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서울동물영화제 성황리에 폐막... 관객과 창작자가 외친 "있는 힘껏 살다"

“있는 힘껏 살다” 24개국 55편 영화 상영 폐막작은 벌새 구조 이야기를 다룬 에브리 리틀 띵

2024-10-24     김태일 기자

[팜뉴스=김태일 기자] 동물권과 비인간 존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포착하는 제7회 서울동물영화제(SAFF, Seoul Animal Film Festival)가 일주일간 5,000여 명의 관객을 맞이하고 막을 내렸다.

제7회 서울동물영화제는 모든 동물을 적극적 삶의 주체로 바라보는 '있는 힘껏 살다'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17일(목) 개막했다. 오프라인 상영은 서울 메가박스 홍대에서 4일간, 온라인 상영은 온라인 극장 '퍼플레이'를 통해 7일간 진행됐다. 24개국 55편의 장단편 영화들이 관객과 만났다.

폐막식은 지난 20일(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메가박스 홍대 제1관에서 영화제 집행위원들의 폐막인사로 시작됐다.

제7회 서울동물영화제 신은실 집행위원은 "영화로 당장 세계를 변화시켜 나갈 수는 없지만 함께 깨어 있고 실천하기 위한 고민을 함께 하는 '공통 감각의 회복'이라는 선물을 관객과 나누고 싶다"며 영화제를 마치는 소감과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단편경쟁 시상식이 열렸다. 서울동물영화제는 2022년 제5회 영화제부터 단편경쟁 부문을 신설하여 'SAFF 작품상'과 'SAFF 관객상'을 수상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 수록 전 세계 곳곳에서 더 많은 작품이 모여, 올해 출품된 88개국 808편 중 723편이 해외 작품이었다. 사전 심사를 거쳐 총 15편의 작품이 온·오프라인으로 7일간 상영됐다.

관객 투표로 결정되는 'SAFF 관객상'의 주인공은 네덜란드 세바스티안 뮐더르 감독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였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는 새해전야 세계 각지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의 연기와 소음으로 인해 동물들이 경험하는 고통을 다룬 영화다.

네덜란드에 있어 폐막식에 참석하지 못한 뮐더르 감독의 수상소감은 시상을 맡은 '애니멀 프렌즈(서울동물영화제 홍보대사)' 배우 남보라가 대독했다.

뮐더르 감독은 "서울에 동물을 사랑하는 멋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있고 우리 영화를 좋아해주실 줄 몰랐다. 비인간 존재들을 위해 영화를 만들고 감상하기를 멈추지 말아달라"며 관객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대상 격인 'SAFF 작품상'은 유하나 감독의 '해부학수업 챕터.2'에 돌아갔다. '해부학수업 챕터.2'는 어린 시절 과학 시간에 개구리 해부 실험을 겪은 세 사람의 회상과 관점을 엮어, 맥락의 부조화에서 발생하는 불협화음과 폭력성을 탐구한 실험영화다.

앞서 단편경쟁 심사위원단은 "동물들이 처한 현실을 보여 주는 것만을 넘어 동물을 중심으로 세계와 역사를 급진적으로 재구성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놀라웠다.”며 “아름답고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았던 만큼 열띤 논의를 거쳐 작품상이 결정됐다" 심사평을 밝혔다.

해외 일정 중인 유하나 감독은 영상을 통해 "영화를 통해 과거에는 당연시되었던 행동이나 규범 교육 등이 오늘날은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 그렇다면 현재의 규범은 어떠한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수상작과 끝까지 경합을 벌인 작품으로는 우고 페트로닌 감독의 '유체 님프', 요하네스 푀르스터와 엘킨 칼데론 게바라 감독의 '행복한 하마와 슬픈 공작새에 대하여'가 '특별 언급'으로 기록되었다.

SAFF 시민영상공모 부문에서는 ‘SAFF 변화상’에 범범이네와 신동민 씨가 공동 수상하였으며, ‘SAFF 공존상’에 송진경 감독이 수상했다. 시상은 소마 아카리 감독이 맡았다.

영화제 자원활동가 24명이 함께 외친 폐막 선언 이후, 폐막작 '에브리 리틀 띵'이 상영되며 제7회 서울동물영화제는 막을 내렸다.

매년 가을 열리는 서울동물영화제는 2018년 상영작 6편과 함께 카라동물영화제로 시작했다. 5년차인 2022년 서울동물영화제로 명칭을 변경하고 단편경쟁을 신설하며 규모와 의미를 키웠다. 단편경쟁 부문에 매년 전 세계 각지에서 수백 건의 출품작이 모여들며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영화제로 자리잡고 있다.

상영작 수도 꾸준히 늘어 올해 24개국 55편의 작품이 스크린에 올랐다. 오프라인 상영 기간 중에는 '관객과의 대화', 'SAFF 토크', '쟁점 포럼', '포커스 포럼' 등 영화의 메시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대화의 장을 열어,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는 경험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특히 올해는 국내 더 많은 관객들에게 동물 영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온라인 상영일을 이틀 더 늘렸다. 7일간 온·오프라인에서 5,000여 명의 관객이 동물 영화를 감상했다. 지난해 4,300명보다 늘어난 숫자이다.

카라 관계자는 “제7회 서울동물영화제를 함께 만들기 위해 환대와 연대로 힘을 더해주신 분들, 좋은 작품을 세상에 만들어낸 영화인들, 영화제를 완성해주신 관객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영화제의 상영작들과 영화제에서의 만남이 우리 모두에게 세상을 잘 살아나갈 힘으로 남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