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해외 주요 보고서들을 종합해 전 세계 제약기업들의 최근 10년간(2007~2016년) 매출액과 매출 대비 R&D 투자율 및 증감률을 조사했다. 이번 집계 결과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10년 후 기업의 매출 증가에 연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순위권에 들어온 글로벌 빅파마 9곳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 매출比 R&D 투자율↑, 10년 뒤 매출증가 담보

전 세계 제약기업 중 최근 10년간(2007~2016년) R&D에 가장 많은 돈을 쓴 곳은 로슈. 지난 2007년 전체 매출의 약 38%에 해당하는 84억 달러의 연구개발비를 쏟아 부은 로슈는 이 기간 화이자를 제치고 R&D 투자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어 2008년에도 그 규모를 확대해 90억 달러에 가까운 돈을 R&D에 투자했다.

이는 당시 회사 전체 매출의 41%를 넘는 수준으로 이 기간 빅파마 평균 투자율의 2배를 훨씬 상회했던 규모다. 로슈는 최근 10년간 매출대비 연평균 R&D 투자율도 약 22%를 기록해 9위 존슨앤존슨과 약 2배의 격차를 보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같은 대대적인 R&D 투자가 매출에 어느 정도 연결되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신약개발에 평균 10년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가정했을 때 이 회사가 지난 2007년 쏟아 부은 막대한 연구개발비는 정확히 10년 후인 2016년 매출에 반영돼야 맞다.

실제 로슈의 2016년 매출은 2007년 대비 2배(128%) 이상 성장한 501억 달러의 판매고를 올린 것. 이어 회사는 2016년 전체 매출의 23%에 달하는 114억 달러를 R&D에 재투자 하면서 전 세계 제약기업 중 역대 최고 금액을 갱신했다.

R&D 명가 노바티스는 과거 보여줬던 공격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다소 주춤한 듯 보였지만 최근 10년간 기준으로 보면 로슈에 이어 전체 제약기업 중 2위에 해당하는 규모의 R&D 비용을 투자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2007~2016년 기간 연평균 82억 달러(전체 매출의 약 17%)의 연구개발비를 사용했으며 10년새 R&D 투자비용은 약 70%의 증감률을 보였다. 특히 노바티스는 작년 8월 FDA로부터 세계 최초 CAR-T 치료제 ‘킴리아’를 허가받으면서 새로운 R&D 선순환구조의 발판을 마련했다.

면역항암제로 전 세계 암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MSD는 백신, 당뇨병 치료제와 함께 C형 간염 부문까지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매출 구조를 확보한 원동력에는 단연 적극적인 R&D 투자가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MSD는 지난 2010년 연구개발비에만 110억 달러를 쏟아 부으며 전체 매출의 28%에 달하는 R&D 비용을 투자, 당해 연도 로슈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회사는 지난 10년간 매출대비 연평균 20%에 해당하는 연구개발비를 사용했으며 이 기간 투자한 총 R&D 비용은 747억 달러에 달했다. 또 MSD의 2016년 R&D 지출은 72억 달러로 10년새 47% 증가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매출 증감률에서도 로슈에 이어 2위에 기록되는 등 연구개발비의 매출 연계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기록됐다.

최근 10년간 총 매출 1위와 2위를 기록 중인 존슨앤존슨과 화이자는 R&D 투자에서 각각 4위와 3위에 올랐다. 두 회사는 매년 연구개발비에 각각 평균 79억 달러와 82억 달러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이는 전체 매출의 각각 12%와 15%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매출 대비 R&D 투자규모가 연평균 16%로 글로벌 빅파마들 중에서도 연구개발 투자율이 4위에 해당했지만 지난 2016년 이 회사의 매출은 230억 달러로 8위를 기록, 투자 대비 매출 연결 측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최근 10년새(2007년比 2016년) R&D 증감률이 감소한 곳은 화이자, 사노피, GSK였으며 이들 기업은 연구개발비가 10년전과 비교해 각각 -2.6%, -12.1%, -19.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R&D 투자율 상위권 불구 매출 연계 부진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글로벌 제약사들의 매출을 조사한 결과 이 기간 다국적 제약사 9곳이 치열한 순위 쟁탈전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기업을 제외한 릴리, 애브비, 길리어드사인언스 등 나머지 제약사들은 지난 10년간 10위 자리를 두고 매년 각축을 벌인 것으로 집계됐다.

우선 최근 10년간 총매출이 가장 컸던 업체는 6,68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존슨앤존슨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2007년 611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당시 전 세계 매출 1위 제약기업으로 등극했다. 이후 2011년에 화이자와 1, 2위 자리를 잠시 바꾼 것을 제외하고는 2016년까지 총매출 왕좌를 내주지 않았다. 

회사는 지난 2014년 700억 달러대 매출 고지를 넘었는데 이는 지금까지 전 세계 제약기업을 통틀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10년간 연평균 총 매출액 600억 달러대를 기록 중인 곳은 존슨앤존슨 한 곳 뿐이었다. 이 회사의 매출 성장은 10년 전과 비교할 때 지난 2016년 18% 가량 성장했다.

2009년 500억 달러 매출 고지를 넘은 화이자는 지난 2014년과 2015년에 부진한 매출 실적을 보이면서 10년 전 규모로 역행했다. 이후 입랜스, 엑스탄디, 젤잔즈 등이 이 회사의 수익 성장을 주도하면서 2016년 기존 매출 규모를 회복했다. 화이자의 10년 기준 연평균 매출액은 528억 달러이며 이는 전 세계 2위 규모다. 회사는 지난 10년 사이 약 9%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사노피는 2016년 366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10년 전 규모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출을 올렸다. GSK와 아스트라제네카의 2016년 매출 규모 역시 10년 전으로 역행하며 고전했다. 이들 기업들은 2007~2016년 기간 총 누적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각각 5위, 6위, 8위에 안착했다.

로슈에 이어 10년새 매출 성장률 2위를 기록한 MSD는 2016년 398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2007년 대비 50%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비롯해 백신 사업부문이 이 회사의 성장을 주도하면서 최근 10년간(2007~2016년) 연평균 매출은 378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 세계 제약기업 중 7위 규모에 해당했다.

한편 바이엘은 매출 대비 R&D 투자규모가 연평균 16%로 글로벌 빅파마 중에서도 연구개발 투자율이 5위에 해당했지만 실제 최근 10년간 매출규모는 9위를 기록, 투자 대비 매출 연결 측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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