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6년제,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

건보재정 해결방안 경제적 마인드로 접근해야 개국약사 지역 건강파수꾼으로 자리매김 선결과제

2004-05-27     유희정

[성대 약학대학 지옥표 교수]



대한약사회는 올해 상반기 중 약학대학 6년제를 매듭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약대 6년제는 현재 논의와 준비 과정을 거쳐 정부의 결단만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의사협회, 한의사협회 등 다른 직능단체들이 약대 6년제에 대해 제동을 걸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약대 6년제로 임상약학을 강화하는 것은 의사들의 직능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과 한약의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는 주장, 6년제가 되면 대학원 진학률이 떨어진다는 등 반대 의견이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의견에 대해 성균관대 약대 지옥표 교수(前 약사제도 개선 및 보건산업발전 특별위원회 부위원장)는 “약대 6년제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적자로 가는 건강보험재정을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한 큰 틀에서 고민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약대 6년제 문제는 이해당사자인 직능단체들 간에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장관의 정치적 결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대통령 직속의 약사발전특별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한약사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약대 6년제를 추진해왔던 성균관 약대의 지옥표 교수를 만나봤다.

외국 의사주변 직능강화 통해 보험재정 절감

“세계적인 보건정책 방향 흐름을 볼 때 약대 6년제에 대해 반대할 명분이 없습니다.”

지옥표 교수는 외국의 경우를 예로 들며 재정규모가 건강보험재정이 적자인지 흑자인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선진국은 이런 건강보험재정 규모를 줄이기 위해 예방차원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의사주변의 직능인 약사와 간호사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정부정책이 국가의 건강보험재정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각 직능들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이런 외국의 사례와 같이 국내도 정부가 만성적자인 건강보험재정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한 경제적 마인드에 역점을 두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지 교수의 주장이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보건산업을 어떻게 이끌어갈 지에 대한 전체적 그림을 그리며 일을 진행해 나가야 제도개선이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지 교수는 “건강보험재정을 위해 약사들의 직능을 강화하고 이를 위해서는 약대 6년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정부의 의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안에 연연해 단지 문제를 무마시키려고만 하는 정부의 철학과 마인드 부족이 문제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정책결정은 어렵다. 이해 당자사들간에 해결하도록 정부는 뒷짐만 질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틀에서 이해 당사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입니다.”

이해관계가 얽힌 각 단체들에게 의료보험재정 문제와 수가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할 지 각 단체에 해결책 제시를 요구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약대 6년제 문제는 이미 당위성이 인정된 상태이며 김화중 보건복지부장관의 정치적 결단만이 남아있다는 지 교수의 주장이다.

약대 6년제 후 학교별 특성화 필요

“졸업하니 학교에서 배운 것이 소용없었다.” 지 교수가 사은회 등의 행사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졸업생들에게 듣는 하소연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 때문에 복약지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약대 6년제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지 교수는 설명한다.

공과대학이나 약대는 응용과학학문임에도 주로 이론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져 실무교육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교육개혁의 과제 중 대학교육에서 반드시 개혁돼야 할 부분으로 정부에서도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약대는 폐쇄적인 분야라서 스스로 역량강화를 이뤄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는 지 교수의 주장이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약대 6년제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연장된 2년 동안 임상약학을 강화하는 실무교육이 추진돼야 한다는 것.

지 교수는 “모든 약대가 동일하게 교과목을 배치할 필요는 없다”며 “각 학교의 형편에 맞는 특성화를 이루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이미 약대 교수들간의 자기교과목과 현행 과목학점을 늘리지 않기로 다짐했다”고 밝히고 6년제가 되면 각 대학별 특성에 맞게 교과목을 배치하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약대 교수들은 서울대나 이화여대 등 몇몇 대학을 제외하고 5-6명의 교수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열악한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학제가 2년이 연장돼도 모든 약대가 동일하게 운영될 필요가 없고 각 학교의 형편에 따라 특성화시켜야 한다는 지 교수의 설명이다.

학교 특성에 맞게 임상을 강화하거나 사회약학을 강화하는 등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