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망 구축 못하면 모두 공멸”

중소 도매업체간 영업정책 공유만이 생존 방안 포로그램 활용 업체 영업비밀 등 철저히 보안 유지 전국 도매업소로 보급 포부아래 힘찬 재도전

2004-06-09     이상구

[약산약품 이성식 사장]



최근 의약품 도매업계의 불황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도매업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계속되는 불경기로 사업다각화 움직임이 대부분 주춤한 상태이다.

그러나 약산약품은 지난 97년부터 ‘중소도매의 영업정책 공유’를 목표로 꾸준히 도매업소와 약국 관리용 프로그램 ‘Win Ace+’개발과 보급에 주력해 관심을 모았다.

약산약품 이성식 사장을 만나 프로그램 개발 목적과 현황, 그리고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중소 도매업소 생존방안

“1,600여개의 도매업소가 영업하는 현실에서 중소 도매업소들은 앞으로 전국 판매망을 갖추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습니다. 이 같은 전국 판매망 구축을 위해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도매용 관리 프로그램입니다. 전국 도매업소들이 단일 시스템을 사용하면 영업정책과 경영 스타일 공유가 가능하다고 본 것입니다.”



애초에 이성식 사장이 추진했던 관리용 전산프로그램은 약국용이었다.

절친한 후배인 다산테크시스템의 곽장신 사장과 공동으로 2년여의 투자와 연구 끝에 99년 약국용 프로그램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약국용 관리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한 이유는 도매업소와 거래하는 약국들에게 프로그램을 보급해 약국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것이었다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주로 소사장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약국들에게 당시 가격경쟁력 이외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 대약국서비스는 전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도매전산 프로그램 개발

백제약품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는 등 도매업계 현실을 잘 아는 것이 프로그램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중소도매는 설 땅이 없었습니다. 도매업계 내에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약국부문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신념에서 전산프로그램 개발을 준비했습니다.”

당시 개발했던 프로그램을 메일 개념으로 쉽게 설명하면 받는 사람과 참조 등 모든 칸을 채우지 않아도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는 것이었다고 한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고 부산 지역의 모 업체와도 협력관계를 구축했다는 것이 이 사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주변 상황이 여의치 않아 99년 7월 2일자로 약국용 관리 프로그램 보급을 중단했다고 이 사장은 털어놓았다.

이처럼 사업을 외부 영향으로 포기한 후 주변 사람들이 약국용에 앞서 개발에 성공한 도매용 관리프로그램을 보급해보라는 권유에 그는 다시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의학정보박람회 등 여러 관련 전시회에도 참가해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도매용 프로그램은 도매업계의 나아갈 길을 생각하며 만들었기 때문에 주변의 사업 재개 권유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도매업소계를 돌며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보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장은 지난 2002년 말부터 서울과 경기, 인천의 신생 중소 도매업소들을 중심으로 보급에 다시 나섰다고 한다.

관리 프로그램의 특장점

그 당시에는 중소도매들의 한계를 향후 5~7년으로 봤지만 이제는 2007년 말까지 전국적인 판매망을 갖추지 못한다면 생존 가능성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이 사장의 주장이다.

“전국적인 판매망을 갖추려면 자본을 투자해 전국에 지점을 오픈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백제약품이나 지오영, 동원약품 등의 몇몇 업체들만 가능합니다. 현실적으로 중소도매들이 가능한 것은 영업정책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이같은 신념과 아이디어로 서울지역 도매업소들부터 공략에 나섰다고 이 사장은 회고했다. 그러나 서울지역 도매업소 대표들이 이 사장의 설명을 듣고 난색을 표시하는 부분이 있었다. 도매사장들은 바로 약품의 원가 등 도매업소의 영업비밀 노출을 염려했던 것이다.

“프로그램 특성상 타 도매업소의 영업비밀은 그 업소의 승인 없이는 절대로 알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전산과 프로그램에 밝지 못한 분들이 민감한 부분의 노출을 걱정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전산에 대한 이 사장의 해박한 지식과 설명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오해가 많이 해소돼 지금은 서울의 9개 도매업소를 포함, 전국적으로 56곳의 도매업소가 이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상당히 많지만 무엇보다도 도매업소 스스로 서버를 보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프로그램 서비스 업체가 서버를 관리하게 되면 계약기간 종료 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업소가 서버를 가지고 있으면 정보 누출 염려가 거의 없어지게 됩니다. 특히 서버와의 거리 감소로 인터넷대란 등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여러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약품의 매입과 매출, 재고관리, 유효기간, 출고지시서 등의 항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