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 제약사 임의 제조 사건 최초 제보자?...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식약처 조사 이후... 어느 순간 잠잠해졌다” ‘4년간’ 임의제조 아닌 10년 이상 행해졌는데 식약처는 ‘솜방망이’
[팜뉴스=최선재 기자] 팜뉴스가 보도한 ‘A 제약사 제네릭 임의 제조 사태’가 업계를 중심으로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A 제약사가 도대체 어디냐”라는 풍문이 파다했다. 심지어 식약처가 추가로 의약품 임의제조 사건을 검찰 송치하면서 업계 분위기가 더욱 뒤숭숭하다.
17일 팜뉴스 취재진은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이메일의 수신인은 “약으로 장난치는 A 제약사는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자신을 ‘A 제약사 임의제조 사건’ 의 최초 제보자로 소개했다. 그를 인터뷰한 내용을 단독 공개한다.
# 팜뉴스 측에 해당 사건을 다시 제보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가.
제가 제보한 이후에도 변한 것이 없는 듯하다. 대표이사는 사과 한마디조차 없었다. 식약처가 솜방망이 행정처분을 때리고 그 이후에도 너무 조용했다. 최근 A 제약사가 검찰 송치된 팜뉴스 보도 이후 지인들에게 수많은 연락을 받았다. 한 번 더 얘기가 나오면 좋겠다고 판단했다.
팜뉴스 <‘역대급’ 의약품 임의제조 상습범? ‘A 제약사’는 어딜까> ,<식약처는 왜 ‘A 제약사’ 이름을 공개하지 않을까> 보도 참고
# 식약처는 이번 사건의 당사자를 ‘A 제약사’로 칭했는데 실제로 ‘C 제약사’로 확신했다. 그 이유는.
고혈압과 당뇨병 치료제를 중심으로 약사법 위반행위를 저질렀다는 내용을 듣고 C 제약사로 직감했다. 검찰 송치된 생산 본부장이 누구인지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식약처가 광범위한 조사를 시작 이후 어느 순간 너무 잠잠해졌다. 사건이 더욱 커질 줄 알았는데 너무 이상했다.
#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A 제약사가 임의제조, 허위기록서 작성 등으로 적발된 품목은 자사 7개, 수탁 제조 28개로 총 35개다. 무려 4년간 행해졌는데 사실인가.
제보 이후 추가 조사 또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몇 개 의약품이 추가된 듯하다. 하지만 4년의 기간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신들끼리 입을 맞췄는지, 식약처에서 그 정도만 잡아서 끝낸 건인지를 모르겠다. 10년 이상 임의제조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 독자와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GMP 위반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임의제조’, ‘제조기록서 허위 작성’ 같은 키워드를 입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네릭 의약품 임의제조가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가.
쉽게 얘기하면, 식약처 허가를 받은 대로 약을 만들지 않았다는 얘기다. 고혈압, 당뇨병 치료제는 국민 입속으로 들어가는 약이다. 더구나 허가를 받지 않고 원료를 바꿔치기 하고 임의로 넣어 생산하면 약사법 위반 범죄다. 미국이라면 공장 폐쇄를 하고 바로 문을 닫아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행정처분 몇 개월 때리고 그냥 넘어간다.
# A 제약사에서는 어떤 식으로 임의제조를 지시했나.
수년 동안 자꾸 불법적인 일을 시켰다. ‘탑다운’ 방식으로 현장 직원들한테 내려오는데 예를 들어 원료 100g을 넣었을 때 제네릭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200g도 넣어보고 300g도 넣는 방식이다. 불법행위가 명백한 것을 알면서도 윗선에서 지시하면 아랫사람 입장에서 할 수밖에 없었다.
# 식약처가 점검을 나오면 어떻게 대응하는가.
식약처가 불시에 점검을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정기로 나오면 한 달 전부터 서류를 준비한다. 서류를 조작해 걸리지 않을 정도로 깊숙이 은폐하면 넘어갈 수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의약품 임의 제조 사태’ 이후 ‘C 제약사’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의문이다. 어떻게 이런 범죄 행위에 대해 판매 중단과 회수 처분을 때리는 것으로 끝냈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먹는 약을 엉터리로 만들고 있다면 마음 속에서 분노가 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