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제약사 10곳 중 6곳 작년보다 '내실' 더 나빠졌다
[제약·바이오사 2024년도 1분기 실적 분석] ③ 영업이익률 올 1분기 평균 영업이익률 6.8%…전년비 1.8%p 감소
[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 1분기에 견조한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실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사들의 매출은 평균적으로 10% 이상 늘어나며 좋은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크게 줄어들며 전반적으로 수익성 부진이 심화된 것이다.
팜뉴스가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100곳의 2024년도 1분기 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제약사들의 올 1분기 전체 매출액은 8조 6130억원으로 전년 동기(2023년 1분기) 7조 7345억원 대비 11.4%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기간 동안 수익성은 오히려 감소했는데 조사대상 100곳의 이번 1분기 총 영업이익은 58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636억원과 비교해 12.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다시 말해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줄어든 셈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전체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인 영업이익률(OPM, Operating Profit Margin)을 살펴보면,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의 2024년 1분기 영업이익률은 6.8%로 전년 동기 8.6% 대비 1.8%p(포인트) 감소하며 내실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매출 & 영업이익 모두 줄었지만…케어젠 영업이익률 1위 달성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수익성 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했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두자릿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탄탄한 내실을 다진 기업은 총 26곳으로 집계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곳은 케어젠으로 확인됐다. 에스테틱 등 의료미용 부문에서 활용되는 펩타이드 기반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케어젠은 올해 1분기에 45.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50.8% 대비 5.6%p(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여전히 판매 제품의 절반 가까운 수치를 이익으로 남기고 있지만, 올해 들어 실적이 다소 악화됐다. 매출은 전년 1분기 대비 17.1% 감소한 20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26.1%가 빠져 92.1억원으로 100억 밑으로 주저앉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으나 영업이익 감소 폭이 더욱 컸던 탓에 영업이익률도 작년 대비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삼아제약(2024년 1분기 영업이익률 38.3%), 휴젤(32.2%), 세운메디칼(24.6%), 삼성바이오로직스(23.4%), 유나이티드(23%), 메타바이오메드(21.4%), 대한약품(20.6%), 이수앱지스(19.6%), 고려제약(19.6%), 한미약품(19%), 바디텍메드(17.8%), 신일제약(16.3%), 유바이오로직스(15.6%), JW생명과학(15.5%), JW중외제약(14.5%) 등의 기업이 두자릿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 영업 적자만 30곳, 제약사 10곳 중 6곳은 전년 대비 수익성 '악화'
앞서의 기업들과는 대조적으로 대다수의 기업들이 지난해보다 이번 1분기에 부진하며 수익성 악화를 면치 못했다.
우선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영업이익 흑자를 유지했으나 전년 대비 올 1분기에 영업이익률이 감소한 제약사는 30곳으로 집계됐다.
수치상으로 영업이익률 감소 폭이 가장 컸던 곳은 셀트리온이었다. 셀트리온의 2024년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3% 늘어난 7369억원인데 비해 영업이익은 91.5% 감소한 15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30.5%에서 2.1%로 무려 28.4%p가 감소했다.
다만 여기에는 '숨은 일 인치'가 있다. 작년 12월에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하면서 재고 합산에 따른 원가율 상승과 무형자산 상각 등 합병과 관련한 일시적 요인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을 제외하고 조사대상 중에서 가장 많은 영업이익률 하락을 기록한 곳은 진양제약이었다. 진양제약은 2024년 1분기에 매출액 272억원 영업이익 22억원으로 8.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15.6%에서 거의 반토막이 난 수치다.
이는 판관비 증가 영향이 주된 이유였는데 작년 1분기에는 99억원이었던 판관비가 올해 1분기에는 152억원으로 50억원 넘게 증가했고 그중에서도 지급수수료 증가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 기업 외에도 셀트리온제약, 동화약품, 중앙백신, 케어젠, 유한양행, 녹십자엠에스, 국전약품, 엘앤씨바이오, 동성제약, 에스티팜, 신일제약,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연제약 등이 작년보다 영업이익률이 감소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업이익이 아예 적자로 전환되거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적자를 지속하는 제약사들 역시 30곳에 달했다. 다시 말해, 제약바이오 기업 10곳 중 6곳은 전년 대비 내실이 악화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동아에스티, 바이넥스, GC셀, 제일약품, 파미셀, 알리코제약, 명문제약, 메디톡스, 에스텍파마, 셀루메드, 대성미생물, 대화제약 등은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에서 올해 적자로 전환됐다.
또한 SK바이오사이언스, 녹십자,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진원생명과학, 메디포스트, 엔케이맥스, 강스템바이오텍, 코오롱생명과학, 신풍제약, 일성아이에스, 코아스템켐온, 한국유니온제약, 삼성제약, 조아제약, 부광약품, 인트론바이오, 경동제약, 경남제약 등의 제약사는 작년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 적자를 지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