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X인포 ‘M&A’]②HLB생명과학, 독이 된 M&A?…신용‘B0’에서 ‘B-’ 강등
차입금 매달‘100억’씩 늘어, 2022년 1500억원…수익성↓, 차입↑‘이중고’
| <편집자주>-K팝, K푸드에 이어 K바이오·K제약도 뜨고 있다. 미국와 유럽의 ‘글로벌 빅파마’들에게 가려져 있지만, 국내 바이오 제약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면서 서서히 위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정상의 주식 전문 매체인 ‘인포스탁데일리’와 권위 있는 제약·바이오 전문지인 ‘팜뉴스’가 공동 기획 취재를 통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의 주가, 재무, 업황, 기술 경쟁력, 미래 리스크등을 점검하는 '팜X인포'기획을 준비했다. 이를 통해 향후 K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HLB그룹 계열의 의약품 유통업체 HLB생명과학의 M&A 전략이 되레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익성은 뒷걸음질 치는 데다 M&A로 차입 부담이 확대되면서다. 결국 신용등급 강등의 굴욕까지 맛본 터라 사실상 실패한 M&A 전략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올 6월 HLB생명과학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0’에서 ‘B-‘로 한 단계 떨어뜨렸다.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다. 사실 예견된 신용등급 강등이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HLB생명과학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며 신용도 하락 가능성을 높인 바 있다.
HLB생명과학 신용도 하락의 중심에는 M&A가 자리하고 있다. 본업의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M&A의 효과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M&A 실탄 확보를 위해 외부 차입을 늘린 탓에 되레 역효과가 컸다는 지적이다.
유준기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HLB생명과학이 현금창출기반 확보를 목적으로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제조업체 에임을 인수하였으나 인수 이전 매출 규모 감안 때 타법인 인수 효과는 미미하다”며 “인수 인후 차입 부담이 늘어났으며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HLB생명과학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차원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섰다. 2019년 이전 △신화어드밴스(70억원) △라이프리버(현 HLB셀, 810억원)부터 2020년부터는 △HLB제약 지분(140억원) △에임(979억원) △화진메디칼(83억원) 등 여러 딜(deal)을 성사시키며 외형을 불렸다.
문제는 M&A 효과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점이다. HLB생명과학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19년 1140억원을 기록한 뒤 단 한 번도 1000억원대의 매출을 찍지 못했다. 2021년에는 5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M&A로 편입한 신화어드밴스가 국공립병원 대상 입찰을 감소함에 따라 실적이 크게 줄었다. 최근 5년 기준 영업적자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양적·질적 어느 하나의 성장을 이뤘다고 보기 힘든 성적표다.
반면 차입 부담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19년 120억원 규모의 총차입금은 2022년 1500억원 수준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이후 매년 100억원 안팎으로 차입금이 늘어나고 있다. 2021년까지의 순상환(음의 순차입금) 기조는 2022년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탄탄한 재무구조에서 기인한 무차입 기조에서 이탈, 갚아야 할 빚이 점차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HLB생명과학은 전환사채(CB) 발행과 유상증자 시행으로 재무구조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다만 단기간 내 의미 있는 재무구조 개선은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HLB생명과학은 M&A를 통해 사업 기반을 넓히고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을 하였으나 불안정한 사업 구조를 지닌 상태”라며 “당분간 저조한 이익창출력이 지속될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불안정한 사업 구조 탓에 운전자본 투자부담도 내재해 있다”며 “미흡한 영업현금창출력 감안 대 지속적인 자본 확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재무구조 저하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시장의 우려에 대해 HLB생명과학측은 “현재 미국 FDA의 신약허가 심사절차가 진행중인 간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이 빠르면 올해 미국에서 신약허가를 받게 되면, 기업가치 개선과 대규모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또 “항암 보조제와 다른 제품들에 대한 성형외과, 피부과 등의 잠재적 수요도 높아 수익성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팜뉴스·인포스탁데일리 공동취재팀] 취재팀장=임재문 부장(인포스탁데일리) 팀원=김태일 기자(팜뉴스), 김응민 기자(팜뉴스), 윤서연 기자(인포스탁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