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퍼리 약평위 넘어 약가협상 단계..."빠르면 올해, 급여화 기대해볼만"

지난 8일 약평위 급여기준 설정 기대감 키워 첫 자궁내막암 2차 급여 면역항암제 노려 키트루다 답보 상태서 임상 효능·효과 입증

2023-09-06     김민건 기자
젬퍼리

[팜뉴스=김민건 기자] GSK PD-1 면역항암제 젬퍼리(도스탈리맙)의 자궁내막암 급여화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남다른 속도로 급여화 단계에 들어서면서 빠르면 올해 급여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8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재발성 또는 진행성 불일치 복구결함(dMMR)/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MSI-H) 자궁내막암 적응증 대상으로 젬퍼리 급여 기준을 설정하며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젬퍼리는 IgG4 인간화 단클론 항체로 불일치 복구결함 또는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DNA Mismatch Repair Deficient, dMMR / 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 MSI-H, 이하 dMMR/MSI-H) 암종에 지속적인 항종양 활성을 보이는 PD-1 저해제(Programmed Death receptor-1 Inhibitor)다.

젬퍼리는 작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전 백금기반 전신 화학요법 치료 중' 또는 '치료 후 재발성 또는 진행성 불일치 복구결함(dMMR) 또는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MSI-H) 성인 환자' 적응증을 허가받았다.

그 이후 올해 7월 16일 심평원 제4차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자궁내막암 성인 치료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매우 이례적인 속도로 암질심을 통과하고 이번에 약평위까지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급여화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젬퍼리가 급여 처방이 가능한 첫 번째 자궁내막암 2차 치료제 타이틀을 사정권에 두게 됐다. 

기존 항암화학요법을 넘어 면역항암제 자궁내막암 시대를 앞두게 된 의료계 일각과 업계에서도 "빠르면 올해 안에 젬퍼리 급여화가 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내 허가 9개월 만에 약가협상 단계에 들어선 지금 같은 속도라면 빠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급여 처방을 긍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젬퍼리의 빠른 급여화 배경은?

젬퍼리가 이토록 빠르게 약가협상에 임하게 된 것은 자궁내막암 치료에서 미충족 수요가 꼽힌다.

자궁내막암은 자궁 체부 내벽을 구성하는 자궁내막에서 생기는 암으로 자궁체부암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2021년 자궁내막암을 포함한 자궁체부암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모두 2만3262명이며 지난 2017년 1만7421명 대비 약 33.5%나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가장 큰 폭의 사망률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자궁내막암 환자 4명 중 1명은 진행성 또는 재발을 경험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1차 치료에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재발 시 의료 일선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 경우 1차 항암요법 이후 자궁내막안 진행 또는 재발성 환자가 2차 항암화학요법 시 생존하는 기간은 통상 10개월에 그친다.

특히나 항암화학요법은 치료 특성상 세포독성 누적 등 부작용으로 심각한 삶의 질 저하를 겪게 된다. 고통스런 항암화학요법을 받고도 기대하는 여명은 짧을 수밖에 없다.

최근 진행·재발성 항암 치료 방향을 일상 생활을 유지하면서 치료를 받게 하는 것, 그리고 최대한 기대 여명을 연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 자궁내막암 1·2차 치료에 사용하는 항암화학요법은 의료 일선은 물론 환자들의 기대에 못치치고 있다.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게 한 것은 MSD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다. 자궁내막암 2차 치료에 허가돼 단독 또는 렌비마(렌바티닙)와 병용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치료 환경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키트루다는 바이오마커 기반의 신체 면역체계를 이용한 면역항암제로 항암화학요법에서 기대할 수 없는 치료 효과를 dMMR/MSI-H 변이에서 보였다.

아쉬운 것은 키트루다의 자궁내막암 2차 치료에서 급여 등재가 일시적 답보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젬퍼리가 dMMR/MSI-H 자궁내막암 최대 규모 연구에서 객관적인 효과를 입증하며 급여 등재에서 빠르게 앞서고 있다.

젬퍼리는 dMMR/MSI-H 자궁내막암 환자 143명이 참여한 'GARNET' 연구에서 추적 관찰 기간 27.6개월을 통해 객관적 반응률 45.5%(95% CI, 37.1-54.0)를 확인했다.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을 정도로 치료 반응이 좋았으며, 임상 환자 83.7%가 2년 넘는 효과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8.5%로 통증과 피로감 등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GSK는 GARNET 연구에서 보인 젬퍼리 효능효과에 대해 "임상을 통해 초기 4주기 동안 Q3W용법(3주에 한 번) 이후 Q6W 용법(6주에 한 번)으로 전향적으로 평가된 항 PD-1 항체라는 점에서 편의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젬퍼리를 카테고리 1로 권고하며,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도 Ⅲ, B 등급으로 권고하고 있다.

임상 연구를 통해 진행성·재발성dMMR/MSI-H 자궁내막암 환자에서 치료적 유용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것은 기존 미충족 수요와 빠른 급여화의 배경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포독성 항암제보다 면역항암표적치료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세계적 추세를 볼 때 마지막까지 빠른 급여화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