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휘 전 대한약사회장
조찬휘 전 대한약사회장

연수교육비 횡령 혐의로 기소된 조찬휘 전 대한약사회장이 이번엔 진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시종일관 결백을 주장하며 당당한 모습을 유지하던 조 전 회장이 정작 재판에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죗값을 달게 받겠다고 사죄했기 때문이다. 약사사회는 사후약방문이라며 씁쓸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북부지법 형사 1단독 재판부가 속행한 재판에서 검찰은 연수교육비 횡령 건으로 기소된 조찬휘 전 대한약사회장과 약사회 사무국 전 직원 A씨에게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조 전 회장 측은 지난 1차 변론에서 연수교육비로 비자금을 조성한 부분은 인정했지만 돈을 개인 통장이 아닌 약사회 캐비넷에 보관한 만큼 횡령이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조 전 회장은 이번 재판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것은 잘못이고 전액 반납한 만큼 선처를 바란다며 자세를 낮췄다. 사실상 검찰이 기소한 내용을 모두 인정한 것.

약사사회에서는 연수교육비 횡령 혐의가 법리적으로 명확한 만큼 조 전 회장이 최대한 형을 낮추기 위해 전략적으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입장을 밝혔어도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조 전 회장은 ‘연수교육비 관련해서 한 점 부끄럼이 없다’, ‘검찰에 기소되면 회장 직을 내려 놓겠다’, ‘조사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밝히겠다’, ‘연수교육비 횡령 논란으로 분해서 안압마저 높아졌다’, ‘횡령 의지가 있었다면 8개월 동안 연수교육비를 캐비넷에 보관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자신의 결백을 강력하게 주장해 왔다.

약사사회는 조 전 회장이 과거 이 같은 발언을 쏟아낸 데 대해 회장 직을 유지하려는 지렛대로 삼았다는 반응이다. 연수교육비 횡령 건이 약사회의 정관과 규정에 위배된다는 게 분명한데도 조 전 회장이 그간 사건의 본질을 희석시켰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자신에게 위기가 찾아올 때 마다 정면 돌파를 선택, 대한약사회장 직을 끝까지 유지하고 지켜내는 데는 성공한 조 전 회장이지만 향후 유죄가 확정될 경우 목숨처럼 여겼던 명예 실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회원 상당수가 여전히 조 전 회장의 사죄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고 전반적인 정서가 좋지 않은 만큼 향후 약사회 전직 회장으로서, 또 원로로서 역할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지부 약사회 한 관계자는 “재판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는 그렇다. 다만 조금 더 일찍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수습했다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결과를 얻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 문제로 오랜기간 약사회 내홍이 극심했는데 그 여파가 아직도 남아 있다”며 “이제는 누구를 비난하기 보다는 이와 같은 과오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 새로운 약사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회원 모두가 진정으로 화합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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