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후발 치료제 '아트랄자', 4주 투여·가격 무기로 듀피젠트 추격

5월 1일자로 성인·청소년 건보 적용 3년 시점에서 90% 이상 EASI 개선 "현장 처방 경험 쌓으며 평가 필요"

2024-05-31     김민건 기자
레오파마 아트랄자

[팜뉴스=김민건 기자] 중증 아토피 피부염 처방 시장에서 후발 주자인 아트랄자(트랄로키누맙)가 듀피젠트(두필루맙)를 추격하기 위해 투약 주기 연장과 가격이라는 두 무기를 내세우고 있다.

30일 레오파마는 아트랄자 급여 출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5월 1일부터 성인 및 청소년 만성 중증 아토피 치료제로 건보 급여가 적용됐고 병원마다 DC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국내 유통도 문제없이 준비를 마쳤다"며 본격적인 급여 처방이 가능해졌음을 알렸다.

아트랄자는 아토피 징후와 증상을 유발하는 핵심 면역 염증 반응(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13(IL-13)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생물의약품이다. 지난 2023년 8월 국내 허가가 이뤄졌지만 올해 5월에야 만 18세 이상 성인과 12~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급여가 적용됐다.

급여 기준은 3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1차 치료에서 국소치료제(중등도 이상의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또는 칼시뉴린 저해제)를 4주 이상 투여했음에도 적절히 조절되지 않고, 이후 전신 면역억제제를 3개월 이상 투여했음에도 습진 중증도 평가 지수(Eczema Area and Severity Index, EASI)에서 50% 이상 감소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EASI 23 상태다.

레오파마는 아트랄자의 약가와 투약 주기 연장이라는 두 가지 특징을 내세워 처방 환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아토피라는 질환이 장기 치료가 필요한 만큼 투약 편의성과 가격적인 면에서 앞서 시장에 진출한 생물학적의약품, 특히 듀피젠트 보다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아토피 환자는 크게 수면 장애와 진료비라는 부담을 가진다. 우선, 아토피 환자의 90% 이상이 가장 힘들다고 꼽는 것이 '가려움증'이다. 수면 장애를 유발해 육체적, 정신적인 손해를 준다. 

안지영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교수는 "아토피 환자 중증도를 평가할 때 수면 장애를 가장 많이 본다. 아토피 환자의 55% 이상이 일주일에 5~7회 잠을 거의 못 자기 때문이다"며 "성인 환자 53%가 공공장소를 꺼려하 39%는 사회적교류를 피한다"고 말했다. 

안지영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교수

 

안 교수는 "사실 성인 보다 아이들이 더 문제다. 청소년 환자는 학교를 가는 것도 힘들어하고 수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많아 학업 중단과 사회적 고립이 더 큰 문제다"며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쳐서 우울증과 자살 시도가 있을 수 있고 아이들을 치료하다 보면 간혹 자해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여기에 진료비 부담까지 더해진다. 아토피는 평균 22.4년 이상 지속되며 1년에 12.3번 발작한다. 그간 여러 단기 치료 옵션이 있었지만 장기 치료 유지는 실패했다. 아토피 환자에게 장기 안전성과 유효성을 가지면서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치료제가 필요하다.

실제 아토피 피부염 진료비는 2018년 436억원에서 2022년 1267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좋은 치료제들이 많이 출시되면서 1인당 진료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 교수는 "1인당 진료비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가 부담해야 할 몫이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환자 중에 보험이 되지 않는 경우 '언제까지 치료하냐, 경제적 부담이 된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지금은 대답할 수 없다. 잘 조절되면 약을 좀 끊을 수 있고, 나빠지면 쓸 수 있다. 아토피도 피부과의 고혈압, 당뇨다. 계속 약을 먹고 조절하는 만성 질환으로 얘기한다"며 "이런 얘기를 할 때마다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레오파마가 가격적인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아트랄자 1회 투약비는 45만6000원으로 한 번 치료에 2바이알을 맞는다. 보험약가는 1회 투여에 23만2800원이다. 다른 생물학적제제가 100만원대라면 아트랄자는 50만원 이하로 치료할 수 있다.

