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출신 의원들이 앞다투어 총선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김순례 한국당 최고위원을 향해서도 여의도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기 분당을에 출사표를 던진 김순례 의원이 다시 금배지를 획득할 수 있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분당을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 강한 곳이다. 김순례 의원이 당내 경선을 통과한다면 재선에 성공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난무하고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변수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김순례 의원은 경자년 ‘금배지’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팜뉴스가 김순례 의원의 생환 가능성을 예측했다.

지역구 의원들은 총선 이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의정 활동을 시작한다. ‘총성 없는 전쟁’이 난무하는 선거판에서 승리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비례 대표 의원들은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개인기’가 아닌 정당의 득표에 따라 원내에 입성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의정 활동 내내 이어진다는 점이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의정활동에 두각을 나타내지만 주목을 받지 못한다. 총선이 끝난 이후 이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가는 이유다. 지역구 프리미엄이 없기 때문에 선거가 임박한 순간, 출마 지역 선택에도 골머리를 앓는다.

약사 출신 의원들도 다르지 않다. 비례대표 순번에 따라 ‘금배지’를 달지만 낮은 인지도 때문에 차기 총선에서 낙마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례대표이자 약사 출신 의원들에게 재선이 쉽지 않은 까닭이다.

그렇다면 김순례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의원)의 ‘미래’는 어떨까.

김순례 의원이 도전장을 내민 지역은 ‘분당을’이다.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말이 있듯이 과거부터 중산층이 많아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짙은 곳이다. 16~18대 총선에서 임태희 한경대 총장(이명박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내리 3선을 할 정도로 한국당에게 유리한 지역이란 뜻이다.

분당을 지역 사정에 밝은 한 정치권 인사는 “김순례 의원이 무난히 당내 경선을 통과한다면 금배지를 거머쥘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분당 인구 구성의 성격이 바뀌었다. IMF 이전에는 30~40대 회사원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판사 약사 등 전문직들이 살고 있다. 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보수화가 극심해졌다”고 밝혔다.

김순례 의원은 ‘성남우먼’으로 불릴 만큼 분당을과 인연이 깊다. 그는 1970년대 후반 청계천 철거민들의 강제 이주지였던 광주대단지 시절부터 지금의 성남으로 ‘상전벽해’할 때까지, 무려 37년간 약국을 운영했다.

성남시약사회 회장, 성남시의원, 대한약사회 부회장 등 주요 직책들을 거치면서 분당을의 ‘마당발’로 활동해왔다. 김순례 의원이 보수층이 밀집한 분당을 지역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중 공략한다면 충분히 재선이 가능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하지만 ‘리스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총선을 위한 한국당 당내 경선이 김순례 의원에게 ‘돌발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지난 1월 당협위원장 선출을 위해 ‘파격’ 오디션을 진행했다. 토론배틀, 정견 발표 등의 형식으로 음악방송 Mnet의 ‘슈퍼스타 K’ 형식으로 유튜브 공개 오디션을 진행한 것. 오디션 장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 시민들로 구성된 평가단 50여명도 자리를 잡았다.

심사위원단 점수 60%, 평가단 현장투표 4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결과가 결정됐다. ‘밀실공천’이라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취지였다. 당시 3040세대 정치신인들이 화려한 언변으로 현역의원 등 기성 정치인을 꺾는 파란이 일어났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김순례 의원이 한국당 오디션에 일격을 당했다는 사실이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강남구협의회 청년위원장을 지낸 김민수(41)씨가 약사 출신 국회의원인 김순례 의원을 꺾은 것.

김민수 위원장은 ‘북한 핵 문제’를 주제로 열린 토론배틀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그 이후의 경제교류란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국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는 지도자 변수를 생각해야 한다. 미국 대통령은 오바마가 아니다. 그것을 생각해야 실질적으로 국민의 안 전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칠 수 있다”며 차분히 논리를 펼쳤다.

하지만 김순례 의원은 “북한과 중국이 손을 잡고 있다. 대륙세력이라는 오만함으로 우리를 하대하고 있다”며 “여기에 문재인 정권은 놀아나고 있다. 국민들이 이점을 인지하고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소 감정적인 태도로 북핵 문제에 대한 현 정부의 실정을 꼬집은 것이다. 결국 심사위원단과 시민평가단은 김민수 위원장을 분당을의 당협위원장으로 선택했다.

중요한 사실은 이번 한국당의 당내 경선에서도 색다른 형식의 당내 경선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이다. 김순례 의원의 ‘현역 프리미엄’이 무색지면서 당내 경선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여의도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이다.

또 다른 변수는 임태희 한경대 총장의 출마 여부다. 20대 총선 때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50,661표(39.85%)를 득표하면서 39,367표를 얻은 한국당 전하진 후보(30.96%)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보수 텃밭’에 민주당 깃발을 꽂은 것.

 

임태희 한경대학교 총장(좌),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우)

흥미로운 사실은 ‘임전무퇴’가 김병욱 의원의 당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친이계 공천 학살’에 반발한 임태희 후보(18.81%)가 무려 23,921를 득표하면서 보수 진영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 임태희 후보와 전하진 후보가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험지 중에 험지인 ‘분당을’ 지역은 고스란히 민주당에게 내줬다. 실제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임태희 총장의 ‘분당을 출마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순례 의원을 향한 암울한 전망이 드리우고 있는 까닭이다. 앞서의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이 전략공천을 하거나 파격적인 방식의 당내 오디션을 하지 않는다면 체급상 김순례 의원은 김민수 위원장을 무난히 이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관건은 본선이다. 친이계의 상징적인 인물인 임태희 총장이 나서면 한국당이 필패할 수 있다. 그렇다면 김순례 의원의 금배지 달성은 그야말로 ‘험난한 과정’의 연속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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