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제약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의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2016년 의약품 수출에서 바이오의약품은 1조 8,000억 원으로 전체 시장의 8.4%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곧 10%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를 주도하는 것은 국산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수출 덕으로 판단하고 있다.

▶▷ 韓, 양·질적 성장으로 글로벌 입지 강화

주목할 점은 국내 바이오시밀러의 허가 건수가 글로벌 선진국과 비슷한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 현재 전 세계적으로 허가된 바이오시밀러는 EU에서 35개, 미국 10개, 일본 12개 제품이 승인을 획득한 상태다.

중국의 경우 자국 의약품 외엔 수입 허가된 바이오시밀러는 아직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산약 7개, 다국적제약사 제품 3개 등 총 10개의 바이오시밀러가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승인된 제품의 개수나 연구개발력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바이오시밀러 R&D 수준이 글로벌 스탠다드까지 도달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이 외에도 올해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들이 연이어 특허만료 되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은 약 400여 개로 추정되고 있으며 국내에선 40여개 제품이 개발 중에 있다.

▶▷ 셀트리온·삼성, 바이오시밀러 국산화 ‘선봉장’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R&D 결실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중심으로 최근 후발 기업들까지 가세하면서 글로벌 바이오시장 재편에 도전하고 있다.

우선 셀트리온의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미국 출시 1년 만에 매출 1,200억 원을 돌파하며 美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 지난해 1분기 1,700만 달러를 시작으로 2분기 2,300만 달러, 3분기 3,400만 달러에 이어 4분기에는 4,400만 달러까지 매출이 늘어나면서 누적 총 매출액이 1억 1,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램시마의 시장 점유율도 처음으로 5%를 넘겼다. 반면 램시마의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인 얀센의 ‘레미케이드’는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레미케이드의 지난해 미국 내 매출은 45억 2,500만 달러로 전년(48억4200만달러) 대비 6.5% 정도 감소했다. 램시마는 앞으로도 미국에서 입지를 더 넓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효능은 동일하면서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램시마 이후 또 다른 제품인 항암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와 혈액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미국 시장 허가도 진행 중이다. 주목할 점은 램시마가 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성공적인 안착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이 회사의 후발 품목들도 美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베네팔리’와 ‘플릭사비’는 2017년 유럽에서 전년대비 277% 상승한 3억 7,980만 달러(약 4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베네팔리는 유럽 시장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로 매 분기별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얀센의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플릭사비는 900만 달러(약 99억원)로 2016년 3분기 첫 출시 이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등에서 지역 단위의 입찰을 수주하는 등 시장 공략을 본격화함에 따라 작년 4분기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 삼성은 이 외에도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유럽 시장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작년 8월 유럽에서 판매 승인을 획득한 ‘임랄디’는 애브비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로 전 세계 최대 매출을 올리는 오리지널약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지난 11월에는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온트루잔트’의 유럽 허가를 획득하면서 최초의 항암 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하게 됐다.

▶▷ 종근당·동아·녹십자 등 ‘후발주자’ 가세

전 세계 연 매출 3조 원대 규모의 지속형 빈혈치료제 시장에 종근당, 동아에스티, CJ헬스케어 등 3사가 암젠의 ‘아라네스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하려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 3곳 제약사들은 당초 각국 특허만료 시점에 맞춰 시밀러 버전을 개발한 만큼 세계 시장이 목표다.

일단 종근당은 ‘CKD-11101’에 대한 국내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작년 말 처음으로 국내서 아라네스프 바이오시밀러의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허가 기간에 약 1년 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정도 최종 승인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선발주자로서의 시장선점 효과가 기대된다.

동아에스티는 ‘DA-3880’의 개발 초기 단계부터 해외진출에 중점을 뒀다. 회사는 유럽에서 임상 1상을 마치고 현지 3상 임상을 준비 중으로 앞서 1상 결과가 오리지널과의 유사성을 입증함에 따라 성공적인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DA-3880 기술을 이전받은 日 산와화학연구소(SKK)가 현지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로 2019년 출시가 예상되고 있다.

LG화학도 자체 개발한 에타너셉트(오리지널 제품명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유셉트’를 지난 16일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LG는 국내 300억원 시장에 도전장 내고 바이오시밀러의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이 제품은 일본 모찌다제약에 기술수출돼 지난 1월 일본에서도 승인됐다.

CJ헬스케어는 2019년 출시를 목표로 ‘CJ-40001’의 국내 3상 임상에 돌입한 가운데 최근 일본 YLB사와 중국 NCPC GeneTech에까지 기술 수출을 성공했다. 특히 회사가 공개매각 결정이 나면서 인수자가 확정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의약품 사업을 꾸준히 성장시켰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 외에도 GC녹십자가 최근 사노피의 당뇨병 치료제 ‘란투스’ 바이오시밀러인 ‘글라지아’에 대한 식약처 허가를 획득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가세했다.

특히 이 약은 국내 10호 바이오시밀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글라지아는 인도 바이콘사가 개발하고 녹십자가 수입 계약을 맺은 후 국내에 도입됐다. 일본에선 이미 시판 중이며 유럽에서도 승인 권고를 받고 최종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약업계 관계자는 “가장 먼저 출시된 제품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만큼 현실적으로 후발주자들은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라면서 “천문학적인 임상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만큼 신규 업체가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기엔 사실상 불가능하다. 향후 바이오시밀러 경쟁은 셀트리온, 삼성 등 국내 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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