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L-C 치료판 뒤흔든 '레파타' 3色 매력 비결

[명약만리] PCSK9억제제, 스타틴 최대 용량 조절 실패 해결사로 등장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진료 현장 만족, 아시안 효과 데이터 입증

2022-02-17     김민건 기자

[팜뉴스=김민건 기자] PCSK9억제제 '레파타(에볼로쿠맙)'가 이상지질혈증을 진료하는 일선 현장을 매혹시키고 있다.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 쓸 수 있는 치료제라서가 아니다. 빠르고 강력한 효과로 그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더해 아시안에서의 안전성, 5년에 이르는 장기데이터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매력을 지닌 레파타는 지난 2020년 1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ASCVD) 초고위험군까지 급여를 확대했다.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각광받았지만 단순 급여 확대가 아니었다. 레파타는 알짜였다. 기존 표준치료 대비 '더 낮고, 더 빠른' LDL-C(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로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을 가진 초고위험군 치료 판도를 바꾼 것이다.

레파타의 어떤 매력이 LDL-C 강하 치료제 시장을 흔들었을까. 팜뉴스는 16일 기존 스타틴 기반 약물 요법만으로 할 수 없었던 치료 목표에 도달, 진료 현장 가려움을 긁어준 레파타의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관리 비법을 들여다봤다. 

사진. 레파타주

▶조절되지 않는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스타틴에서 PCSK9억제제로

LDL-C는 혈액을 따라 돌며 콜레스테롤 등 지방을 운반한다. 장기에 쌓이는 콜레스테롤 양이 많으면 LDL-C 수치가 높다는 뜻이다. 높은 LDL-C는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의 주요 재발 위험 요인이다.

심혈관질환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심혈관질환은 전세계 사망원인 1위, 국내 2위다. 이 때문에 국내외 학회는 심혈관질환을 막기 위한 혈중 콜레스테롤 관리 핵심 지표로 'LDL-C'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국내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은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은 LDL-C 수치를 70mg/dL 미만 또는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시킬 것을 권하고 있다. 해외 가이드라인은 더 엄격한 기준을 내세우고 있다. 유럽심장학회‧유럽동맥경화학회는 초고위험군 LDL-C 치료 목표를 55mg/dL 미만인 동시에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시키도록 하고 있다.

그간 LDL-C 등 혈중 콜레스테롤 관리를 위한 노력이 없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스타틴(Statin) 제제를 표준요법으로 사용한 치료가 활발했다.

그러나, 최대 용량의 스타틴·에제티미브 등 병용요법에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급성 심근경색 환자 26.3%, 뇌졸중 환자 11.7%만이 혈중 콜레스테롤 관리에 성공한다. 

LDL-C가 조절되지 않는 미충족 수요가 있는 상황에 변화가 생긴 것은 새로운 기전의 PCSK9억제제가 출시되면서다. PCSK9억제제 중 레파타는 혈액 내 PCSK9 단백질을 표적해 LDL 수용체 분해 활성을 억제한다.

PCSK9은 LDL 수용체를 파괴해 혈중 LDL-C를 높이므로 지질 강하제인 레파타를 사용할 경우 핵심 요소인 PCSK9 단백질을 직접 억제함으로써 기존 스타틴 병용으로 조절되지 않은 경우에도 혈중 콜레스테롤 강하 효과를 보이는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진료 현장 매혹한 LDL-C 강하 효과...최단기간 재발 예방 데이터 입증

레파타의 강력한 LDL-C 수치 감소 효과는 전세계 49개 국가에서 참여한 ASCVD 환자 2만700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FOURIER' 3상에서 확인됐다. 

임상 참여 환자 대부분 기존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심혈관질환 재발 고위험군(심혈관 위험도가 높은 심근경색과 뇌졸중 환자)이었다. 세부적으로 전체 환자 94%가 기존 스타틴 요법으로 6개월 이상 치료받았으며 심근경색, 뇌졸중 경험 환자 비율은 각각 81.1%, 19.4%였다.

그 결과를 보면 레파타 투여군은 치료 목표인 LDL-C 70mg/dL 달성률 90%를 보였다. 특히, 이들의 LDL-C 수치 중앙값은 30mg/dL로 기저 시점에 측정한 92mg/dL 대비 약 60% 감소해 충분한 LDL-C 치료 달성을 보였다.

LDL-C를 관리해야 하는 이유인 심혈관계 위험 감소 효과 근거도 이번 연구에서 나타났다.

레파타의 심혈관계 감소 효과를 보면 기존 표준치료 요법 대비 ▲1차 복합평가변수(MACE+, 심혈관계 사건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불안정 협심증에 의한 입원 또는 관상동맥 재관류술)를 15% 감소시켰고 ▲2차 복합평가변수(MACE, 심혈관계 사건 사망,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는 20% 개선한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이러한 치료 효과가 추적관찰 중앙값 2.2년만에 확인됐다는 것인데 이는 ASCVD 재발 예방 효과를 연구한 지질저하제 중 최단 기간 데이터다.

▶글로벌 임상 하위분석으로 "국내 환자 효과 있을까" 우려 불식

레파타는 FOURIER 임상연구 하위분석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ASCVD 환자에서의 LDL-C 감소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내용을 보면 레파타의 LDL-C 감소 중앙값은 66.5%로 1차와 2차 복합평가변수를 각각 21%, 27% 개선했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국내 환자에게도 레파타가 유효한 치료 옵션임을 입증한 의미가 있다. 국내 의료진의 경우 글로벌 임상 데이터에 대한 아시아인과 비 아시아인에 효과가 다를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레파타는 이에 상관없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

아울러 레파타는 아주 낮은 LDL-C 수치에서도 안전성을 보인다. LDL-C 100mg/dL 미만 환자군 대비 20mg/dL 미만 환자군에서도 심근경색 발생을 41% 감소시킨 것이다. 이 데이터는 낮은 LDL-C 수치를 가진 환자의 안전성은 물론 더 높은 심혈관사건 발생 예방 효과를 입증한 셈이다.

또한, 아주 낮은 LDL-C 수치에서 용량 조절이 필요한 다른 PCSK9 억제제와 달리 레파타는 20mg/dL 보다 낮은 환자 그룹도 일관된 임상적 유용성과 안전성을 보였다. 유일하게 용량 조절이 불필요하다는 강점이 있다.

레파타는 투약 편의성도 가진다. 2주 1회 140mg 또는 월 1회 420mg로 용량이 고정돼 계속 조절할 필요가 없다.

▶PCSK9 억제제 중 최장인 5년의 안전성 프로파일

레파타는 PCSK9 억제제 중 최장 기간 일관된 LDL-C 강하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했다. 

5개의 임상 2상에 참여한 환자 1324명을 대상으로 장기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 'OSLER-1' 임상에서 기저 시점 대비 약 56% 감소한 LDL-C 수치를 5년간 유지했다.

5년 추적관찰 시점에서 레파타 치료군은 LDL-C 수치 중앙값이 기저 시점 140mg/dL에서 61mg/dL까지 낮아졌다. 이에 반해 이상반응 발생률은 위약군과 임상적으로 유사한 수준이었고 추적 기간 지속해서 낮아졌다.

암젠 관계자는 "레파타는 PCSK9 억제제 중 유일하게 연구기간  중화 항체가 발견되지 않은 치료제"라며 "장기간 치료를 지속해도 LDL-C 수치 감소 효과가 희석되지 않고 오랜 기간 유지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