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X인포‘CB’]②제노포커스, 거세지는 유동성 압박…CB 풋옵션 행사 현실화
분기 매출 ‘11’억원 증가에도 여전히 적자 행진…M&A·투자유치 난항
| <편집자주>-K팝, K푸드에 이어 K바이오·K제약도 뜨고 있다. 미국와 유럽의 ‘글로벌 빅파마’들에게 가려져 있지만, 국내 바이오 제약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면서 서서히 위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정상의 주식 전문 매체인 ‘인포스탁데일리’와 권위 있는 제약·바이오 전문지인 ‘팜뉴스’가 공동 기획 취재를 통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의 주가, 재무, 업황, 기술 경쟁력, 미래 리스크등을 점검하는 '팜X인포'기획을 준비했다. 이를 통해 향후 K바이오와 제약 기업들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산업용 효소 전문기업 제노포커스의 유동성 부담이 거세지고 있다. 앞서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청구권(put-option·풋옵션)이 행사됨에 따라 자금 확보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생존을 위한 자금 조달도 빠듯한 가운데 상환 대응에도 나서야 하는 처지다.
제노포커스는 지난 8일 ‘전환사채(해외전환사채 포함) 발행 후 만기전 사채 취득’ 공시를 했다. 이는 제노포커스가 앞서 발행한 CB의 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한 데 따른 결과다. 이 CB는 사모 4회차로 200억원대로 발행됐다. 이번 풋옵션 행사 규모는 40억원대다. 이후에도 CB의 풋옵션 이슈가 제기될 수 있다.
최근 주가 추이를 고려하면 풋옵션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제노포커스 주가는 2021년 1만 1000원대를 찍기도 했다. 하지만 하락세가 이어지면 최근 3000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차레 M&A 이슈로 반짝 반등했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주가 하락이 장기화되는 탓에 CB의 전환권보다는 풋옵션 행사로 가닥을 잡는 모습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도 제노포커스의 M&A 이슈가 있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다”며 “앞서 M&A가 무산된 데 따라 그 기대감이 더 이상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제노포커스는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A뿐 아니라 투자유치까지 검토하는 구조인 것으로 보인다. 제노포커스는 약 2년 전에도 M&A를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2년 전 대비 주가가 절반 수준으로 빠진 터라 기업가치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매도자와 인수 후보자 사이의 눈높이 차이가 확대되어 딜이 성사되기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분위기다.
제노포커스 관계자는 “(매각이 실패할 경우)자금 확보를 위해 SI/FI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해서 대응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회차 CB의 풋옵션이 행사된 이력 역시 제노포커스의 유동성 압박을 키운다. 제노포커스는 2022년 11월 3회차 CB의 풋옵션 행사를 공시한 바 있다. 주가가 3회차 CB의 전환가액에 미치지 못하면서 사채권자가 풋옵션을 행사했다. 주가가 하락하며 CB 전환가액에 미치지 못하는 점, 주가의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 주식 전환에 따른 이점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이 현재의 상황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제노포커스 경우 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자금도 절실한 마당에 기발행한 메자닌(mezzanine)에 대응하기 위한 유동성도 확보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CB 풋옵션 이슈가 부각된다면 경영권 매각이나 신규 투자 유치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밝혔다.
제노포커스는 2000년 설립되어 2015년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국내 유일 맞춤형 특수 효소 기업으로 바이오·헬스케어에 특화된 소재를 만드는 업체로 알려졌다. 다만 실적은 산업 내 지위에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제노포커스는 지난해 약 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7억원을 소폭 웃돌았다. 3년 내리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1억원 늘었지만 여전히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경영 전문에 대해 제노포커스 관계자는 “조만간 공시되는 상반기 분기 보고서를 확인해달라”며 말을 아꼈다.
[팜뉴스·인포스탁데일리 공동취재팀] 취재팀장=임재문 부장(인포스탁데일리) 팀원=김태일 기자(팜뉴스), 김응민 기자(팜뉴스), 윤서연 기자(인포스탁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