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 되면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인해 병원이 북적거린다. 건강검진을 할 시기가 되면 자연스레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성대 건강’이다.

성대는 목소리를 결정짓는 역할을 하고, 정확한 발음을 내는 데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신체 기관이다. 특히 목소리의 변화는 성대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이지만 실제로 성대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성대도 일반적인 건강검진처럼 유년기, 청소년기, 중장년기, 노년기 등 생애주기에 따라 한 번씩 건강검진을 해보는 것이 좋다. 각 주기에 따라 잘못된 발성습관, 변성기, 갱년기, 노화 등의 다양한 이유로 성대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유년기에는 악을 쓰거나 소리를 지르는 발성습관 때문에 성대결절, 성대폴립이 생길 위험이 높고, 노년기에는 노화로 인해 성대 점막이 얇아지고, 탄력이 감소해 목소리 변화가 생길 수 있다”라며, “따라서 성대도 다른 신체기관들처럼 주기적으로 건강 상태를 체크해야 예기치 못한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년기, 청소년기, 중장년기, 노년기 등 생애주기에 따라 성대 구조 변화 나타나
 
그렇다면 성대 건강검진의 적기는 언제일까? 다른 신체기관과 마찬가지로 성대 역시 유년기, 청소년기, 중장년기, 노년기 등 생애주기를 고려해 건강 상태를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먼저 유년기는 성대결절, 성대폴립 등의 음성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시기다. 유년기 아이들의 경우, 격렬한 행동과 함께 습관적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악을 쓰는 등 잘못된 발성습관이 흔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과도한 발성습관이 지속되면 반복되는 성대 진동으로 성대 점막이 점점 두꺼워지는 ‘성대결절’이나 성대에 물혹이 생기는 ‘성대폴립’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유년기에는 아이의 발성습관을 체크하고, 쉰 목소리와 같은 목소리 변화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변성기가 찾아오는 청소년기에는 ‘성대구증’ 및 ‘성대낭종’을 주의해야 한다. 만 12~13세가 되면 2차 성징으로 성대 길이가 길어지면서 목소리가 1~3 옥타브 정도 낮아지는 변성기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 때 갑작스런 목소리 변화를 숨기기 위해 일부러 소리를 지르거나 자신도 모르게 억지로 소리를 쥐어 짜내고, 가성을 내는 경우가 있다. 이는 성대 근육의 과로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성대 점막에 흠이 파여 손상되는 성대구증이나 성대 점막 아래에 주머니 모양의 물혹이 생기는 성대낭종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변성기에는 자신의 음역대에 맞지 않은 소리를 일부러 내거나 성대 근육에 힘을 주는 습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중장년기에는 남녀 모두 갱년기를 겪으며 근육통, 관절통 등 각종 신체적 변화는 물론, 이유 없는 피로감, 우울감 등을 느끼게 되는데 이와 동시에 목소리 변화도 시작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기를 전후해 체내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성대구조의 변화를 겪는다. 호르몬 변화에 따라 성대 점막은 위축되고 건조해지며, 성대 근육은 탄력이 떨어져 늘어나게 되는데 이 때 소리를 내면 성대 진동수와 음성 강도가 낮아지는 것은 물론, 심하면 고음이 나오지 않는 고음발성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갱년기에는 성대 건강 체크가 반드시 필요한 시기 중 하나다.
 
노년기에는 성대 노화로 인한 음성질환을 살펴봐야 한다. 나이가 들면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온 몸 여기저기가 고장 나는 것처럼 성대도 노화를 겪기 때문이다. 성대가 노화하면 근육 탄력이 감소하면서 늘어난 근육에 의해 양쪽 성대가 완전히 닫히지 못하고, 공기가 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성대 점막층에 생기는 만성 부종으로 성대의 무게가 무거워지면서 진동 속도가 줄어들어 목소리 떨림이나 쇠를 긁는 듯 거친 소리가 나기 쉽다. 또한 잔기침, 사레, 성대 건조 등도 나타난다. 하지만 성대 노화는 관리를 통해 충분히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만큼 주기적인 검진이 필수다.
 
2주 이상 지속되는 목소리 변화는 검진 필수! 후두내시경 통해 성대 상태 체크해야
 
성대 검진은 후두내시경 검사, 성역발성검사, 음향검사 등을 통해 체크할 수 있는데 특히 유년기, 청소년기에는 후두내시경 검사를 반드시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성대 표면에 혹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성대 점막이 두꺼워지지 않았는지 등을 세심하게 살펴볼 수 있고, 구강구조 및 비강구조 등 발음과 연관된 부분까지 관찰이 가능해 잘못된 발성습관을 체크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중장년기와 노년기에는 후두내시경과 더불어 성역발성검사, 음향검사 등을 함께 실시해야 한다. 목소리 떨림이나 과도하게 높거나 낮은 음역대의 소리를 내고, 쇳소리 등 거친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역발성검사를 통해 평소 발성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음향검사를 통해 목소리의 이상 징후를 체크해야 한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목소리 변화는 성대의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가장 즉각적인 신호다”라며, “따라서 갑작스레 목소리가 변했다거나 변한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고, 통증, 이물감 등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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