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제약산업연맹(EFPIA)은 최근 ‘The Pharmaceutical Industry in Figures’ 보고서를 발간하고 유럽 제약산업의 R&D 투자 등 전반적인 현황을 소개하는 한편 미국의 규모성장과 파머징시장의 도전 사이에서 유럽 제약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제약 산업, 국가 동력 핵심 자산
유럽, 제약기업 최대 300만여 명 고용창출 등


최근 전 세계 제약산업은 의약품 개발에 있어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연구 방법의 진화로 개인 맞춤화 된 의약품을 제공하는 가능성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해 얻을 수 있는 잠재력에 이르기까지 제약산업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실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OECD 30개국의 의약품 개발에 따른 인구가중평균 수명은 1.74년 향상됐으며 혁신적인 의약품에 다른 요소까지 고려될 경우 수명 연장 개선의 73%까지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도표1)

이 같은 제약산업의 혁신은 실제 임상현장에 의해 주도적으로 추진된다. 이는 의약품에 대한 연구 결과를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환자가 접근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제약산업은 궁극적으로 새로운 의약품을 연구, 개발 및 도입함으로써 의료 발전을 주도할 뿐 아니라 국가 경제의 핵심 자산으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제약산업의 경우 유럽 최고의 기술 분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의약품 연구의 주요 단계는 다시 여러 소단계로 나누어지며 여기서 보완을 거듭해 HIV/AIDS나 다양한 암과 같은 질병의 사망률 감소를 이뤄냈다. 하지만 여전히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발성경화증, 다양한 암 및 희귀질환 등 넘어야 할 도전 과제가 남아 있다. 



연구 기반 제약산업은 성장하는 국가의 경제를 견인하고 급변하는 세계 경제에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2016년에 유럽에서는 R&D에만 350억 유로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실제로 기업은 직접적으로 74만 5,000명의 직원을 고용했으며 간접적으로는 이보다 3~4 배 더 많은 고용을 창출했다. 또한 이들 중 상당 부분은 학계 또는 임상 과학 분야에서 고도의 지식 기반을 유지하고 유럽의 ‘두뇌 유출 (brain drain)’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숙련된 일자리로 주목받고 있다.(도표2)

EUROSTAT 자료에 따르면 제약산업은 고용인 1인당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첨단 기술 분야로 첨단 기술 및 제조 산업의 평균 가치보다 훨씬 높다. 또 제약산업은 순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도 가장 높은 부문이다. 2016년 EU 산업 R&D 투자 스코어 보드(EU Industrial R&D Investment Scoreboard)에 따르면 제약 및 생명 공학 부문은 전 세계적으로 총 비즈니스 R&D 지출의 19.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유럽의 제약산업은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추가적인 규제의 장애물과 연구개발 비용의 상승 외에도 2010년 이후로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 정부가 도입 한 ‘재정긴축조치(fiscal restraint program)’의 영향에 따른 심각한 타격 때문이다.

유럽 의약품시장 신흥국 도전에 위기
전 세계 신약 판매 20% 시장 규모로 축소


전 세계 제약 시장은 2016년 공장가격 기준으로 7,631억 1백만 유로(9387억6635만 달러)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북미 시장(미국 및 캐나다)은 유럽과 일본을 훨씬 앞서는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로 세계 최대 시장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브라질,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 경제 국가에서 시장 및 연구 환경이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미국, 유럽 등 기존 선진국에서 급성장 시장으로의 경제 및 연구 활동이 점진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2016년 브라질 및 중국 시장은 유럽 연합 시장 전체 평균 4.5%, 미국 시장 6.3%(출처: IMS Health, 2017년 5월)와 비교해 각각 10.0% 및 6.9%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기준 북아메리카는 전 세계 의약품 판매의 49.0%를 차지한 반면 유럽의 경우 21.5%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도표3)

IMS Health 데이터에 따르면 2011~2016년 기간 동안 출시된 신약의 매출에 대한 64.7%가 미국 시장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유럽 시장(상위 5개 시장: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및 영국)의 17.5%와 비교해 상당히 큰 격차를 보인다.

IMS Health(MIDAS May 2017)는 고성장 파머징시장으로 알제리, 아르헨티나, 방글라데시,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중국, 이집트, 인도,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멕시코,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필리핀, 폴란드, 러시아, 사우디 아라비아, 남아프리카, 터키, 베트남 등 21개국을 꼽았다.(도표4) 



한편 EU 의약품 시장의 분열은 수익성이 높은 ‘평행적 교섭’의 결과를 초래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유럽의 사회 보장이나 환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며 업계에도 R&D 투자를 위한 추가 자원을 박탈하는 등 부정적 요소로 꼽히고 있다. 2015년 기준 ‘병행 무역(parallel trade)’ 규모는 53억 6,100만 유로(공장 인도가격의 가치)로 추정되고 있다.(도표5) 



R&D, 신흥국으로 이동 … 유럽 ‘위협’
美, 시장지배력 강화 따른 EU 경쟁력 의문


시장에 도입된 모든 신약은 제약회사가 막대한 투자금을 들여 실시한 위험한 연구 개발에 대한 결과물이다. 실제 의약품이 시장에 출시될 때까지 새로운 신약후보 물질의 첫 번째 합성 이후 평균 12~13년이 경과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새로운 화학 물질 또는 생물학적 물질의 연구 및 개발 비용은 2016년에 19억 2,600만 유로(23억7000만 달러)로 추산(Journal of Health Economics 2016년 1월)되고 있으며 실험실에서 합성된 10,000개의 물질 중 시장성이 있는 1~2개만이 본격적인 치료제로 탄생하기 위한 모든 임상 단계를 성공적으로 통과해야만 한다.(도표6, 7) 





이런 가운데 유럽 제약산업은 지난 2015년 기준 약 336억 유로를 R&D에 투자했다. 하지만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미국이 1995년부터 2005년 사이 경제 및 연구 활동의 중심축을 형성했으며 현재는 신흥 경제 국가의 발전으로 인해 유럽 제약산업의 경쟁력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브라질 및 중국과 같은 신흥강국의 출현 및 연구 환경의 급속한 성장은 비 유럽 시장으로의 경제 및 연구 활동 이동에 기여하고 있다. 이 같은 제약 시장의 지리적 균형에 따라 향후 R&D 기반은 신흥 경제 국가로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도표8, 9) 



아울러 EU 정부가 일반적으로 책정하는 유통 마진 및 VAT 세율은 유럽 국가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의약품 소매가격의 약 1/3이 유통업체(약사 및 도매상)에 되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보고서는 의약품은 전체 의료비용의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의약품 및 기타 비내구약(medical non-durables)에 사용되는 유럽의 총 의료 지출비용의 평균 15.8%를 차지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암 및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높은 치료비용을 요구하는 질병의 경우 의약품은 전체 질병 비용의 10% 규모에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약품은 병원 입원 및 장기간 치료비용을 포함해 다른 의료 분야의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등 추가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