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상반기…의료 대란 여파는 OK, 수익성은 '글쎄'
[제약·바이오사 2024년도 1~2분기 실적 분석] ① 영업실적 -上- 평균 매출 성장률 12.9%, 전체 영업이익 1.9% 증가
[팜뉴스=김응민 기자] 올해 초부터 시작된 의료 대란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 들면서 제약산업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 2분기까지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년 대비 성장세가 감소하거나 영업이익이 줄어 들며 수익성이 악화한 곳도 상당수 있었다.
정부의 의대 입시 정원 확대로 촉발된 의료 대란 사태가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대학병원을 비롯한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암을 비롯한 각종 수술 건수가 크게 줄었고 응급실에는 의사가 없어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사태가 심화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견실한 성장세를 기록하며 선방했다는 것이다.
팜뉴스가 2024년도 1~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국내 대형 및 중견 상장 제약바이오사 50곳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2023년 1~2분기) 대비 늘어난 곳은 총 37곳으로 확인됐다.
조사대상 50곳의 2024년도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15조 8094억원으로 전년 동기(2023년 상반기) 14조 85억원 대비 12.9% 증가했다. 전체 매출은 상승했지만, 올 1분기와 비교하면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한 기업이 43곳에서 이번 2분기에는 37곳으로 줄어 성장세 측면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수익성은 이보다 상황이 더욱 나빴는데, 올 상반기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악화한 곳은 30곳으로 집계됐다. 다시 말해, 조사대상 중 절반 넘는 제약사들이 이번 2분기까지 수익성이 더욱 악화한 셈이다.
조사대상 50곳의 2024년도 2분기 누계 총 영업이익은 1조 45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23년 2분기 누계) 1조 4303억원보다 1.9% 증가하며 전체 영업이익은 늘어났다.
# 삼바·셀트리온, 상반기에 1조 클럽 가입 확정…주요 제약사들도 '호실적'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에 2조 1038억원, 영업이익 6558억원을 기록하며 창립 이래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1조 클럽을 넘어 반기만에 매출 2조원이 넘는 대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위탁생산(CMO) 대형 수주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매출 확대가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2024년도 2분기 누계 기준 매출액 1조 611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3.7%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말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이후 주요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의 성장세가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유한양행은 이번 상반기에 매출액 9729억원, 영업이익 191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매출은 3.6%가 늘었고 영업이익은 61.7%가 감소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R&D 비용 증가와 라이선스 수익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라며 "이번 2분기에만 항암제 후보물질 도입 등 연구개발비에 535억원을 투자했는데 작년 보다 152억원 늘어난 수치"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주요 품목에서의 호조와 해외 법인 성장 등에 힘입어 상위 제약사 중에서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매출 성장세를 이뤄냈다. 한미약품의 올해 상반기 누적 실적은 매출 7818억원, 영업이익 13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44.8% 증가했다.
# 상위사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희비…녹십자·중외·제일약품 '역성장'
앞서의 기업들과는 대조적으로 상위사들 사이에서도 제약사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녹십자는 올해 2분기 누계 매출액이 7742억원으로 전년(7823억원) 대비 1% 줄어 들었고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74.3% 감소하며 부진했다. 주력 부문인 백신과 혈액제제가 의료 대란 여파로 상급종합병원 관련 매출이 크게 감소하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JW중외제약은 상반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3528억원을, 누계 영업이익은 7.4% 줄어든 378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실적만 따로 보더라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고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 들었다.
이는 내수 시장에서의 영향 보다는 해외 부문에서의 부진이 컸다. JW중외제약의 차세대 항생제인 이미페넴은 작년 상반기에 47억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으나 올해에는 2억원에 그쳤고 전체 수출 규모도 작년보다 66% 넘게 빠진 42억원 수준에 그쳤다.
제일약품은 지난 2분기까지 매출액 3435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줄었고 영업이익은 172억원 적자로 전환하며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러한 부진은 올 2분기에 증가된 판관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심화하는 양극화 현상, 저조한 영업이익에 수익성 부진까지
조사대상 50곳의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개별 기업별로 살펴보면 희비가 엇갈렸으며 특히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했다.
우선 영업이익은 흑자를 유지했으나 전년 대비 줄어든 곳은 셀트리온, 녹십자, 이연제약, 녹십자엠에스, 유한양행, 셀트리온제약, 동화약품, 한독, 휴온스, 대원제약, 일양약품, 삼천당제약, 하나제약, 광동제약, 대한뉴팜 등으로 집계됐다.
또한 에스티팜, 제일약품, GC셀, 동아ST, 알리코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였다가 올해 상반기에 적자로 전환됐고 경동제약, 신풍제약, 부광약품, SK바이오사이언스, 코오롱생명과학은 영업이익 적자를 지속하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