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국감] 초고령 대한민국은 고려장? 국회도 주목한 '그랜드 제너레이션' 

 강은미 "요양보호사 부족, 대한민국 곧 지옥될 것" 조규홍 "굉장히 안타까움 느껴, 해결책 찾을 것"

2023-10-13     최선재 기자

[팜뉴스=최선재 기자] 약사신문(팜뉴스)은 최근 '그랜드 제너레이션 컨퍼런스'를 통해 노년층이 요양병원에서 인권도, 존엄도 없는 여생을 보내고 있단 사실을 전했다. 이른바 '현대판 고려장'이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복지부 국감 첫날, 국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특히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복지부가 수년간 방관한 노인 돌봄 시스템이 요양보호사를 '학대 가해자'로, 자식을 '불효자'로 만들어왔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의 질의가 이어질 때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침묵을 지켰다. 강 의원이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팜뉴스가 대한민국 초고령 사회와 요양원 문제의 경각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강 의원과 조 장관의 대화 내용을 '있는 그대로' 공개한다. 

강은미: 장관님, 노인 돌봄 체계 잘 준비되고 있습니까. 

장관: 저희가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을 통해 모델을 제시했고 좀 구체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강은미: 현장에서는 아우성인데 복지부가 너무 안이한 것 아닙니까. 일단 영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요양보호사 A씨(영상 출연): 24시간 근무하면서 기저귀 케어 시간이 있습니다. 기저귀를 갈고 바로 용변을 봤을 때, 인지가 없는 분들은 본인이 용변을 봤는지조차 몰라요. 그 이후 다음 기저귀 케어 시간이 되면 그제서야 본단 말이에요.

요양보호사가 많으면 중간에 오가면서 어르신 상태를 확인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아요. 다음 기저귀 갈 때 살펴보면, 이미 그분은 정말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전부 젖었고 냄새가 진동해요. 그런데도 본인은 그 자체를 인지를 못할 때가 있어요.

장관: (영상 시청 후) 요양보호사들이 많았다면 이 정도는 아닐텐데...굉장한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강은미: 네, 일부 기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분들이 오죽하면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하겠습니까.

장관님! 어르신이 주무시다가 침대 밑으로 미끄러져서 다쳤는데, 요양보호사가 학대혐의로 고발을 당했습니다. 당시 요양보호사는 홀로 30명 가까운 어르신을 감당하고 있었고 낙상사고 때도 다른 어르신의 용변을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장관님, 이런 상황에서 요양보호사는 어떻게 하더라도 학대 가해자가 되지 않을까요?

장관: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 같아서 인력을 확충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강은미: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는 (요양보호사들이) 학대 가해자가 될수밖에 없는 참담한 현실을, 장관께서도 인정하시는 것이죠? 

장관: 꼭 학대 가해자라기 보다는 제대로 돌봄 케어하기에 어려운 여건에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강은미: 그렇다면, 어르신을 이렇게 방치하도록 만든 국가기관장도 학대 가해자 아닌가요, 이런 사실을 알고도 방치한 장관도 학대 가해자로 볼 수 없는 것일까요?

장관: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강은미: 노인 요양 돌봄은커녕, 대한민국에서 요양보호사는 '학대 가해자'가 되고 자식은 '불효자'라는 죄책감으로 평생 괴로워합니다. 노인 당사자들은 나이 들어가는 것이 너무나 끔찍하고 두렵습니다. 이게 초고령화 사회를 앞둔 우리의 현실입니다. 어떻게 해결하시겠습니까?

장관: 저희가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인력 배치 기준과 관련해서 현재 2.3 대 1인데 2025년까지 입소자 2.1명 당 1명의 요양보호사가 배치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강은미: 실제로 요양보호사 근무자가 주간과 야간을 구분해서 몇 명인 줄 아십니까. 

장관: 정확한 숫자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강은미: 현장에서는 야간 근무시 요양보호사 한명 당 28명까지 돌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저녁에는 주무시니까 업무가 수월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야간에도 배변 활동도 하시고 배회도 하십니다. 

이런 시설들은 모두 복지부 기준으로 1대 2.3의 계산식 기준을 지킵니다. 하지만 요양보호사 한명이 10명에서 20명까지 돌보고 있습니다. 이런 기준으로는 근무 당시 몇 명을 돌보는지 알 수도 없습니다.

장관님, 단순 고용 숫자로 계산하는 형식적인 인력 기준 말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처럼, 요양보호사가 실제 근무하는 시간당 입소자 수를 계산하는 방법으로 기준 변경이 필요한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관: 그런 경우 재정적인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될 것 같습니다. 

강은미: 대한민국 인구의 25%가 노인인 시대가 바로 앞입니다. 항상 검토한다고 하는데 당장 몇 년 후에는 대한민국이 지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답변하는 것은 너무 무성의한 태도입니다. 언제까지 무성의한 태도로 임하실 겁니까?

장관: 저희가 이쪽을 고민 안 하고 있는게 아닙니다. 의료, 요양, 돌봄 연계단을 추진해서 돌봄 모델을 마련하고 있는데... 

강은미: 관련 보고서가 계속 나오지만 현실은 그대로입니다. (울먹이며) 현행 제도상 노인들에게는 끔찍한 죽음을 마주하게 만들고 자식들은 불효자로, 요양보호사는 학대 가해자로 만드는데, 이대로 놓아 둘 수가 없습니다. 인력 기준부터 개선해주십시오.

장관: 네. 검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