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온 펭귄’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펭수가 등장한 건기식 유튜브 광고가 ‘대박’을 터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펭수가 중대형 건기식 업체들에게 시장 규모 확대를 위한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들리고 있다. 펭수가 ‘건기식 맞춤형 캐릭터’란 이유에서다.

펭수는 EBS 연습생 신분으로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에서 활동 중인 유튜버다. 지난해 3월 개설된 유튜브 자이언트 펭TV의 구독자 수는 10월 중순 20만 명에서 1월 2일 현재 161만명이다. 펭수의 인사말인 ‘펭-하(펭수 하이)’가 2030 세대의 ‘인사말’로 자리잡은 배경이다.

펭수는 광고계의 ‘슈퍼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펭수가 오디션 형식으로 참여한 ‘천문 : 하늘에 묻는다’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는 약 390만건을 기록했다. 침대 브랜드 ‘시몬스’의 ‘펭수 크리스마스 캐롤’ 뮤직비디오 역시 100만건을 넘겼다. 의류 브랜드 ‘스파오’가 유튜브 영상을 통해 공개한 '펭수 파자마'는 출시 10분 만에 완판됐다.

펭수 광고 영상의 특징은 PPL(간접광고) 요소가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펭수 캐릭터 자체가 지닌 힘이 있다”며 “현장에서 보이는 순발력이 대단하고 춤 랩 등 다양한 장기도 능수능란하게 보여준다. 일단 캐릭터가 재미있다. 유튜브 시청자들이 ‘건너뛰기’를 누르지 않고 광고영상을 끝까지 시청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사실은 최근 펭수가 출연한 건강기능식품 광고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

지난해 12월 19일 ‘뿡뿡이 선배님의 방귀교실(feat. 아무도 몰랐던 선배님의 과거)’ 영상이 ‘자이언트 펭TV’에 올라왔다. 영상에서 펭수는 “어제, 불참치를 먹어서 그런가’라고 중얼거리며 연신 방귀를 뀌어댄다. 그러면서도 펭수는 ‘밥먹으러 갑시다’라며 혼잣말을 한 뒤 장면이 전환된다. 종근당건강의 유산균 건강기능식품인 ‘락토핏’이 클로즈업되면서 EBS의 또 다른 캐릭터인 ‘방귀대장’ 뿡뿡이가 등장한다.

 

펭수의 장 건강을 염려한 뿡뿡이는 결국 요가 운동 등 ‘장 트러블’을 방지할 수 있는 갖가지 방법을 가르쳐준다. 운동을 마친 이후 뿡뿡이와 펭수는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는 이유로 락토핏 병으로 온몸을 마사지한다. 펭수가 운동을 포기하자, 뿡뿡이는 ‘1등 유산균을 꼭 먹어줘야 한다’며 산더미처럼 쌓인 락토핏을 가져온다.

영상에서 종근당 건강의 락토핏 PPL은 은근한 방식으로 수차례 노출된다. 일반적인 PPL 기법을 따르고 있지만 오히려 시청자들은 락토핏 영상에 열광하고 있다.

한 시청자는 “이것은 광고가 아니라 세뇌다. 종근당 제품을 사고 싶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다른 시청자도 “영상을 보고 수납장에 잠자고 있던 락토핏을 바로 꺼내 먹었다. 이제 매일 챙겨 먹겠다”고 덧붙였다.

영상의 조회수는 약 83만 건을 돌파했다. ‘펭수가 선택한 건기식’이라는 이미지가 대중에게 어필하면서 광고 효과가 극대화된 것.

종근당 관계자는 “원래 뿡뿡이라는 EBS 캐릭터와 광고계약을 맺고 있었다”며 “펭수가 지금처럼 인기가 많지 않을 때 EBS에서 펭수 광고를 의뢰했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캐릭터가 될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튜브 댓글과 조회수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락토핏 이미지 구축에 긍정적인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매출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종근당이 건기식 시장에서 ‘펭수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KGC인삼공사도 최근 펭수를 건강기능식품인 정관장의 광고모델로 내세웠다. 지난달 23일 올라온 “[충격] 펭수가 울었다. 도대체 무슨일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는 펭수가 남극에 두고온 자신의 부모 사진을 쳐다보면서 ‘엄마’를 목놓아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펭수의 매니저인 EBS의 박재영 피디는 펭수를 위로하기 위해 정관장과 항공권을 주며 제기차기, 씨름 등 각종 명절 대회 참가를 제안한다.

 

광고 영상의 압권은 대회에 참가한 펭수가 우여곡절 끝에 우승하는 장면.

대회가 끝난 이후 펭수의 한손에는 정관장 홍삼 세트, 다른 손엔 항공권이 들려있다. 영상엔 펭수가 정관장을 먹고 대회에서 우승해 결국 부모를 만나 정관장을 선물하는 장면을 연상할 수 있는 ‘킬포’가 곳곳에 있다.

영상의 조회수는 약 220만건, 그야말로 ‘초대박’을 쳤다. 한 시청자는 “정관장과 폥수가 인연을 맺은 것은 큰 행운이다. 설 부모님 선물은 펭수 때문에 정관장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른 시청자도 “정관장이 눈치를 엄청 빨리 챙겼다. 우리 팽수를 낚아챘다. 광고가 대박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티저 광고의 느낌으로 제작했다”며 “전체 원본은 오늘(3일) 공개될 예정이기 때문에 촬영 계기를 공개하기는 어렵다. 다만 긍정적인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건기식 업체들이 ‘펭수’ 광고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뭘까.

약업계 관계자는 “펭수는 어린이들을 겨냥한 공영방송의 캐릭터”라며 “지나치게 상업적인 광고를 찍지 않는 이유다. 순수한 이미지가 유산균, 홍삼 등 전국민이 공감 가능한 건강기능식품의 콘텐츠와 결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진단했다. 펭수가 ‘건기식 맞춤형’ 캐릭터이기 때문에 상당한 광고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인 것.

펭수를 통한 광고 마케팅 전략이 중대형 건기식 업체들의 인지도와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예측도 들린다.

다른 약업계 관계자는 “락토핏의 연매출만 2000억원”이라며 “일반 제약사들이 약을 만들어 1000억대 매출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임상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장벽도 높다. 하지만 유산균, 홍삼 등 건기식은 허들이 낮기 때문에 진입이 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기식은 매력이 넘치는 ‘캐시카우’다”며 “중대형 건기식 업체들이 펭수를 통해 제품을 홍보한다면 상당한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다. 펭수 섭외 자체가 중대형 건기식 업체들의 시장 규모 확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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