이동훈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이동훈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사실 아트랄자를 듀피젠트와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가격 차이가 좀있다"며 "청소년 이상 환자의 치료비 부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레오파마가 내세우는 또 다른 특장점은 투약 편의성이다. 아트랄자는 초기에 2주 간격으로 투여하다가 16주 치료 후에 반응을 보여 거의 깨끗한 피부가 된 경우에는 치료 주기를 4주로늘릴 수 있다. 이동훈 교수는 "한 달에 한 번만 치료받으러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CZTRA 3 연구는 아트랄자와 TCS를 병용해서 32주간 결과를 본 임상 연구다. 임상 16주 시점에 치료 반응이 좋은 환자만 대상으로 했다. 각각 2주와 4주 투약군으로 나눠서 재배정했으며 16주 치료 후 개선된 환자의 투약 주기를 2주에서 4주로 늘렸을 때 90% 환자가 32주차에 EASI 75를 유지했다.

아트랄자를 중증 아토피 환자 치료 결과에 따라 투약 간격을 2주 또는 4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증상이 호전된 환자는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TCS) 사용을 중단했다.

아토피는 제 2형 염증 면역 반응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이중에서 IL-13이 면역 조절 장애, 가려움증, 피부 장벽 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아트랄자는 2형 염증 면역 반응 중  IL-4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IL-13만 억제한다.  듀피젠트는 IL-4와 IL-13을 표적해서 1형과 2형 면역 반응을 모두 표적한다. 안 교수는 "앞으로 이러한 차이로 인한 두 약제 간 부작용과 효능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증 아토피 새로운 치료 옵션 증가, 환자에게 도움

안지영 교수와 이동훈 교수는 "아트랄자가 중증 아토피 치료에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되면서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안 교수는 "현재 (아토피 치료에서 JAK, 생물의약품 간에) 교체 투여가 불가능하다. 산정특례가 환자에게 큰 이득이지만 어렵게 적용된 경우라도 미충족 수요가 있다"며 "EASI 75에는 도달했지만 부작용 등으로 약제를 바꾸고 싶어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은 (교체 투여가) 허가되지 않고 있어 학회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안 교수는 "급여 기준도 EASI 점수로 평가하는데 사실 아토피 환자는 가려움이나 통증, 수면 장애 등 주관적 요소가 큰 장애 요소인데 이런 부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편, 아트랄자는 ECZTRA 임상을 근거로 허가됐다. 현재 공개 라벨로 ECZTRA 2 연구의 5년 장기 연장 시험이 진행 중이고 3년차 데이터가 나왔다. 1200명이 참여해서 350명 정도가 4년간 사용 중이다.

ECZTRA 1,2 임상 결과를 보면 1차 평가변수는 16주 시점에서 베이스라인 대비 EASI 점수 개선이다. 아트랄자는 위약군 대비  단독 치료 시 EASI 반응 70%를 달성했고 48주(1년)에서 80%를 달성했다. 3년을 유지할 경우 94.7%의 EASI 개선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평가변수인 ESAI 75에서는 1년 정도 사용 시 70~80%를 달성했으며 3년 시점에서도 85%에 도달했다. 이 교수는 "생물학적제제의 대표적인 특징이 서서히 효과가 쌓이는 것인데 아트랄자도 마찬가지로 좋은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가려움증 개선에서도 청소년, 성인 상관없이 3년 시점에서  가려움증을 68% 개선하며 삶의 질이 80%로 좋아졌다.

안전성 면에서는 16주까지 아트랄자(67.5%), 위약군(68.1%) 간에 거의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중증에서 아트랄자(30.5%) 보다 위약군(37%)이 높았다. 약물 투여 중단으로 이어진 이상사례는 각각 2%였다. 

이 외에 국내 급여 기준과 유사하게 설정된 연구 ECZTRA 7에서도 효과를 입증했다. 이 연구는 3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 중증 아토피 성인(만 18세 이상)과 청소년(만 12~17세)을 대상으로 했으며, 중등도 이상의 TCS 또는 TCI 4주 이상 투여 시에도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가 대상이었다. 사이클로스포린(Cys)이나 메토트렉세이트(MTX) 사용에도 EASI 점수가 50% 이상 감소하지 않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EASI 75와 EASI 90을 볼 때 26주차에 EASI 75는 70%, EASI 90은 50% 정도 환자가 도달했다. EASI 7 이하는 굉장히 마일드한 환자로 약 50% 환자가 이 반응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