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Ⅱ] 약국불황 탈출구

경영기법-복약지도

2002-04-30     팜뉴스
신현택 교수

숙명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성급한 분업 허술한 복약지도 원인

맞춤 서비스 차원 표준안 마련 긴요

약사 직능 재건에 중요한 역할


의약분업이 외형적으로 정착단계에 접어들며 최근 약국에서의 복약지도가 의약계는 물론, 언론계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일부 공영방송사에서는 약국에서의 복약지도 현황을 취재하여 그 부실성을 크게 부각시킨 바가 있으며 점차 여론화로 이어지고 있다.

왜 새삼 복약지도가 중요한 사안으로 등장하고 있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일반 시민들이 느끼는 의약분업의 체감효과는 이제 약사의 복약지도에서 기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의약분업제도의 뚜렷한 목적과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제도시행 이후 그 구체적 효과가 여론화되지 못함에 따라 의약분업 논리는 점차 퇴색되어가고 있으며 거동이 불편한 많은 환자 및 의사단체의 끝없는 저항과 건강보험재정의 악화는 의약분업의 당위성마저 위협하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서 분업

우리 나라의 경우, 의약분업제도는 전혀 준비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작되었음을 우리 모두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무엇보다도 사람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새삼 깨달아야 한다.

의약분업의 조기정착에 많은 장애를 준 사람은 의사들이다. 오랜 관행속에 익숙해진 처방전의 발행방식을 바꾸자니 자연 불편함과 저항감이 생겼을 것이다. 즉, 의약분업에 대한 왜곡된 자세와 마음가짐이 의약분업에 장애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장애는 마음만 고쳐 먹으면 하루 아침에 해결될 일이다.

그렇다면 약사들은 어떠한가?

약사들 대부분은 마음가짐은 물론 능력면에서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약분업을 맞이하게 되었다. 역설적인 말이지만 의약분업의 최대 장애중의 하나가 약사자신이 되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가장 많은 고통을 감수해 온 사람들은 약사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가장 철저히 준비해야 했을 당사자들이 제대로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약사가 분업효과 극대화

의약분업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사람은 바로 약사들이다.

약물사용과정상 약사들은 의사와의 전문적 교류를 통해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여 올바른 처방을 유도해야 하고 처방전이 발행되었으면 그 적정성을 평가하고 환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치료가 이루어지도록 제 몫을 다해야 한다. 의약분업의 시행 이후 의사들과는 다르게 대부분 약사들은 의약분업을 올바르게 정착시키려는 자세나 마음가짐은 가진 것 같다.

그러나 의약분업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고자 하는 약사들의 노력과 능력은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어느 나라건 의약분업제도의 시행은 약사들의 처방 평가능력과 복약지도를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경우 이러한 효과를 내기 위한 약사들의 평균적 업무수행능력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나라 사회가 요구하는 약사들의 역할은 의약분업의 효과를 가시화시켜 일반대중의 지지기반을 확충, 새로 시작된 의약제도를 본 궤도로 진입시키는 데 앞장서는 것이며 더 나아가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합리적 약물요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임상약학적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의사가 발행한 처방이 적정한가를 평가하는 처방감사업무와 환자상담을 통한 수준 높은 복약지도업무이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업무가 각 약국에서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대답은 확실히 "그렇지 않다."이다.

복약지도의 걸림돌

복약지도의 목적은 복약 순응도의 향상에 있다. 단순히 친절한 말을 늘어놓거나 복용방법을 단순한 말로만 가르치는 정도로 그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다. 환자상담을 통해 환자가 알지 못하는 바를 파악, 약을 잘 복용하도록 맞춤서비스 차원의 복약지도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약사 양성과정을 감안할 때 현재의 약사들이 이러한 능력을 발휘하기에는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 가장 큰 결함은 의사와 약물치료에 대해 터놓고 상담할 수 있는 수준의 전문교육, 즉 임상약학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며 다음은 의약분업하에 질 높은 투약서비스와 복약지도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업무수련, 즉 인턴수련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연 법적으로 요구되는 처방감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뿐 아니라 복약지도 또한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의약분업하에서 당연히 기대되던 약사들의 역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약사직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어가고 있고 또한 의약분업의 재검토라는 억지 주장까지 등장하고 있으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