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원 (주)제이피씨 경영기획본부장] 

30년 전 영업을 회상하다

1989년 1월 한 달간 기초 학술교육과 제품교육을 받은 후 2월 초부터 실전 디테일 교육과 마케팅 교육을 받고 2월 말 2주간의 지점 필드 트레이닝을 거쳐 3월에 담당지역을 배정 받았다.

지점의 하루 시작은 분주했다. 오늘도 전날 받은 주문서와 수금 명세서를 제출하고 거래처 세미나 기안서를 작성해 결제 상신 후 다이어리에서 어제의 영업활동 메모를 확인하며 주요 정보사항을 정리해 영업일보를 작성, 제출했다.

이어 주간방문계획서를 토대로 오늘 방문 예정처 업무를 미리 체크하고 방문 계획서를 작성하면서 그 사이 본사 PM과 동행방문을 조율하고, 주요 거래처에 전화를 해 오늘 몇 시 쯤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후 오늘 필요한 브로셔와 샘플, 기믹(gimmick : 볼펜, 메모지 등 디테일 도구 중 하나)을 챙겨 커다란 007가방에 가득 채우고 출장을 나가려는데 회의소집이다.

회의실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 소장은 주력제품 판매 계획을 점검하고 좀 더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월말에 밀어넣기를 안하려면 미리 주문을 앞당겨야 한다. 밀어넣기를 하면 단가차액이 발생하거나 사후 반품 등 여러 부작용이 따르지만 목표에 미달하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오늘은 남문 A약국에서 시작해 파장동에서 끝나는 일정이다. 주간방문계획서는 지역별로 나누어 이동시간을 최소화 하면서 하루에 12처 내외 수준에서 방문할 수 있도록 짜여졌다. 오늘은 최근 신제품인 금연보조제를 디테일해야 한다. 기차 안에서 목디테일과 브로셔를 꺼내놓고 오늘 거래처 방문 시 디테일 할 내용(제품의 특장점들과 할증 등 약국에 이득이 된다는 것에 관해)을 점검했다.

점심은 어제 발주했던 조제용 항생제가 이상 없이 도착했는지 확인 차 방문한 B약국에서 약사님과 함께했다. 때마침 배송과 김 주임의 배송 탑차가 막 도착해 있었다.

점심 후 B약국 위층에 있는 치과의원에 들러 회사 제품 광고가 붙은 월간지를 전달하고 정중하게 우리제품 처방에 대한 감사를 표시했다. 우리 회사 소염진통제와 항생제를 쪽지처방 하는 거래처로 디테일과의 입사동기가 바쁠 때 가끔 대리 방문을 부탁하는 곳이다.

오후 2시경 수원 파장동 반회 총무인 C약국을 방문했다. 지난주 방문 시 제안한 다음 달 반회 모임 시 새로 발매한 금연보조제 세미나 시행에 대한 허락을 받았다. 요즘 들어 경쟁 제약사들은 물론이고 도매상들까지 할증과 단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반회별 세미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루 일정은 저녁 6시가 다 돼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근처 공중전화로 지점에 전화를 걸어 대략적인 실적을 불러주고 지시사항을 전달 받은 후 오늘의 마지막 방문 거래처인 D약국을 향해 시내버스를 탔다.

D약국은 시장 통 입구에 위치한 거래처로 규모가 커 그 동안 관계 증진에 공을 많이 들인 거래처다. 지난주 방문 시 조제용 항생제를 디테일 했고 검토를 해보겠다는 답변을 받았었다. 오늘 그에 대한 결과를 확인하고 기존 거래 제품들에 대한 재고를 확인한 후 이번 달 발주와 수금에 대한 약조를 미리 받을 참이다.

그렇게 1990년 4월 9일 13처를 방문했고 오후 8시가 다 돼서야 하루 일정이 끝났다. 그리고 퇴근하는 시외버스에서 다이어리에 적힌 메모들을 점검하면서 내일 아침 영업마감과 내일도 이어질 영업 일정 계획을 정리했다. 매일같이 이루어지는 영업 사이클이고 출장을 나오면 모든 영업사원은 사장이 된다. 기본적인 회사 정책을 바탕으로 스스로 결정하고 영업력을 발휘해야 한다.

1997년 의약품 마케팅 현실

지난 몇 년간 시장 환경과 회사의 업무 환경은 빠르게 변화했다. 사회적으로는 인터넷이 보급돼 활용되기 시작했고 업무 전산화와 OA의 보급으로 업무 환경도 개선됐다. 시장 환경은 점차 병원시장 비중이 높아지고 있었고 종합병원 대상의 학술마케팅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됐다.
영업은 여전히 지역 중심의 조직과 유통별 모든 제품을 영업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ETC 마케팅은 특정 질환 영역별 팀 체제로 확대 개편 됐으며, 매체광고와 MR 인센티브, 거래처 특매, 할증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한 OTC 마케팅 조직 규모는 예전보다 축소됐다.

