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로 인한 환자감소까지 제약사들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매출실적 감소에 대한 시름과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가뜩이나 안 좋은 경기상황과 약가 인하 등 약업계의 어려움으로 인해 상당수 제약회사가 부서별 예산까지 대폭 삭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초대형 악재는 올 한해 제약·바이오산업 전반에 걸쳐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상당수 제약회사의 영업과 마케팅의 경우 컴플라이언스 이슈를 인식해 업무에 필요한 예산이 거의 삭감돼 어느 해보다 힘든 영업환경이 예상되는 반면, 목표 매출은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야말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분위기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국내·외 제약사들은 영업사원들에게 병원 방문을 자제하고, 회사 내부의 회식을 비롯한 단체 모임 활동을 금지하는 등의 공문을 전국 지점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에서 2015년 5월20일 최초 환자가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때와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지만 현재 어려운 우리나라 경기상황과 약가인하 압박을 감안할 때 메르스 때와는 달리 실제 매출실적 감소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내 상위 A제약사 영업부 팀장은 “과거 메르스 사태가 벌어졌을 당시도 종합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었다.”며 “하지만 우려했던 것과 달리 회사 매출에는 크게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사실 2015년 메르스 사태는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 유행했던 것으로 2002년 사스 사태가 글로벌 불황과 함께 9개월 이상을 끌면서 국내 경기에 직접적 타격을 준 반면, 메르스는 국내에서 3개월 만에 그 진행이 종료됨으로써 상대적 타격이 덜 했고, 이후 의약품 수요가 늘었기 때문에 회복이 가능했던 셈이다. 반면, 최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 사태처럼 전 세계적 확산 위험이 있으며 국내와 인접한 중국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메르스 사태 때와는 다르게 실적 감소의 우려가 깊어지게 된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분당 지역 종합병원을 담당하는 국내 상위 B제약사 직원은 “분당 쪽 거래처에 확진 환자가 2명이 있어서 그런지 다른 지역에 비해 분위기가 더 경직된 느낌이다”며 “다국적 제약사들은 아예 병원 출입을 하지 말라는 회사의 지시를 받고 그대로 시행을 하는 반면, 국내사 직원들은 담당자 재량에 따라 의사들을 만나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 직원은 “이번 사태로 병원에 환자가 감소하고 있고 얼마나 이 사태가 지속할지 알 수 없지만 빨리 사태가 진정되기만 바랄 뿐이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선생님들을 만나 제품을 소개하는 것도 민망하고 무엇보다 매출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국내 상위 C제약사 영업부 임원은 “전문의약품의 경우 단기적으로 매출이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메르스 때와는 달리 올해 전체매출실적에 관한 결과를 예측하기에는 전방위적으로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있어 보인다.”며 “힘들 때일수록 정도를 걷는 영업을 더욱 몸에 체질화시켜 다 함께 이 어려움을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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