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테마섹이 올해 들어 2번째 대규모 블록딜을 단행하자 본격적으로 투자 지분 정리에 들어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셀트리온의 2대 주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은 지난 23일 주식시장 개장 전 전 블록딜 방식(시간외 대량매매)으로 100% 자회사인 아이온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보유 중인 셀트리온 주식 362만5천주(지분율 2.9%)를 국내외 기관투자가에게 매각했다.

이번 매각으로 아이온인베스트먼트의 셀트리온 보유 지분율은 12.45%에서 9.60%로 줄었지만 2대 주주의 자리는 유지했다. 주당 매각가는 전날 종가보다 8.0% 할인된 24만7,000원으로 총 매각대금은 8천953억7,500만원이다.

테마섹은 지난 3월에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블록딜로 매각, 약 1조1,000억원의 자금을 회수한 바 있다. 당시 셀트리온의 주당 매각가는 34만원 수준이었으며 총 224만주(지분율 1.8%) 규모였다.

셀트리온 측은 이와 관련 홈페이지에 올린 주주님께 알리는 글을 통해 “테마섹으로부터 지분 일부 매각 추진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사안은 셀트리온의 본질적인 기업가치와는 무관한 사안으로 불필요한 오해나 확대 해석은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랜 기간 재무적 투자자로서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테마섹과 향후에도 지속적인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올해 초 첫 블록딜 당시 ‘이번 지분 일부 매각은 펀드 리밸런싱 차원에서 이뤄진 부분이고 앞으로 장기투자는 지속될 것’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7개월 만에 대규모 2차 블록딜이 진행된 만큼 향후 테마섹의 보유 주식 매각이 가시화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첫 블록딜 당시 주당 34만원에 224만주를 매각했는데 더 많은 339만주를 자산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감수하고 약 30% 할인된 가격으로 매각한 것은 그동안 테마섹의 행보를 고려할 때 비상식적이라는 것.

업계에서는 테마섹이 셀트리온에 투자한 지 8년이 지났고 20배가 넘는 평가이익을 남긴 만큼 밀월 관계를 청산하려는 움직임으로 봐도 이상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마섹이 지난 3월에 더 큰 규모의 두 번째 블록딜을 진행했다”며 “이번 블록딜이 포트폴리오 재조정 차원인지, 투자금 회수 차원인지는 보호예수기간인 90일 이후 테마섹의 움직임을 보면 명확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부터 24~30만원 대 박스권에 갇혀 있던 셀트리온의 주가는 이번 블록딜로 인해 힘겨운 흐름을 더욱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제약바이오기업 시총 1위 셀트리온의 주가가 약세를 이어갈 경우 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관련주들의 연쇄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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