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FR 3세대 양대산맥 '타그리소 9월' '렉라자 10월', 국제학회서 생존기간 혜택 베일 벗는다
AZ, 타그리소+항암요법 병용 시 EGFR 1차 PFS·OS 데이터 공개 얀센·렉라자, 리브리반트+렉라자+항암요법 병용 OS 중간 분석 1차 표준치료 바꿀 내용 나올지 '촉각', 글로벌 시장 향방 갈릴 듯
[팜뉴스=김민건 기자] 세계폐암학회와 유럽종양학회에서 3세대 EGFR 표적치료제 시장 향방을 가늠할 주요 연구가 발표된다.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최신 3세대 표적치료제와 기존 항암화학요법을 병용할 시 생존기간 혜택을 보는 중간 결과들이다.
무엇보다 EGFR 변이 1차 치료에서 질병 진행 없이 생존기간 연장 혜택을 보인다면 새로운 표준치료요법 등극도 가능하다. 제약사 경영 가치도 함께 평가될 주요한 발표들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오는 9월 싱가폴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WCLC)에서3세대 TKI 표적치료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병용하는 EGFR 1차 치료 임상 연구 'FLAURA2' 데이터를 공개한다.
FLAURA2 3상은 전이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3기(3B, 3C) 또는 4기 환자 1차 치료에 타그리소 단독 투여 요법과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 병용 시 효과를 비교한 연구다.
연구에는 568명(20개국, 150개 이상 기관)이 참여했다. 타그리소 80mg을 1일 1회 투여하며 항암화학요법으로 알림타(페메트렉시드) 500mg/m2(체표면적)와 시스플라틴 또는 카보플라틴(AUC5) 포함 요법을 3주 간격으로 4주기 병행한 후, 알림타 유지요법에 타그리소를 3주 마다 병용했다.
그 결과 올해 5월 FLAURA2 연구의 주요 1차 목표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을 개선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발표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타그리소와 항암요법 병용 시 EGFR 변이 환자들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현행 표준치료 여겨지는 타그리소 단독 투여와 비교해 최종적인 무진행 생존기간을 통계적이고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향상 시켰다는 결과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정확한 데이터를 밝히지 않았지만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시스플라틴, 카보플라틴) 병용 2상 연구인 'OPLA'에서 보인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31개월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결과는 FLAURA 연구에서 타그리소 단독 투여 시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18.9개월을 넘은 데이터이므로 의료진은 물론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
지난 5월 발표하지 않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 1차 투여 시 전체생존기간(OS) 평가를 계속해왔다. 이번 세계폐암학회에서 정확한 무진행 생존기간 데이터 공개와 전체생존기간 혜택을 공개할 예정이다.
최대 관심사는 타그리소 단독 투여 시 보인 FLAURA 연구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 38.6개월을 넘은 기록을 보일 수 있을지다.
▶번데기에서 나비로,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 결과는?
"개발된 치료제가 얼마나 효용성 있는지 가장 잘 확인하는 방법은 새로운 치료제와 표준치료제를 비교하는 3상을 진행하는 것이다. 새로운 치료제 사용 환자군과 표준치료 항암제를 사용하는 대조군을 대상으로 생존기간, 반응률 등 효과 차이를 확인한다.
작년 6월 폐암 전문가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교수와 가진 리브리반트 관련 인터뷰(우리가 기다린 엑손20 표적 신약 '리브리반트', 폐암 전문가는 왜 기대할까 )에서 기존 표준치료제와 신약의 비교 임상을 해야 하는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얀센은 오는 10월 스페인 마드리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타그리소와 동일한 치료 차수인 EGFR 변이 환자 1차 치료에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렉라자(레이저티닙)+백금기반 항암요법 병용을 연구한 'MARIPOSA'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
리브리반트는 엑손20삽입 표적치료제로 EGFR 엑손19 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유한양행 3세대 TKI 표적치료제인 렉라자와 타깃이 다르다. EGFR과 MET 수용체를 동시에 직접 표적하는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항암요법 병용 시 효과가 많은 기대를 받는 이유다.
이 연구는 기존 EGFR 표준치료제인 타그리소를 경쟁자로 설정했다. 신약인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과 1차 표준치료 타그리소 단독군을 비교함으로써 효용성을 평가하고, 뛰어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앞서 렉라자 단독요법 무진행 생존기간 20.6개월이 확인됐기 때문에 두 표적치료제 병용 시 전체생존기간이 얼마나 될지가 특히 기대를 모은다.
얀센 관계자는 "1000명 중 400명은 타그리소+항암요법 병용, 400명은 타그리소 단독, 200명은 레이저티닙 단독으로 임상을 하고 있다"며 "전체생존기간 혜택 부분에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는 EGFR 변이가 있는 환자의 1차 치료에 리브리반트+렉라자+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병용 시 전체생존기간 혜택을 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중간 분석 결과이지만 얀센과 유한양행 발표에서 핵심 연구다.
이 결과는 얀센은 물론 유한양행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렉라자가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지를 시험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유한양행 주요 임원들이 학회 현장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ARIPOSA 연구를 기대할 수 있는 앞선 연구는 'CHRYSALIS2'다. CHRYSALIS는 번데기, MARIPOSA는 나비라는 뜻이다. 번데기에서 나비로 진화하는 과정을 두 연구에서 볼 수 있다.
CHRYSALIS2 연구는 20명의 환자 대상으로 객관적반응률(ORR) 50%를 기록했다. 한 번 반응을 보인 경우 그 효과는 6개월 이상 지속됐다. 33.6개월 이상 장기추적 결과 무진행생존기간 비율은 85%였다. 2년 시점에서는 65%, 3년 시점에서 51%로 나타났다. 3년에 이르는 기간까지 환자들의 무진행생존기간을 이끌어 갔다는 결과다.
한편, 9월 세계폐암학회와 10월 유럽종양학회에서 발표되는 두 연구는 향후 EGFR 변이 1차 치료에서 표준치료요법을 타그리소 단독에서 표적치료제+항암화학요법 병용으로 바꿀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유한양행이 글로벌 시장에서 EGFR 변이 1차 표준치료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