오늘은 A의학회 이사장인 C대학병원 내과과장 미팅이 있다. 새로 발매한 제품에 대한 적응증 추가 다기관 임상을 상의하기 위한 미팅이다. 주력 처방과는 진입장벽이 높아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우선 마이너 질환 영역에 대한 허가임상을 통해 우회하는 시장 진입 전략을 결정한 바 있다.

우리팀은 지난 2년간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꾸준하게 몇몇 마이너 영역의 학술대회에 부스 전시 프로모션을 시행했다. 학회지 광고도 꾸준하게 실행했고, 해당 영역의 KOL Dr.들과의 관계 증진을 위한 활동 또한 적극 시행해 왔다. 더욱 많은 영역에 더 많은 처방의사, 더 많은 환자를 유치하려는 전략을 행동으로 옮겼다.

물론 주 적응증 영역에 대한 마케팅은 발매 전 부터 해당 영역 KOL Dr.들로 부터 자문을 받아 오면서 국내외 의학회에 대한 경쟁적 스폰서쉽과 제품 전시홍보를 해 왔다.

KOL 그룹을 대상으로 마케팅 임상 유치도 추진하고 있으며 고객 Dr.들을 중요도에 따라 분류(CVM)하고 정기적으로 다양한 내용의 콜을 시행하고 있다. 환자 커뮤니티에도 적극 개입해 우리 치료제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활동에도 예산을 투자 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진입장벽에도 조금씩 틈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제품의 특장점을 뒷받침 하는 학술 자료들도 꾸준하게 제작했고 일선의 MR들에게 시기적절하게 활용됐다.

회사도 전망이 있다고 판단되는 제품에 대한 마케팅 투자에 적극적이다. PM인력 육성을 위한 전문가 과정 교육에 인원을 파견했고, 국내외 의약품 마케팅 전문가 초청 교육도 시행했다. 아직 일선에서는 관계 중심의 영업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종합병원에 제품이 들어가려면 재단 등을 통한 별도의 정책적 협상도 필요했지만 마케팅은 제품육성에 중요한 요소로 인정받는 추세였다.

의약분업과 격동의 2000년대 성장의 이면

오늘은 내년 영업부 사업계획서를 마무리해야 한다. 아직 결정하지 못한 부분은 예산이다. 영업부와 마케팅부 예산을 좀 더 조율해야 한다. 벌써 몇 년째 겪고 있는 영업과 마케팅의 예산 갈등이다. 영업부 판촉비가 거의 고정비처럼 굳어진 상황에서 다음 달 목표는 발등의 불이다. 결국 마케팅 예산에 또 칼을 대야 한다.

2000년 7월 의약분업 이후 회사는 영업 방식과 관리 시스템 및 마케팅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시장은 병·의원 처방영업 중심으로 재편됐고 시장을 커버하는 MR 수와 처방 판촉비 조달 능력이 영업력인 시대로 바뀌었다. 제품영업은 퍼스트 제네릭을 중심으로 처방영업에 집중해 왔다. 회사는 중장기 마케팅 보다 MR의 판촉기능 관리를 위한 영업기획과 관리 기능의 강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의약품 마진이 사라진 병원과 약국에서는 늘 원가에도 못 미치는 의료보험수가에 대한 인상이 이슈가 됐다. 제약업계의 요양기관에 대한 경제적 이익 제공 방식의 영업이 증가한 것도 이와 무관치는 않다. 물론 한정된 시장에 수많은 동종의 제네릭들이 범람하는 경쟁구조도 주된 원인이다.

회사는 효율적인 영업관리를 위해 SFA(Sales Force Automation) 시스템을 도입했다. 영업사원들에게는 PDA 기기가 지급됐고 재택근무 체제도 도입됐다.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혁신적 아이템으로 보였으나 핵심은 위치 체크를 통한 영업사원의 거래처 콜을 극대화 하는데 있다.

경제적 이익 제공이 경쟁의 한계에 다다르면서 MR의 콜 수는 중요한 경쟁 요소로 인식됐다. 제품의 특장점이 가져다준 이점을 강조하는 Detail call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하루 15콜 이상을 요구하는 회사 방침에 맞추려면 Happy call이라도 잘 해야 한다.

