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약지도 의약사와 환자 안전벨트’

PPA 감기약사건 약사 사회적인 역할 재확인 꾸준하고 철저한 복약지도 약국경영 출발점 부작용 모니터링 등 정부정보전달체계 개선 필요

2004-08-20     유희정

[강남구약사회 이 준 총무위원장]



PPA함유 감기약으로 인해 급기야는 심창구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연일 신문과 TV에서는 ‘살인을 부르는 감기약’이라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이번 파문에 대한 대대적인 보도를 해나갔다.

하지만 PPA에 대한 문제는 갑자기 발생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이미 파악한 문제다. 4년전 미국에서 PPA에 대한 제재 조치가 있었던 그 당시에 언론들도 그 문제를 이미 기사화하고 있었다.

강남구약사회 이준 총무위원장이 스크랩해 가지고 있던 지난 2000년 11월 8일자 동아일보 등의 일간지 기사의 자료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준 위원장은 이번 기회가 의약품 슈퍼 판매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도 10년 정도 불식시킬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의약품에 대한 관심과 부작용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으려 할 것이고 이것은 약사들이 복약지도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약지도 강사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이준 위원장을 만나봤다.

꼼꼼한 복약지도 의약사·환자에 필요

“어느 날 미국인이 약국을 찾아왔습니다. 약에 대한 설명에 열심히 받아 적던 이 미국인은 한국에 온 이후에 약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약국은 처음이라는 말을 하더군요.”

약국에서 만나본 이 준 위원장은 처방전을 들고 오는 환자들에게 일일이 약에 대한 설명을 했다. 색깔이 분홍색은 무슨 약인지, 어디에 먹는 약인지, 졸릴 수도 있고 속이 쓰릴 수도 있다는 충고까지 처방약에 대한 설명이 꼼꼼했다. 꼼꼼한 복약지도는 의사들과 환자들, 약사 자신에게도 가장 필요하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지론이다.

의사들을 위해서는 처방이 잘못되었거나 실수를 했을 경우, 이에 대한 실수를 지적해 주는 역할을 약사가 해야 한다는 것.

처방 실수가 약국 당 1건 정도 발생되고 있지만 이런 실수는 복약지도를 하게 되면 집어낼 수 있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환자에게는 처방된 약을 잘 복용토록 하기 위한 것이다. 환자가 부작용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하고 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약사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약사 자신을 위해서는 약사도 실수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 잘못 조제 시 약을 변경하고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PPA함유 감기약 판금조치 된 후 의사 처방에 PPA 처방이 나왔어요. 그 의사는 PPA 판금조치를 모르고 있었던 거죠. 이런 의사의 실수를 약사가 복약지도를 통해 집어주어야 합니다.

만약 그냥 처방했다가 환자가 알아서 소송을 걸었을 경우에는 의사와 약사 모두 휘말리게 되는 거니까요.”

이 위원장은 약사들의 철저한 복약지도만이 의사와 약사들의 실수를 잡는 안전벨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약의 모양과 색깔부터 시작하라

이 위원장은 복약지도를 어려워하고 있는 약사는 환자의 증상보다는 약의 모양과 색깔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하라고 충고한다.

철저한 복약지도 훈련이 되지 않으면 점점 말하는 것이 어려워진다며 차라리 약국을 옮겨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후배 약사가 의약분업 후 약국운영이 어려워 폐업하고 약국을 이전하게 되었죠. 이전한 약국도 처방전이 적어 약국을 또 폐업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개국한 약국은 처방전이 많지 않았지만 복약지도와 상담에 충실하게 약국을 운영했더니 반대로 처방전이 더 많이 늘어나게 되는 상황을 보았습니다.”

이 위원장은 자신의 후배 약사 일화를 이야기하며 “환자들은 복약지도에 목말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들은 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을 생각보다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런 약에 대해 환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약사들이 할 일이라고 이 위원장은 설명한다.

그는 “대부분 약사들은 환자들이 처방약을 빨리 받아 가려 해 복약지도가 어렵다고 하지만 이것도 편견”이라고 말한다.

이 위원장은 처방전을 들고 온 환자가 한번에 10명에 이른 적도 있었다고 한다. 기다리면서 바쁘다고 투덜대도 막상 자신 차례가 되면 바빠서 그냥 약을 가지고 가지 않고 약에 대한 설명을 꼼꼼히 듣고 간다는 것이다. 환자들은 아무리 바빠도 자신이 복용하는 약에 대한 정보를 약사를 통해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또 약사 대부분이 복약지도를 하면 의사들이 싫어한다고 생각한다며 환자를 중심에 두는 약사들의 인식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PPA판금조치 전 약사회에 알렸어야

“처방전의 정점을 지났습니다. 앞으로 처방전에 의한 수입은 점점 줄어들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