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약바이오 2년 연속 평균 영업이익률 하락…수익성 부진 심화
[제약·바이오사 2023년도 1~4분기 실적 분석] ③ 영업이익률 평균 영업이익률 9.5%, 전년 대비 0.2%p 감소
[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2년 연속 감소하며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당시 두자릿대를 기록했던 제약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2022년 들어 9% 대로 하락했고 지난 2023년에도 소폭 감소하면서 내실이 나빠졌다.
영업이익률(OPM, Operating Profit Margin)이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얼마나 효율적인 이익을 창출하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전체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회사의 비용 관리와 재무 건전성, 안정성 등을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주목할 점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영업이익률 지표가 최근 2년 연속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팜뉴스가 2023년도 1~4분기까지 경영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사 100곳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2023년도 총 매출액은 33조 6292억원으로 전년(31조 6855억원) 대비 6.1% 성장했다. 전체 영업이익은 3조 20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 956억원) 보다 3.5% 늘어났다.
또한 조사대상 전체 기업의 총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인 '영업이익률'로 계산해 보니 2023년도 평균 영업이익률은 9.5%로 2022년 9.7% 대비 0.2%p(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 2021년 당시 평균 영업이익률이 11.4%였던 것을 고려하면 지속적으로 내실이 악화됐다.
# 매출의 '절반' 남겼다…케어젠 영업이익률 51% 육박하며 1위 달성
제약사들의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괄목할 만한 수익성을 기록한 케어젠이 조사대상 중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케어젠은 2023년도 매출액 792억원, 영업이익 403억원으로 영업이익률 51%를 달성했다. 다시 말해, 매출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이익으로 남긴 셈이다.
이처럼 높은 수익성은 회사의 주력 사업인 펩타이드 기반 제품이 배경에 있었다. 에스테틱 등 의료미용 부문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펩타이드 기반 제품은 기존 에스테틱 제품보다 원가율이 더 낮아 높은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회사가 자체 개발한 혈당 조절 건기식 원료 '디글루스테롤'이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발생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회사는 지난해 초, 미국 FDA로부터 디글루스테롤에 대한 신규 건강기능식품원료(NDI, New Dietary Ingredient) 승인을 획득했다.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3000억원을 돌파한 휴젤의 수익성도 눈에 띄었다. 휴젤은 2023년 매출 3196억원, 영업이익 1177억원으로 영업이익률 36.8%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수치인 36%에 비해 0.8%p(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는 회사의 핵심 제품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가 유럽 30개국과 태국, 일본, 인도네시아, 대만, 호주 등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2월에 미국 FDA로부터 '레티보(국내 제품명: 보툴렉스)'의 정식 허가를 획득하면서 이러한 상승세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2023년 영업이익률 30.1%), 셀트리온(29.9%), 세운메디칼(24.8%), 삼아제약(24.2%), 고려제약(22.2%), 바디텍메드(21.2%), 한국유나이티드제약(19.7%), 대한약품(18.3%), 중앙백신(16.7%), 신일제약(15.7%), JW생명과학(14.9%), 한미약품(14.8%), 종근당(14.8%) 등의 기업이 평균치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 외형 성장 & 수익성 개선 '두 마리 토끼' 잡은 기업들…종근당 '눈길'
매출액 증가와 함께 영업이익도 함께 늘어나며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낸 기업들도 주목할 만했다.
그중에서도 종근당은 2023년 영업이익률이 14.8%로 전년(7.4%) 대비 무려 7.4%p(포인트)가 늘어났다. 이러한 수치는 매출액도 10% 이상 증가한 상황에서 달성한 것이라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종근당의 이러한 강세는 작년 11월에 글로벌제약사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에 대한 13억 5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계약금 규모는 8000만달러(약 1060억원)로 향후 개발과 허가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 12억 2500만달러(약 1조 6200억원)와 매출에 따른 판매 로열티를 받게 된다.
이외에도 중앙백신(2022년 영업이익률 10.9%→2023년 영업이익률 16.7%·5.8%p↑), 메타바이오메드(7.8%→12.9%·5.1%p↑), 에스티팜(7.2%→11.8%·4.6%p↑), 세운메디칼(20.3%→24.8%·4.5%p↑), 고려제약(17.9%→22.2%·4.3%p↑), JW중외제약(9.2%→13.4%·4.2%p↑) 등의 제약사가 전년 대비 영업이익률 상승 폭이 높았다.
# "갈수록 팍팍해지네"…제약사 10곳 중 6곳 수익성 악화
다만, 앞서 제약사들과는 대조적으로 전년 대비 2023년에 수익성이 악화하며 영업이익률이 줄어들거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상당했다. 조사 대상 100곳 중 절반이 넘는 59곳이 수익성 부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국제약품, SK바이오사이언스, 한국유니온제약, 일성신약, 경동제약, 코오롱생명과학 등 6곳은 2023년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로 전환하면서 영업이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한 대성미생물, 일동제약, 경남제약, SK바이오팜, 조아제약, 셀루메드, 종근당바이오, HLB제약, KPX생명과학, 신풍제약, 부광약품, 인트론바이오, 삼성제약, 메디포스트, 애드바이오텍, 코아스템켐온,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진원생명과학, 강스템바이오텍 등의 제약사들은 전년에 이어 작년에도 영업이익 적자를 지속하며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이러한 지표를 바탕으로 각 기업이 직면한 과제를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