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및 중견제약사 3분기 실적, '몸집 키우기'는 대형사들에 안 밀린다

[제약·바이오사 2022년도 1~3분기 실적 분석] ② 영업실적 -下- 중소제약사 10곳 중 7곳은 전년 대비 '두자릿대' 성장률 기록 But 영업이익 감소 및 적자 전환 등 '수익성 악화'는 숙제

2022-11-17     김응민 기자

[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중소 및 중견 제약바이오사들의 올 3분기까지의 실적이 주요 대형 제약사들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제약사들 대부분이 전년 대비 매출액이 증가하며 '몸집 키우기'에 성공했고, 특히 10곳 중 7곳 가량은 두자릿대 성장률을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매출 증대와는 별개로 상당수의 기업들이 영업이익 감소나 적자로 전환됐고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도 있어 수익성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팜뉴스가 2022년도 1~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국내 중견 및 중소 상장 제약바이오사 48곳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늘어난 곳은 총 43곳으로 확인됐다. 중소형 제약사 5곳 중 4곳 이상이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외형 성장에 성공한 셈이다.

조사대상 48곳의 2022년도 3분기 누계 매출액은 2조 7886억원으로 전년 동기인 2021년 3분기 누계 2조 3545억원보다 18.4%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성장률만 보면 앞서 대형 제약사들보다 1.3%포인트 앞서는 셈이다.

다만, 수익성 측면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는 상태였다.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곳은 9곳이었고 아예 적자로 돌아서거나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영업이익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곳은 19곳에 달했다. 절반 조금 못 미치는 중소 제약사들이 여전히 적자의 늪에 빠져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 두자릿대 성장률 기록한 중소 제약사, 10곳 중 7곳에 달해

성장률 면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기업은 원료의약품 개발업체 KPX생명과학이었다. 회사는 정밀화학을 기반으로 생명과학 제품의 원료를 개발하고 글로벌 제약시장에 원료의약품과 핵심 중간체를 판매하고 있으며, 다국적제약사로부터 의약품 위탁생산(CMO)을 주력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KPX생명과학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174억원) 대비 84.0% 증가한 320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성장률이 조사대상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매출 증대는 회사의 내수 제품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T003M이라는 인조대리석 첨가제를 포함한 주요 품목들의 내수 판매가 올 3분기까지 18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재작년(2020년)에 41억원, 작년(2021년)에 84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다만, 수익성 지표는 부진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KPX생명과학의 2022년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20억원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작년보다 적자 폭이 줄긴 했으나, 영업적자를 지속하는 중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과 올해 모두 적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올 3분기 누계 당기순이익은 7억원 적자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성질환 의약품을 개발하는 코아스템도 외형 성장이 두드러졌다.

코아스템의 올 3분기 누계 매출액은 3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1억원보다 64.2% 증가했다. 이 같은 회사의 외형 성장은 CRO(임상시험수탁업체) 켐온을 합병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코아스템은 높은 연구개발비용 탓에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적자 폭이 큰 편이었다. 하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켐온을 인수하면서 외형 성장은 물론, 재무안정성까지 확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은 16억원 적자로 여전히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지만, 전년 동기인 73억원 영업적자와 비교하면 적자 폭을 크게 줄였고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회사 측은 재무적인 지표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며 올해 안에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외에도 높은 외형 성장률을 기록한 제약사들에는 이수앱지스(2022년 3분기 누계 매출액 320억원· 전년비 성장률 57.0%↑), 삼아제약(575억원·56.7%↑), 일성신약(441억원·49.4%↑), 에이치엘비제약(673억원·48.9%↑), 팜젠사이언스(1120억원·44.8%↑), 유바이오로직스(380억원·41.1%↑) 등이 있었다.

# 갈수록 팍팍해지네…수익성 악화에 '울상' 기업들도 다수

앞서의 외형 성장과는 대조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며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진 제약사들도 상당수 있었다.

먼저 이번 조사기업 48곳 중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적자는 면했으나, 지난해보다 줄어든 곳은 총 9곳으로 집계됐다.

감소 폭이 가장 컸던 기업은 한올바이오파마로 회사의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7억원이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2.2% 줄어들었다. 이외에도 옵투스제약(2022년 3분기 누계 영업이익 47억원·전년비 증감률 43.2%↓), 국전약품(33억원·36.0%↓), 엘앤씨바이오(64억원·27.6%↓), 에스텍파마(30억원·25.7%↓), 세운메디칼(93억원·21.8%↓)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이뿐만이 아니다. 에이치엘비제약셀루메드, 유유제약, 인트론바이오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흑자였으나 올해에는 아예 적자로 돌아섰고 특히 에이치엘비제약은 영업이익이 13억 흑자에서 41억 적자로 바뀌면서 내실 다지기에 실패했다.

또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중소제약사는 총 15곳에 달했다. 외형 성장면에서는 건실한 수치를 기록했으나 정작 수익성은 더욱 악화된 것이다.

전년부터 올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적자를 지속하는 기업에는 진원생명과학(-179억원→-233억원), 메디포스트(-35억원→-142억원), 동성제약(-26억원→-37억원), 에이프로젠제약(-25억원→-28억원) 등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