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NK세포 치료제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은 대형 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연구에 매진 중이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말기 암 환자들이 일본원정을 떠날 정도로, NK세포 치료제에 대한 수요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까닭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통과된 첨생법에 대한 기대감도 엿보이고 있다.

NK세포(Natural Killer Cell, 자연살해세포)는 T세포 및 B세포와 함께 림프구를 구성하는 면역세포들 중 하나다. 암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직접 살상하는 능력을 가진 선천 면역세포다.

국내 학계에서는 NK세포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김헌식 교수는 ‘자연살해세포와 항암면역치료 연구 동향’을 통해 “자연살해세포는 세포살해활성을 특징으로 하는 선천 림프구 세포로써 암세포를 인지하면 다른 활성화 과정 없이 이를 즉각적으로 제거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연살해세포는 생체 내 암 발생을 억제하는 최전선의 핵심면역세포다”며 “항원특이적인 수용체를 가진 T세포, B세포와 달리, 다양한 선천면역 수용체를 세포표면에 발현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통해 정상 세포와 암세포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NK세포 치료제 시장이 매년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는 배경이다.

첨단바이오의약품 산업백서에 의하면 NK세포 등 전 세계 세포치료제 시장규모는 2015년 40억달러에서 올해 75억달러로 급증했다. 시장조사 업체인 Allied Market Research (AMR)에서도 NK세포 기반의 면역항암제 시장이 2018년 약 15억달러에서 2026년 약 38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약강국’인 미국은 이미 들썩이기 시작했다. 대형 바이오 기업인 페이트 테라퓨틱스는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NK세포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난트퀘스트 역시 NK세포를 이용해 암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내 업체들도 NK세포 치료제를 향해 눈길을 돌리고 있다. GC녹십자랩셀은 국내에서 항암 동종 NK세포 치료제인 ‘MG4101’의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MG4101은 종양 치료를 목적으로 정상인의 말초혈액에서 자연살해세포를 분리 및 증식 배양한 세포치료제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백신과 혈액제제를 50년 넘게 개발해왔기 때문에 면역학과 혈액학 쪽에 연구역량들이 많이 축적됐다”며 “CAR-T 등 세포치료제는 여러 종류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NK세포가 상업화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이유”라고 밝혔다.

NK세포 치료제에 대한 국내 암 환자들의 수요도 꾸준하다. 암 환우 카페에서는 NK세포 치료제에 대한 문의가 매일 쏟아진다. 암 환자 카페의 한 회원은 “가족 중에 암 환자가 있는데 최근 담즙배액관 시술을 받았다”며 “일본에서 NK세포 치료를 받고 싶다. 비행 일정 등에 대한 조언을 달라”고 했다.

또 다른 회원은 “NK세포 치료가 일본에서 시술하는 방식이라 걱정이 많이 된다”며 “만약 효과가 있다면 시술을 진행할 의사가 있다. 관련 정보를 계속 찾는 중이다”고 토로했다. 국내엔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많은 암 환자들이 치료가 가능한 일본 원정 치료를 수소문하고 있는 것.

때문에 업계에서는 NK세포 치료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항암제 신약 개발의 흐름이 면역세포치료제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게다가 NK세포 치료제는 아직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사례가 없다.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시장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NK세포 치료제의 ‘잠재성’이 무궁무진한 단계이기 때문에 제약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이란 예측이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첨생법’도 이같은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 넣을 전망이다.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첨생법)’은 첨단재생의료의 안전성 확보 및 기술 혁신과 실용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법안이다.

첨생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면, NK세포 치료제 등 재생의료에 대한 심사기준이 완화될 전망이다. 맞춤형 심사, 우선 심사, 조건부 허가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첨생법이 적용된다면 조건부로 임상 3상을 진행할 수 있다”며 “NK세포 치료제에 대한 상용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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