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양성 대장염·크론병 놓고 면역계 명가 제약사 애브비·얀센 격돌
IL-23억제 기전 치료제 미FDA 신청·승인 작년 IBD 전세계 시장 39조원 규모 유지 연평균 5.8% 성장 전망, 휴미라 공백 없다
[팜뉴스=김민건 기자] IL-23억제제 시장을 놓고 얀센과 애브비가 새로운 경쟁 구도 갖추기에 들어갔다. 애브비가 스카이리치(리산키주맙) 적응증에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을 획득한 지 얼마되지 않아 얀센도 신약 트렘피어(구셀쿠맙)를 통해 동일 적응증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25일 대표적 난치성 질환인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disease, IBD)인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IL-23 기전을 억제하는 새로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들이 상업화될 예정이다.
과거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은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반복적으로 스테로이드제를 썼지만 큰 효과를 보기 어려웠다. 환자들은 입원과 수술을 반복해야 했고 스테로이드 장기 사용에 따른 부작용도 컸다. 상황을 바꾼 것은 TNF-a억제제, IL억제제, JAK억제제 같은 생물학적제제를 개발하면서다. 스테로이드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치료 효과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이후 경증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은 기존 치료 요법을 사용하지만 중등도-중증인 경우 생물학적제제가 질환 개선에 큰 효과를 보이면서 의료진과 환자 선택 폭을 넓혔다. 대표 제품이 얀센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TNF-a억제제)와 애브비 휴미라(아달리무맙, TNF-a억제제)다.
여기에도 한계는 있었다. 모든 환자가 기존 TNF-a억제제에 반응하지는 않았다. 많은 환자에서와 달리 일부는 효과가 없거나 치료 차수가 지날수록 반응이 떨어졌다. 쉽게 말해 미충족 수요가 있었다. 염증성 장질환 일종인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자가면역질환이다. 질환 발병 경로가 한정돼 있지 않고 다양하다는 뜻이다.
TNF-a억제제는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경로 중 일부분을 억제할 뿐이기에 다른 면역 반응인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IL억제제와 JAK억제제를 개발해 치료 옵션 폭을 더욱 넓혀줄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 얀센은 레미케이드,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 IL-12/23억제제), 애브비는 휴미라, 린버크(우파다시티닙, JAK-1 억제제)를 크론병·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로 판매 중이다. 국내외적으로 자가면역질환의 세계적인 치료는 차별화된 개별 치료 전략(individualization)이 추세이다.
최근 등장한 트렘피어, 스카이리치 같은 IL-23억제제가 기존 생물학적제제에 반응하지 않았던 환자들에게 또 다른 대안을 제공할 전망이다.
▷염증성 장질환 더욱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IL-23억제제
IL-23은 염증성 장질환을 일으키는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확인됐고, 염증을 유발하는 하위 단백질 세포인 Th17 분화와 생존을 촉진하는 것이 알려졌다.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 환자에서 IL-23수치가 증가한 것을 확인해 이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승인된 첫 치료제가 얀센 스텔라라다.
스텔라라는 IL-23 하위 기전의 p40 단백질 세포를 표적하는 단클론 항체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에 모두 효과를 나타냈다. 스텔라라는 IL-12과 IL-23에 모두 포함된 하위 단백질 세포 p40을 차단해 염증 반응을 차단한다.
스텔라라와 달리 IL-23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치료제가 스카이리치와 트렘피어다. 두 치료제는 IL-23에만 있는 하위 단백 세포 p19를 표적해 스텔라라 보다 항체 표적 선택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정밀한 면역 억제가 가능한 것이다.
애브비는 최근 미국FDA로부터 중등도-중증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스카이리치 적응증을 승인받아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모두 사용 승인이 난 최초의 IL-23억제제를 확보했다. 스카이리치는 궤양성 대장염 3상 연구인 INSPIRE(유도요법), COMMAND(유지요법)를 통해 임상적 관해를 보였고 질병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작년 6월에는 미FDA로부터 크론병 적응증을 확보하며 휴미라 후속 제품으로서 기반을 만들었다. 3건의 글로벌 임상인 ADVANCE(유도요법), MOTIVATE(유도요법), FORTIFY(유지요법)를 통해 위약 대비 높은 임상적 관해와 내시경적 반응을 보여 많은 환자가 점막 치유와 내시경적 관해에 도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얀센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얀센은 올해 3월 미FDA에 트렘피어의 궤양성 대장염 적응증을 신청했으며, 이달 23일에는 크론병 승인도 신청했다.
먼저 트렘피어는 중등도-중증 크론병 치료를 위한 3상 연구 GALAXI와 GRAVITI를 통해 가능성을 보였다.
GALAXI 2와 GALAXI 3는 스텔라라와 효능 효과를 비교 평가한 연구다. 분석 결과, 트렘피어가 피하주사 투약 유지요법에서 스텔라라 대비 내시경적 개선에서 우월성을 보이며 1차 평가변수를 달성했다. 유도요법으로써 효능 효과를 본 GRAVITI 연구도 임상적 관해와 내시경적 반응에서 만족할 결과를 얻었다. 트렘피어가 스텔라라와 비교해 더 강력하고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제공한다는 결과였다.
트렘피어는 IL-23 하위 단백질 세포인 p19 외에도 IL-23을 생산하는 세포 수용체 CD64도 억제하는 이중 작용 단클론 항체다. 이러한 기전이 개선된 치료 효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얀센은 임상 결과에 "증상 악화와 완화를 반복하는 크론병에서 차별화된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앞선 올해 3월에는 궤양성 대장염 적응증 승인 신청이 FDA에 들어갔다. 기존 JAK억제제 등 생물학적제제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내성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트렘피어의 효능 효과를 확인한 3상 연구 QUASAR를 근거로 했다. 이 연구에서 트렘피어는 유도요법에서 위약 대비 높은 임상적 관해를 보이며 FDA 승인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