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급여 최저가' 등재한다는 엔허투, 빠르면 이달 말에 암질심 논의

지난 3월 '재논의' 결정에 빠르게 보완 자료 제출 정부 건보재정 분담 통한 급여 기준 설정 의지 보여

2023-04-21     김민건 기자
엔허투

[팜뉴스=김민건 기자] HER2 표적치료제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위한 두 번째 시도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이르면 4월 말, 늦어도 5월 초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에서 '재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다이이찌산쿄는 지난 13일 심평원에 엔허투 급여 등재를 위한 보완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3월 심평원은 제2차 암질심을 열어 다이이찌산쿄가 신청한 엔허투 급여 기준을 심의했다. 급여 설정 대상 적응증은 ▲이전에 항 HER2 기반 요법을 투여 받은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 ▲이전에 항 HER2 치료를 포함해 2개 이상 요법을 투여 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이었다.

논의 끝에 암질심은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심평원은 "다이이찌산쿄로부터 임상 자료 또는 전문가 자문 등 급여 기준을 설정할 수 있는 추가 자료를 받아 심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과연 암질심에서 어떠한 이야기가 나왔을까. 의료·제약업계에 따르면 심의 당시 암질심에서는 임상 데이터와 관련한 이견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상 자료에 문제가 없었다면 암질심을 납득시킬 만한 또 다른 무언가가 필요했다는 이야기다.

그 열쇠는 지난 13일 다이이찌산쿄가 추가 제출한 자료에 있던 것으로 보인다. 팜뉴스 취재 결과 다이이찌산쿄가 심평원에 낸 보완 자료에는 현재 전세계 판매 중인 엔허투 약가 중 최저가를 제시했으며, 재정 분담을 위해 추가적인 RSA 부담을 지기로 하는 등 여러 제시안이 담겼다.

다이이찌산쿄로서는 급여 전략 변경이 쉽지 않음에도 한국 정부의 건보 재정 부담을 나누기로 한 것인데, 이 내용이 추가 자료 제출의 핵심으로 볼 수 있다.

해당 내용을 상세하게 확인하기 위해 다이이찌산쿄 관계자에게 질문했지만 "현재 암질심 보완 자료와 관련해 정확한 얘기를 할 수는 없다. 이해해 달라"는 답변을 받았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금도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생존을 위해 분초를 다투고 있다. 한 명의 환자라도 시간을 벌 수 있게 엔허투 급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해 암질심 통과에 긍정적인 시선을 가졌음을 알 수 있었다.

엔허투 재논의를 다룰 정확한 암질심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르면 4월 26일, 늦어도 5월 초로 예상된다. 다이이찌산쿄가 전세계 최저가 수준의 약가를 제시했다면 급여 기준 설정은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이달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도 '엔허투 건강보험 승인 촉구 청원'에 '계속 심사' 결정을 내리면서 "급여에 속도를 내달라"고 요구했다. 보건복지위가 급여 과정을 지속해서 주시하겠다는 메시지를 심평원에 준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한편, 다이이찌산쿄는 국내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 허가 근거가 된 DESTINY-Breast03(3상) 연구를 통해 현재 2차 치료 표준요법인 캐싸일라와 엔허투를 직접 비교(Head-to-Head)했다.

그 결과 1차 평가변수(독립적중앙맹검) mPFS에서 엔허투 28.8개월로 캐싸일라의 6.8개월 대비 22개월 연장 결과를 냈다. 2차 변수(연구자평가)도 엔허투 mPFS는 40.5개월, 캐싸일라 25.7개월로 격차가 있었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두 군 모두 도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