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컬럼]서울아산병원 의약품 低價구매방식
현행 유통체제로선 納得할 수 없다
실거래가상환제를 운영하고 있는 현행 의약품 유통체제속에서 대형 사립병원들이 공개경쟁입찰방법까지 동원해 저가로 의약품을 구매하려는 의도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예전의 고시가상환제도에서는 의료기관들이 구매가격과 무관하게 고시가대로 청구했기 때문에 싸게 사면 살수록 많은 약가마진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실거래가상환제가 도입되면서 구입가격대로 청구토록 해 메이커와 도매업소, 도매업소와 의료기관이 별도의 이면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한 약가마진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대형 종합병원의 경우 저가구매가 구매예산을 줄이는데 다소 기여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병원의 수익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국공립의료기관이야 예산규모를 축소한다는 차원에서 입찰을 통한 저가구매를 유도할 수 있지만 사립의료기관은 의미가 다르지 않는가.
그 동안 모든 의약품에 대해 기준약가로 구입하던 서울아산병원이 33개 도매업소를 지정해 이들이 제출한 의약품 견적서를 기준으로 도매업소를 선정키로 한 점은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병원측은 저가 구매라는 정부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투명한 도매업소 선정 및 환자들에게 저가로 우수 의약품을 공급하겠다는 취지아래 구매방식을 대 전환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업계는 의약품을 싸게 구매하기 위한 목적이라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약협 회장단 등이 서울아산병원방문에 이 같은 구매방식에 항의하고 기존의 방법으로 의약품을 구매토록 주문해 병원이 한발 물러섰다는 이야기가 흘러나고 있으나 아직은 병원의 속내를 알 수 없다.
진정으로 대형 의료기관들이 환자들에게 저가로 우수 의약품을 공급하고 정부의 보험재정을 절감시키겠다는 취지가 있다면 공개입찰에 가세할 것이 아니라 고가 위주의 의약품 채택에서 저가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동일 성분의 의약품중 오리지널과 제네릭 의약품간에 많게는 몇 배 차이를 보이는 의약품이 수두룩하며 저가 국산 의약품으로도 치료가 가능한 환자들에게 고가 신약을 처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같이 잘못된 처방관행부터 개선해야 하며 병원측에서도 국산 저가 의약품으로 제품 코드부터 교채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의약분업이 전면 시행된 후 의료기관에서 외자계 제약사들의 고가 신약 처방이 기하급수로 증가하고 국산 제네릭 시장이 감소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난 2년간 고가 오리지널 신약을 처방받아야만 하는 환자수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결국 의료진들이 원외처방 증가로 약가마진이 감소하자 고가처방을 남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병원이나 의료진들이 환자들에게 저가로 적절한 의약품을 제공하겠다는 서비스정신이 남아있다면 덤핑 구매를 유도하기에 앞서 품목부터 국산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보건복지부 역시 실거래가상환제 준수를 강요하면서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의료기관에 저가로 의약품을 구매토록하는 이중적인 정책을 전개해서는 안 된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보험재정절감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국립의료기관에 제네릭 의약품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이를 추진하듯이 보건복지부도 납득할 수 있는 정책을 펴야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실거래가상환제 아래서 저가 구매가 과연 병원경영에 어떠한 의미를 주는지 깊이 생각해보고 여타 의료기관에 미칠 파급효과를 감안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최종적인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