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팔탄공장 현장 견학 참석자 단체 기념촬영 모습[사진=대한약사회 제공]
한미약품 팔탄공장 현장 견학 참석자 단체 기념촬영 모습[사진=대한약사회 제공]

"국내 제약산업 기술의 발전이 여기까지 왔다는 것에 격세지감을 느낀 시간이었다."

ICT 기반 기술이 적용된 대표적인 스마트 공장인 한미약품의 팔탄공단 스마트 플랜트를 방문한 약사 리더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 공장의 모습을 직접 둘러보면서 과거 제약 공장의 모습에 비해 비약적으로 성장한 기술력을 실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약사회 신임 집행부는 지난 17일 화성에 위치한 한미약품 팔탄공단 스마트 플랜트를 방문했다. 10일 의약품유통업체인 지오영과 백제약품 물류센터를 각각 방문했던 집행부는 이날 한미약품 팔탄공단을 찾아 현장 방문 일정을 이어갔다.

이날 방문단은 국내 제약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한미약품이 2016년 1,500억원을 들여 완공한 스마트 플랜트를 돌아보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약산업의 가능성을 엿보는 시간을 가졌다.

>> ICT 기술 적용된 생산·물류시설 감탄…약국 주문부터 출고까지 2분

한미약품의 스마트 플랜트는 국내 최초로 수직 자동화 공정을 도입해 40여명의 인원이 연간 60억정을 생산해 효율성을 크게 높이며 주목 받았다.

수직구조로 돼 있다 보니 가장 높은 층인 7층이 생산라인의 시작점이다. 7층에서 원료를 투입하고 한 층씩 내려가면서 반제품 형태인 과립을 만들고 혼합 과정 등을 거쳐 정제를 만든 후 코팅과 인쇄 등을 거쳐 1층 포장지역으로 이동하는 시스템이다. 원료와 반제품 등의 이송도 무인운반기가 담당한다.

방문단은 5층 과립 혼합지역부터 차례로 의약품 생산 과정을 둘러봤다. 7층에서 원료 칭량이 이뤄지고 이송관을 통해 6층의 반제품 용기에 투입되는 과정이 마무리 된 상태부터다.

특히 방문단이 주목한 것은 생산 공정의 자동화 뿐 아니라 ICT 기술이 곳곳에 적용되며 생산 최적화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단순히 사람을 대체하는 자동화를 넘어 기기들에 축적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산 최적화와 지능화를 구현하면서 생산 경쟁력을 높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미약품 박재현 공장장은 "스마트 플랜트는 국내 최대 고형제 생산규모와 자동화 시스템 적용, ICT 기술을 통합적으로 연계해 생산 최적화와 지능화를 구현했다"며 "생산직원 수가 크게 줄었지만 생산 경쟁력은 오히려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생산 과정을 따라가면서 지켜보던 임원들은 함께 동행한 회사 측 임직원들에게 궁금한 부분에 대해 개별적으로 질문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임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진 부분은 스마트 플랜트 1층에 위치한 물류자동화 시스템이다.

약국에서 온라인몰을 통해 주문된 의약품이 어떻게 포장되고 출고까지 이뤄지는 지를 한 눈에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RFID(전자태그)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물류자동화 시스템으로 약국에서 주문한 의약품이 2분 여만에 배송박스로 포장돼 출고가 이뤄지는 모습은 약국을 운영하는 임원이 대부분인 방문단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발송과정에서 약을 배치할 수 있는 선반에 의약품을 놓고 약국의 주문에 따라 박스에 약을 모아 RFID를 통해 점검하게 되는 과정이다.

이때 포장 단계에서 부착되는 RFID가 기존 바코드와 달리 원거리에서 한 번에 인식하기 때문에 빠르게 포장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고 하루 1만 박스, 최대 1만5,000박스까지 출고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의약품 주문에서 공급까지 국내 전역을 하루에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능하게 된 바탕이 됐다.

박재현 공장장은 "전 제품에 대해 RFID를 채택하고 있는데 원거리에서 한 번에 인식하기 때문에 유통이나 추적에 도움이 되고 특히 발송 과정에 도움을 준다"며 "박스에 모인 약들은 RFID를 통해 2~3초 내 점검하고 최종 배송박스까지 총 2분 내외밖에 안 걸린다. 제주도까지도 하루만에 발송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플랜트의 생산시설과 물류시스템 방문에 앞서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은 "새로 출범한 약사회 집행부가 새로 흐름을 배우고 알아 가는데 소중한 시간이 됐다"며 "제약·유통·약사회가 같이 살아가는 과정을 만들고 싶다. 제약산업의 발전과 약사직능의 미래는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오늘의 자리가 작은 출발점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는 "스마트 플랜트는 설계 단계부터 굉장히 노력해서 완성한 대표적인 스마트 공장"이라며 "교과서에서 나오는 생산공정과 다른 시스템으로 돼 있는데 약사회 임원들이 제약산업을 잘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원희목 회장 "꿈도 못꾸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방문단을 기다린 것은 한미약품 관계자뿐만이 아니었다. 대한약사회장을 역임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은 일찌감치 팔탄공단을 찾아 김대업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임원들을 반갑게 맞았다.

이날 원희목 회장은 약사회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국 제약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특히 원 회장은 김대업 회장이 슬로건으로 내세운 '전문의약품은 공공재'와 제약산업과의 연관성을 강조하며 약사회 임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원 회장은 "제약산업은 국민산업으로 명명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 산업이자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경제적 역할과 사회적 역할을 동시에 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라며 "김대업 집행부가 전문약은 공공재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공공재라는 부분에서 제약산업과 통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 회장은 국내 제약산업의 현 주소에 대한 진단과 향후 기대감에 대해 설명했다.

원 회장에 따르면 국내 제약산업 규모는 2017년 기준 22조632억원으로 세계 시장의 1.8%에 불과하다. 매출 대비 R&D 투자금액은 글로벌 제약기업인 노바티스가 약 10조198억원인데 비해 국내 혁신형 제약기업 43개사를 합쳐도 1조4,315억원에 불과하다.

다만 원 회장은 "그동안 꿈도 못꾸던 일들이 불과 몇 년 사이에 일어나고 있다"는 말로 긍정 신호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이 8조원의 기술수출액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조 단위 기술수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신약개발에 있어 임상 인프라가 세계적 수준이라는 점도 신약개발에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국내 제약기업이 글로벌 임상 파이프라인 2만3,520개 중 1,000개를 보유하고 있어 기초 기술면에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원 회장은 제약산업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 사업 협업 모델을 제시했다.

이중 신약강국으로 꼽히는 벨기에 사례를 강조했는데 정부의 R&D 투자와 세제지원, 행정절차 간소화 등이 합쳐지며 제약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그는 한국의 협력 모델로 제약산업 정책과 R&D 예산, 인력육성 등을 통합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증대되는 만큼 그간 부처별로 단계별 사업을 진행해왔던 것을 통합해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원 회장은 "변화라는 아젠다가 중요한 시기에 제약강국으로 만드는 데 길을 마련하고 이정표 정도는 세우고 그만두고 싶다"며 "약사회 집행부도 약사들을 변화시키고 대한민국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변화시키는데 노력하길 바란다. 변화시킬 수 있도록 힘을 합쳤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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