특허 만료 약에는 공동생동성을 통해 많은 제네릭들이 거의 동시에 발매됐고 시장 선점을 위한 경제적 이익 제공과 Call수 경쟁은 치열했다.

그러나 마케팅 중요성도 부각됐고 영원히 이런 방식으로 갈 수 없다는 생각에 대부분 공감했다. 2000년대 후반으로 가면서 회사는 보다 체계적인 SFE(Salesforce Effectiveness)와 CRM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었다. MR들에게는 PDA 대신 태블릿이 디테일 도구로 보급됐고 내부적으로는 다시 체계적인 전략적 마케팅을 통해 리딩 제품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했다.

새로 발매하는 제품은 종합병원에서 주로 처방돼 왔던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블록버스터의 제네릭이다. 국내 병원처방 1위 제품으로 많은 제네릭 출시와 무한 경쟁이 예고된 제품이다. 우리는 많은 골리앗들과의 경쟁을 통해 제품을 키워야만 한다.

가능한 많은 유용한 시장 정보들을 수집,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밀한 계획을 세웠다. 시장 점유율은 종합병원이 90%, 의원은 10%, 업체들 모두 종합병원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작은 의원시장으로 진입해 전략적인 영업을 통해 새로운 환자를 발굴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로 결정했다.

신규 환자 발굴과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서 제품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특장점을 근거로 고객의 이점을 디테일 해 나갔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다양한 방식의 디테일 교육으로 MR들의 제품 디테일 숙련도는 높았다. CVM을 통해 지역별 공략해야 할 진료과별 Target audience가 결정돼 각 MR들에게 전달됐다. 타깃 질환별 디테일브로셔를 만들고 제네릭이지만 제품 모노그램 제작을 통해 진료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보다 디테일 하게 제공했다.

어느덧 해가 지나고 제품 처방 실적은 빠르게 증가해 나갔다. 금년 매출은 100억을 상회할 것으로 판단된다. 뒤늦게 눈치를 챈 경쟁사 제네릭들이 경쟁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며 진입했으나 시장에서는 우리제품이 퍼스트제네릭으로 인식돼 있었고(실제로는 3rd제네릭) 시장 선점의 효과로 매출은 꾸준하게 증가했다. 마케팅의 효과와 경제적 이익 제공만으로는 블록버스터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사례다.

2010년 영업·마케팅의 전환

과열된 경쟁은 결국 2010년 “의약품리베이트쌍벌제"와 2012년 대대적인 약가 인하 시행으로 이어졌다. 회사는 CP규정을 도입하고 정도 영업과 감성마케팅을 요구했으나 너무 오랫동안 경제적 이익 제공을 통한 영업에 익숙해진 MR들은 적응하기 어려웠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상에서 판촉비를 조달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냈으나 이 역시 한계가 있었다. 직접 영업체제에서 판촉 예산의 조달은 MR과 회사 간 갈등의 씨앗이 됐다. 부작용이 발생하고 제약사의 영업 리스크는 갈수록 높아지는데 경제적 이익 제공을 통한 영업은 계속됐다.

불안정한 영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략적 영업이 필요하고 체계적인 마케팅에 대한 필요성이 다시 부각됐다. 특히 신약과 개량신약 개발에 역점을 둔 회사는 임상과 전문영역 PM들을 보강하기 시작했다. 상위권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메디컬부서에 대한 중요성도 상승했다.

다국적제약사를 중심으로 전용 App.(Application)과 콜센터를 통한 원격 디테일 시스템도 도입 됐는데 이는 영업사원 없는 영업 시스템의 출발이 됐다. MR을 거치지 않는 고객 대상 디테일은 근본적인 영업의 체계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 제약사들은 선택을 고민할 시간이 없을지도 모른다.

변화의 기로에서 회사는 영업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의원 영업을 CSO로 아웃소싱 하기로 결정했다. 의원 담당 MR들은 퇴직하고 CSO(Contract Sales Organization)로 전환해 회사와는 영업을 대행하는 계약관계로 위치가 바뀌었다. 회사는 MR들에게 평가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불하고 기본적인 제품 정보만을 제공한다. 영업과 판촉은 CSO로 전업한 MR들의 몫이다. 판촉 결과에 대한 책임의 소재는 세세한 조건의 계약서로 갈음한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개인의 영업 역량에 따라 높은 보상이 보장되는 CSO 체제하에서 매출은 매일 매달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특히 예전에는 부진했던 특정 영역의 제품들이 새로 계약한 해당영역 전문 CSO들에 의해 빠르고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성장해 나갔다.

