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나하고 일 하나 같이 하자" MSD-산쿄, 키트루다 후속 찾는다

산쿄 독점 ADC 기술 활용해 개발 타진 T세포 유도 기반 면역항암제 MK-6070 면역항암제+ADC 조합에서 새로운 기대 MSD 매출 이익 17조원, 키트루다가 핵심

2024-08-08     김민건 기자
사진.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팜뉴스=김민건 기자] MSD(미국 머크)와 다이이찌산쿄가 또 다른 신약 개발에 나선다. 이번에는 면역항암제로 계약금만 2200억원 수준이다.

7일 MSD와 다이이찌산쿄는 기존 글로벌 공동 개발과 상업화를 추진하기로 한 ADC 플랫폼 HER3-DXd(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 I-DXd(이피나타맙 데룩스테칸, B7-H3 표적), R-DXd(랄루도타투그 데룩스테칸, CDH6 표적)에 이어 새로운 항암 신약 개발에 착수한다. 다이이찌산쿄가 가진 독점 ADC 기술을 활용해 면역항암제 단독 요법 또는 ADC와 병용 가능한 신약 개발이 목표다.

이번 계약 대상은 MK-6070으로 소세포폐암(SLCC) 등 종양에서 발현하는 DLL3(Delta-like ligand 3) 리간드를 표적으로 하는 면역항암제 후보 물질이다. MSD가 지난 1월 항암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약 1조원(약 6억8000만달러)을 투자, 하푼 테라퓨틱스(Harpoon Therapeutics)를 인수하면서 확보한 파이프라인이다.

DLL3는 소세포폐암(SCLC) 같은 특정 고형암에서 발현되는 단백질로 정상 세포에서 나타나지 않는다. DLL3만 선택적으로 인식해 암세포를 공격하면 큰 부작용 없이 항암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MK-6070은 신체 면역 체계인 T세포를 활성화시켜 DLL3와 암세포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함으로써 항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MK-6070이 DLL3를 발현하는 암세포를 인식해서 붙잡은 다음, 다른 한쪽으로 T세포를 유도해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만드는 기전이다.

MK-6070은 현재 1/2상 단계에 있으며 양사는 기존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했던 이피나타맙 데룩스테칸(I-DXd)과 병용해서 소세포폐암 등 다른 잠재적인 암종에서 효과를 발휘하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지난 2022년 3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유망 신약이다.

계약 조건에 따라 머크는 산쿄로부터 선급금 2300억원(약 1억7000만 달러)을 받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MSD와 산쿄는 연구개발과 상업화 비용, 이에 따른 수익 권리를 공동으로 가진다. 다만 일본에서는 MSD가 독점 권리를 가지며 산쿄는 판매 수익에 따른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I-DXd 병용을 위한 R&D 비용은 기존 계약 조건을 따르기로 했다.

소세포폐암은 진행이 매우 빠른 암종으로 전신 전이가 쉽다. 대부분 수술이 불가하기 때문에 항암 신약 개발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와 관련해 산쿄에 켄 다케시타(Ken Takeshita) 글로벌 연구개발 책임자는 "MK-6070 개발을 통해 MSD와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신약 개발에 대한 상호 헌신을 보여주며 I-DXd 병용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MSD가 산쿄와 협력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오는 2028년이면 특허 만료를 맞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매출 감소와 관련이 있다. MSD는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거나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벤처 기업 인수 등 R&D 분야에서 다양한 전략을 사용 중이며 산쿄의 ADC 기술을 활용한 신약 상업화가 포함돼 있다. 

해외 외신에서는 이미 "지난 몇 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가 오는 2028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는 MSD가 누려왔던 독점 혜택이 사라지고 경쟁에 노출됨으로써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부 매체는 "키트루다 매출은 오는 2028년 46조원(337억달러)에서 2029년 37조원(274억달러)로 감소할 것이다"고 예상하며 "MSD는 매출 감소를 막기 위해 초기 단계 R&D 파이프라인에서 면역항암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올해 초 하푼 테라퓨틱스를 인수한 것은 그 중 하나다"고 언급했다. 

키트루다는 MSD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가장 핵심 품목이다. 올해 7월 30일 MSD가 발표한 2024년 2분기 실적을 보면 키트루다 매출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10조원(73억달러)을 기록했다. MSD는 "초기 단계 항암 치료에서 사용이 늘었으며, 전이성 질환에서 지속적인 수요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초기 단계 비소세포폐암(NSCLC)과 진행성 요로상피암,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초기 단계 삼중음성유방암(TNBC), 신세포암(RCC) 보조요법, 진행성 암종에서 매출이 늘었다.

MSD 2분기 전체 매출은 22조원(16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다. 매출 원가는 5조원(37억4500만달러)으로  키트루다, 가다실 등 고마진 제품 판매가 늘면서 총 마진은 17조원(123억5500만달러, 76.8%)으로 3%p 늘었다. R&D 비용으로는 4조원(35억달러)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