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다수 제약사들은 ‘사람’에 대한 투자에 상당히 인색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 한명을 양성하는 데 들인 교육비가 올 상반기 100만원을 넘긴 기업도 10곳 중 1곳에 불과했다. 연구개발 인력과 영업맨을 키워야 하는 제약사 입장에서 ‘인재양성’ 투자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7일 팜뉴스는 국내 주요상장 제약사 50곳의 상반기 보고서를 토대로 직원들에 대한 ‘교육훈련비’ 투자 현황을 살펴봤다.

먼저 국내 제약사 중 1인당 교육비로 100만원 이상을 지출한 곳은 단 5곳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제약기업 10곳 중 1곳만이 그나마 최소 수준의 직원 교육비라도 들이고 있는 것.

 

세부적으로 보면, 교육훈련비로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회사는 상반기에만 24억 6천만원을 지원했는데 이는 작년에 15억 7천만원을 사용했던 것에 비해 56%나 증가한 규모다.

삼성 측이 이렇듯 인재 교육에 돈을 쓰는 이유는 갈수록 제약바이오 업계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인력 충원과 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내부 판단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외에도 한국유나이티드제약(20억8천만원), 대웅제약(10억5천만원), 대원제약(14억5천만원)이 10억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유한양행(9억9천만원), 환인제약(7억원), 삼천당제약(7억원), 종근당(6억1천만원), 광동제약(4억7천만원), 보령제약(4억3천만원), 휴온스(4억원) 순으로 교육비 사용 규모가 컸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기술 인력 부족률은 3.5% 수준이다. 이는 IT 분야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 같은 기술인력 부족사태는 제약·바이오 업계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셀트리온과 삼성, 한미약품 등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탓에 인재 공급이 곳곳에 미치지 못한 것을 이유로 보고 있다.

때문에 현재 제약·바이오 업계의 경험있는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회사 입장에서 향후 직원 양성 교육에 더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문제는 일부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경우 여전히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투자에 인색하다는 것

실제로 삼성제약, 대한약품, 한국유니온제약, 화일약품, 에이프로젠제약, 대화제약, 국제약품, 셀트리온제약, 코오롱생명과학, 에스티팜, 동아에스티, 경동제약, 차바이오텍, 메디톡스 등은 교육훈련비 명목으로 상반기 지출이 1억원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원 1인당 교육비(연간환산)로 가장 많은 돈을 사용한 곳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으로, 그 규모는 5백만원 수준이었다. 이 회사는 한국CXO연구소가 조사한 2013년 1500대 기업 중 당시 교육훈련비가 448만원으로 2위에 집계된 바 있다.

이는 결국 최근 늘어나고 있는 유나이티드제약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회사는 2013년 매출 1,368억원, 영업이익 148억원에서 매년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2,119억원의 매출과 37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이 회사가 5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만 1,414억원에 달했는데, 여기에는 ‘교육의 힘’이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이어 1인당 교육비가 높은 곳으로는 삼천당제약(360만원), 환인제약(300만원), 대원제약(210만원), 삼성바이오로직스 (200만원), 대웅제약(140만원), 휴온스(120만원), 명문제약(110만원), 유한양행(110만원), 하나제약(100만원), 메디포스트(100만원) 순이었다.

아울러 2019년 들어 교육비를 크게 늘린 곳은 환인제약이었다.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1억8천만원에서 올해 7억4백만원으로 비용을 3배 넘게 증가시키면서 백년대계에 투자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교육비를 전년대비 56% 늘렸고, 대원제약 역시 교육에 대한 투자를 25% 확대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교육비에 12억원을 썼던 삼진제약은 올해 들어 그 규모를 2억5천만원까지 줄이면서 인재양성에 대한 투자를 80%나 삭감했다. 종근당과 대웅제약 역시 교육비를 각각 38%와 28% 축소시켰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글로벌로 진출하기 위한 필수 요건 중 하나가 인재를 확보하고 그들을 양성하는 것”이라며 “제약사들이 직원 교육에 더 많은 지원과 투자를 하고 이를 공개하면 외부 신뢰도를 높여 회사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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