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본격 도입을 앞두고 있는 범유전자형 C형 간염 치료제가 새로운 진료지침의 중심축을 담당하면서 관련 치료제 시장의 변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유럽간학회(EASL)가 최근 2018년판 만성 C형간염(HCV) 치료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는 2016년판이 발표된 지 불과 1년 6개월 만에 나온 것으로 작년 범유전자형 DAA제제(직접항바이러스제제)들이 시장에 대거 출시되자 바로 개정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이번 가이드라인에선 ‘범유전자형 제제들의 포함’과 ‘리바비린을 병용하는 DAA 병용요법의 배제’, ‘치료기간 단축’ 등 크게 3가지가 핵심 키워드로 등장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올해 개정판부터 12주 치료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8주 치료 시대를 열었다는 데 주목할 만하다. 이 같은 행보는 EASL이 초기부터 강력한 항바이러스 제제를 통해 조기에 C형 간염을 치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모든 유전자형에 치료가 가능한 범유전자형 약제들이 가이드라인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면서 국내 C형간염 환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1b형 약제 시장의 경계선도 향후 희미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국내 출격 대기 중인 애브비의 ‘마비렛’은 전체 약제 중 유일하게 간경변이 없는 환자의 모든 유전자형에서 8주 치료를 권고 받으면서 이번 개정판이 강조하고자 하는 핵심의 중심에 섰다.

HCV 명가 길리어드사이언스에겐 호재와 악재가 겹쳤다. 일단 국내에 아직 도입되지 않은 범유전자형 제제 ‘엡클루사’는 과거 일부 환자에 한해 24주 치료를 권고하던 것에서 이번에 간경변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유전자형에서 12주 치료가 가능해졌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보세비’의 경우 모든 유전자형(3형 제외)에 대해 사용이 불가능한 약제로 지목됨에 따라 이 약의 국내 도입을 검토 중인 길리어드 입장에선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기존에 써오던 DAA제제들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우선 지속적인 혈액학적 검사가 필요한 ‘리바비린’ 병용 요법들이 과감히 가이드라인에서 배제됐다. 이는 DAA제제만으로 치료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C형 간염 치료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 EASL의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 급여권에 나란히 들어온 MSD ‘제파티어’와 애브비 ‘비키라·엑스비라’에 대한 처방 패턴에 어느 정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두 약제 모두 이번 가이드라인에선 유전자형 1b형 치료에 대해 12주(간경변有), 8~12주(간경변無)로 동일하게 권고됐다. 다만 유전자형 1a형 치료에 대해서는 제파티어 사용은 우선순위로 인정된 반면 비키라·엑스비라에 대해선 언급되지 않았다.

아울러 범유전자형과 8주로 짧아진 치료기간과 함께 이번 개정판에서 강조된 점은 C형 간염 치료 접근 초기 진단에 대한 ‘치료 단순화(simplification of treatment)’ 권고였다.

한편 지난 2016년판부터 역할이 이미 최소화되기 시작했던 얀센 ‘올리시오’의 경우 이번 개정판에서부터는 그 효과를 더 이상 인정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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