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졌던 퍼즐 조각이 하나씩 맞춰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계가 글로벌 시장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날릴 만한 하반기 성적표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팜뉴스는 주요 글로벌 빅파마들의 3분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실적을 분석하고, 향후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추가적인 시장 확대 가능성을 예측해봤다.

≫ 제형 변화 & 특효약 전략, 시장 잠식 ‘주효’

제형에 변화를 준 ‘JAK 억제제’와 건선 특효약으로 이름을 날린 인터루킨 억제제들 모두 성장세를 이어갔다.

먼저 JAK 억제제 시장에 후발주자로 들어온 릴리 ‘올루미언트’의 가파른 상승세를 눈여겨 볼 만하다. 절대적인 매출 규모는 작았지만, 세 자릿수 성장률(106%)로 3분기에도 1억 달러 고지를 수성한 것.

선발주자인 화이자 ‘젤잔즈’도 작년과 비교해 4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전분기에 올라섰던 6억 달러선에는 미치지 못했다.

인터루킨 억제제 시장에서 돋보인 곳은 단연 사노피였다. 이 회사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와 관절염약 ‘케브자라’는 작년과 비교해 각각 153%(5억7천만유로)와 123%(4900만유로)의 매출 증가세를 보여줬다.

건선치료제 ‘스텔라라’는 3분기에만 17억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전체 인터루킨 억제제 시장을 리드했다. 이어 노바티스 코센틱스도 10억달러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이 외에도 릴리 ‘탈츠’와 존슨앤존슨 ‘트렘피어’가 3억달러 전후의 판매실적을 기록했으며, 올 2분기 시장에 진입한 애브비 ‘스카이리지’도 1억달러 선에 근접했다. 노바티스 ‘일라리스’와 GSK ‘누칼라’도 30% 전후의 성장률로 인터루킨 억제제의 강세에 힘을 보탰다.

 

≫ TNF-α 억제제, 여전히 시장 주도…매출은 ‘역성장’

규모 측면에서 보면 TNF-α 억제제는 전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을 압도했다. 3분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의 합산 매출액은 17조3000억원으로, 이 중 절반 이상(10조3300억원)의 판매고가 TNF-α 억제제에서 나왔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체 자가면역질환약 시장을 리드한 ‘휴미라’는 올 3분기까지 총 142억5200만 달러치가 팔렸다. JAK 억제제와 인터루킨(IL) 억제제 모두를 다 합쳐도 휴미라 한 제품에서 나온 판매고를 넘지 못한 수준인 것.

다만 새로운 계열의 약물과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으로 휴미라의 성장세는 일찌감치 한풀 꺾인 모양새다.

TNF-α 억제제의 매출 누수가 휴미라에서만 나타난 건 아니다. 동일 계열 약물 대부분이 세대교체에 따라 본격적인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 시장에서 가장 큰 직격타를 맞은 치료제는 ‘레미케이드’다. 이 약의 판매를 맡고 있는 MSD와 존슨앤존슨이 기록한 매출은 작년과 비교해 각각 –30%, -18%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레미케이드’의 경우 지난 2012~2014년 10조원대의 판매고를 기록했지만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16년부터 차례로 ‘램시마’와 ‘렌플렉시스’를 허가받자 매출도 본격적인 하향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레미케이드가 매년 10% 이상씩 매출이 급감해 2022년엔 3조원대 품목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일부 보고서들의 전망치도 이제는 어느정도 맞아떨어지고 있는 상황.

‘엔브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화이자와 암젠이 올린 이 약의 합산 매출액 역시 51억6600만달러(전년 52억87000만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축소됐다.

2016년만 해도 10조원에 가까운 글로벌 매출을 기록하던 엔브렐은 작년에만 약 20% 규모의 매출이 빠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산도즈가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베네팔리’와 ‘에렐지’를 출시하면서 성공가도에 제동을 건 것이다.

≫ 바이오시밀러 시장 침투 속도, 제네릭 넘어서나

바이오시밀러는 현재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매출을 잠식하는 시점과 맞닿아 있다. 관건은 이러한 바이오시밀러의 공세가 앞으로 어느 수준까지 시장을 양분 해놓을지에 대한 예측.

일단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침투 속도는 기존의 제네릭 보다 더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데 주목할 만하다. 실제 유럽 주요 시장에 나온 일부 바이오시밀러들은 출시 2년 만에 시장점유율을 40%대까지 끌어 올려놨고, 이 같은 성장세는 아직까지 둔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베네팔리(오리지널 엔브렐)', '플릭사비(레미케이드)', '임랄디(휴미라)' 등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3종의 올 3분기 유럽 매출은 총 1억8360만달러(약 2201억원)로, 지난해(1억3470만달러)와 비교해 4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보여줬다. 이들 3종 제품의 3분기 누적 매출은 5억4240만달러(약 6503억원)로, 이미 지난해 연매출(약 6536억원)을 조기에 달성한 상태다.

셀트리온도 오리지널과의 매출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이 회사 ‘램시마’의 올 3분기 미국 매출은 7700만달러(약 899억4000만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판매고가 약 8% 늘어났다. 3분기 누적 매출도 2억800만달러(2426억원)로, 전년대비 10%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레미케이드의 미국 매출은 약 18% 가량 빠졌다.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의 독주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 같은 바이오시밀러의 성장세는 앞서 나온 1세대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의약품의 사례를 보면 어느 정도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

실제로 현재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고 있는 TNF-α 억제제의 경우, 지금의 시장판도가 2000년대 후반에 나온 1세대 바이오시밀러인 호중구감소증 치료제(G-CSF)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 출시 1년 차에 20%대였던 호중구감소증 바이오시밀러의 시장점유율은 2년째 40%대를 돌파했다.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의 1~2년 차 점유율과 상당히 근사한 수치인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과포화된 1세대 바이오시밀러에서 유망 분야로 일찌감치 눈을 돌린 게 최근 들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그간 보수적인 태도를 취했던 미국 시장까지 최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만큼 판매액 비중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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