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련된 사람보다 안전한 시스템화 바람직'

초기 투자비용 많아도 전체 비용측면 효율적 입출고ㆍ재고ㆍ바코드 관리 등 물류 선진화 도모 물류장비 국산화로 업계 투자비용 절감 추세

2005-05-23     이상구

[밸류링크 김기철 사장]

최근 대형 의약품 도매업소들을 중심으로 ‘위기가 곧 기회’라는 판단아래 물류 선진화를 위한 행보가 활발해 지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흐름은 DPS(Digital Picking System)를 포함한 선진 물류운영시스템(WMS) 구축과 모바일을 이용한 입출고 재고관리 및 바코드 검품시스템 도입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선진 물류운영시스템은 이미 태전약품판매 등 일부 도매업소가 도입해 시행 중이며 몇몇 대형 도매업소도 도입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01년 국내 의약품 도매업소로는 처음으로 태전약품판매의 DPS를 포함한 물류운영시스템과 바코드를 이용한 검품 시스템을 설계했던 밸류링크의 김기철 사장을 만나 선진 물류운영시스템(WMS)의 도입 필요성과 성과 등에 대해 들어봤다.

시스템 정착의 필요성

“물류운영시스템의 필요성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사람에 의존하는 물류가 아니라 시스템에 의존하는 물류가 돼야 하며 둘째는 작업과 시간의 흐름(Job Time Flow)에 따라 작업자 업무가 표준화되고 매뉴얼화 돼야 하는 겁니다.”

밸류링크의 김기철 사장은 WMS의 도입을 사람이 아닌 시스템의 정착으로 봐야 한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물론 물류창고 내에서 숙달된 전문 인력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봐야 합니다. 다년간 숙련된 전문 인력들은 창고 내에서 어떤 의약품이 어느 방면, 어느 랙, 어느 위치에 얼마큼 있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이 같은 숙련된 인력들이 평생 한 회사를 다니게 되면 최선입니다. 그러나 숙련된 전문 인력들이 퇴사하게 되면 그 공백은 쉽사리 충원 될 수 없는 것이 도매업계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이 아닌 시스템으로 물류업무를 성력화 하는 것이 필요하며 물류비를 줄이지 않고는 업계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 할 수 없다는 김 사장의 설명이다.

“창고인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게 됩니다. 이 같은 시간을 감안하면 눈에 보이지 않게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람을 성력화하는 일련의 시스템이 지금까지 되풀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김 사장의 설명을 정리하면 선진 물류운영 시스템의 초기 구축비용이 적지 않게 소요되지만 숙련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데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을 감안하면 투자 대비 효과가 충분하다는 것.

오피킹ㆍ오배송 문제 해결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의 경우 무엇보다 정확한 피킹과 신속한 배송이 요구됩니다. 아무리 숙련된 작업자라 해도 사람의 판단과 직관에 따른 작업은 실수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오피킹과 오배송에 따른 역물류 비용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는 겁니다. 도매업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제로 이 같은 역물류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이같은 필요성으로 소량, 다품종, 다빈도 피킹인 의약품의 특성상 도매업체들이 물류창고 내에서 선진 물류운영시스템을 구축하면 많은 물류비용을 절감 할 수 있다는 김 사장의 주장이다.

“우선 피킹에 소요되는 시간을 30% 가량 줄일 수 있습니다. 약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도 디지털 표시기에 불이 들어오는 품목을 집어 약품 바구니에 넣는 작업만 진행하면 됩니다. 피킹 미스도 최대한 감소하게 됩니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0.001% 이하로 미스 피킹율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비숙련 인력으로도 가능하게 돼 아르바이트나 일용직 등의 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 인건비 절감에도 도움이 됩니다.”

개발비용 등 투자비 걸림돌

그러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비용 등 추가 부담해야 할 투자비가 단점이라고 김 사장은 지적했다. 물론 시스템 다운 시 작업혼란도 우려된다는 그의 설명이다.

“이같은 선진 물류운영시스템의 적용사례를 설명하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물론 약업계가 아닌 타 업종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참고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모 업체에 DPS를 포함한 물류운영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 작업 인원은 137명이었습니다. 피킹인원 40명, 분류인원 10명, 검품인원 16명, 상차 배송인원 46명 등이었습니다.

그러나 도입 후에는 피킹인원이 14명으로, 피킹 인원만 26명이 감소했습니다. 검품인원도 6명, 분류인원은 4명으로 줄어드는 등 총 75명으로 집계돼 도입 전에 비해 총 62명의 감소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작업시간도 단축돼 도입 전 일일 평균 8시간에서 도입 후 오전 입고와 이전작업 등 3시간, 오후 피킹 4시간 등으로 바뀌었다는 김 사장의 설명이다. 작업량도 낱개단위 최대 10만개, 박스 최대 3,500개에서 도입 후 낱개 25만개, 8천 박스까지 출하량이 늘었다는 수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