물류는 지역별 거점 종합도매로 일원화했다. 이미 약국은 도매 전자상거래를 통한 구매가 활성화됐고 회사는 물류와 영업에 시설과 인원을 많이 보유할 필요가 없어졌다. 고정비는 줄고 판매관리비는 실적에 따른 변동비로 바뀌었다. 회사의 1인당 생산성은 급격하게 상승했으며, 연구개발과 생산, 마케팅에 보다 집중하면서 미래에 대한 그림을 구체화 하고 재무적으로 융통성 있는 경영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CSO를 통한 경제적 이익 제공 영업에 대한 리스크는 아직도 안고 가야 할 과제다. 수수료 경쟁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 많은 제약사들이 전면적 혹은 특정 품목을 CSO로 아웃소싱 하면서 CSO MR들의 품목 선택권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제약회사의 영업사원 비중은 줄고 CSO MR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6년 말 기준 약 3,000여명 이상의 CSO MR들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6,400여명에 이르는 제약영업사원들과 합하면 약 30,000여명의 MR들이 제약영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CSO MR들이 차지하고 있는 영업 규모는 주요 CSO 체제를 운영하는 제약사들의 실적을 감안할 때 2016년 마감 기준 약 1조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영업·마케팅의 변화

제약영업과 마케팅은 제약기업이 고객인 의·약사들을 대상으로 의약품이 가지고 있는 속성(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 특장점에 근거한 이점)을 경쟁자 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더 많은 고객들에게 알려서 사용하게 하는 행동이다.

과거를 돌이켜 볼 때 이와 같은 제약영업과 마케팅의 기본은 어느 시기에도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변하는 것은 전달하는 수단과 사용되는 도구일 뿐이다. 



사회적 인프라가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의 제약영업은 개인의 능력에 주로 의존했다. 1990년대 들어오면서 사회 인프라의 발전과 팀 체제의 공동목표가 중요해졌고 제약영업은 지역과 조직력이 중심이 됐다. 그러나 2000년 의약분업 이후 MR 수 확보를 통한 효율적인 지역 커버와 콜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규칙적인 툴에 의한 시스템 영업 방식이 도입됐다. 이 시기에 영업의 수단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 이익 제공이었다.

그러나 리베이트 쌍벌제와 김영란법이 시행되고 영업 리스크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영업이 중요해 지고 있다. 크라우드 서비스와 스마트폰 인프라를 바탕으로 아날로그 시대를 겪지 않은 순수 온라인 세대의 고객들과 MR들 비중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채널을 통한 영업 활동(정보제공, 처방약 선택, 제품구매, 결제, 기타 서비스 등)이 확대 될 것이다.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의료기관들도 점차 전자상거래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향후 병·의원에서 처방하고 쓰여지는 모든 약제와 치료재료, 소모품 등에 이르기까지 의료인 전용몰에서 정보를 얻어 선택하고 구매하며 결제하는 체제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어쩌면 MR들이 할 일이란 게 거래처 의사를 우리 회사 제품이 등록된 전용몰에 가입시키고 처방하고 써야 하는 제품을 픽업하도록 독려하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향후 제약영업과 마케팅의 변화는 경제적 이익 제공을 매개로 한 영업에서 어떻게 탈피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러나 동일한 성분의 약을 모든 제약회사가 생산 공급하고 처방제품 선택권을 의료기관이 가진 현실적 상황에서 이에 대한 정부 정책의 실질적 변화가 없는 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영업 방식의 완전한 소멸은 어렵다고 판단된다.

대안으로 당분간은 영업에 대한 CSO로의 아웃소싱이 더욱 확산돼 중장기적으로 약 25% 내외의 처방영업 점유율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많은 제약사들이 전담 CSO를 설립하거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당장은 의원영업 중심의 중소 제약사 제네릭들과 특별히 디테일이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Old Drug들이 CSO로 위탁되고 제약사들은 핵심 품목과 종합병원 마케팅에 주력하는 체제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특정분야에 전문화된 CSO와 수백 수천 명의 MR을 거느린 대형 CSO가 출현하면서 마케팅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면 상위권 제약사들의 주력품목 까지 CSO 아웃소싱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물론 CSO를 통한 경제적 이익 제공 영업에 대한 리스크는 늘 상존하는 문제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의약품영업과 마케팅의 기본을 명백하게 인식하고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수단과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다. 제약 고객들의 주 계층은 2000년대 밀레니엄 시대와 2010년 스마트 시대의 중심을 지나온 세대다.

일대다, 다대다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익숙해진 이 세대들과 뒤따라 의료계로 진입하는 스마트 프로 세대들 속에 파고들 수 있는 수단과 도구의 활용 능력이 미래 의약품영업과 마케팅의 경쟁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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