRT)과 키트루다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전체생존기간(OS)와 무진행생존기간(PFS)에서 통계적,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

임상은 고위험 국소 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 중 FIGO 2014 기준 ▲IB2~IIB기 중 림프절 양성(462명) ▲III~IVA기로 림프절 양성 또는 음성(596명) ▲이전에 자궁경부암 근치적 수술, 방사선치료 또는 전신요법을 받지 않은 환자 등 총 1060명을 대상으로 했다.

임상에서는 1차 평가지표는 PFS와 OS, 2차 지표로 완전반응률(CRR), 객관적반응률(ORR), 안전성을 봤다. 환자들은 임상군과 대조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키트루다 병용군은 키트루다 200mg을 3주마다 5회 투여 했으며, 동시에 시스플라틴 40mg/m²을 주 1회 5사이클 투여했다. 외부 방사선 치료(EBRT) 후 근접 방사선치료(BT)를 시행했다. 이후 추가로 키트루다400mg을 6주마다 15사이클 투여했다.

위약 대조군은 위약을 3주마다 5사이클 투여하며 시스플라틴 40mg/m²을 주 1회씩 5사이클 투여했으며, 외부 방사선치료(EBRT) 후 근접 방사선치료(BT)를 시행했다. 이후 위약을 6주마다 추가로 15사이클 사용했다.

임상 결과 키트루다와 CRT 병용군은 FIGO 2014 Stage III-IVA 환자 PFS 평가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41%(HR: 0.59) 감소시켰다. 키트루다 투여 환자 21%가 질병 진행을 경험했으며, 위약군은 이보다 많은 31%가 경험했다.

미국FDA는 KEYNOTE-A18 결과를 근거로 올해 1월 3-4A기 자궁경부암 치료에 승인했다. 한국에서는 올해 4월 해당 적응증이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MSD는 "이번 결정으로 EU 27개 회원국과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북아일랜드에서 해당 적응증으로 마케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MSD는 "국가별 보험 절차 등으로 상업화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키트루다 자궁내막암, 자궁경부암 급여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