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성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 

인구 고령화 사회 진입과 만성·난치성 질환 증가 등으로 제약산업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으며,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은 제약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 지원을 하고 있다.

2014년도 우리나라 의약품 시장규모는 약 183.9억 달러로 전년 대비 4.1%가 성장했으나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약 10,272억 달러(8.4% 증가)인 것을 감안해 보면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중소규모 기업이 작은 국내시장에서 제너릭 중심으로 경쟁을 하는 구조에 기인하며, 앞으로 글로벌 신약개발 없이는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신약개발은 탐색연구, 비임상시험, 임상시험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허가를 받게 되는 어려운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10,000개의 후보물질 중 임상시험에 이르는 것은 3~5개에 불과하고 이 중 1개만이 신약으로 허가를 받게 된다. 이때 10~15년의 기간과 800만 달러~10억 달러에 이르는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많은 비용과 장기간이 소요되는 리스크는 신약개발의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고 오늘날 독자적 연구개발 방식에 의한 신약개발에 한계를 절감한 많은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기업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에 주목하고 있다. 



산ㆍ학ㆍ관 오픈 이노베이션 기반 마련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들이 연구개발, 상업화 과정에서 대학이나 연구소 등의 외부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으로 이처럼 고비용이 소요되는 신약개발에 안성맞춤인 경영전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2006년부터 임상시험 제도개선 발굴 등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타입의 산업계·학계·관련 기관 등 총 15인 내외로 구성된 임상시험 산학관 협의체를 매년 1~2회 운영해 세계 최초의 임상시험 종사자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의무화를 도입하고 임상시험 안전보호체계를 강화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국내 제약기업은 ’99년 선플라주를 시작으로 ’15년 26번째 혈당강하제 슈가논정 등 국내신약과 55개의 개량신약을 개발하는 등 신약개발의 역량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팩티브정, 에소메졸 등이 미국 FDA의 허가를 받는 성과를 이뤄낸 바 있고, 그 개발은 점점 가속화돼 지난 해 한미약품이 8조원 규모의 7개 신약기술을 이전 계약하는 것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는 이와 같은 혁신적인 기술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하여 확보한 기술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신속심사ㆍ규제프리존 마련 등 적극 지원

식약처도 이러한 산학연의 합심에 불필요한 규제의 개선과 합리적인 신약 개발제도 보완이라는 화답을 보내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2016년에는 획기적 의약품 개발지원, 희귀 의약품 개발지원과 국제 규제조화를 통한 수출지원사업을 시행해 국내 제약산업이 신약개발에 한발 더 다가서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도울 예정이다.

우선, 식약처는 획기적 의약품 개발지원 사업을 시행해 적절한 치료제가 없어 고통받고 있는 국민의 건강권을 수호하고 이러한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제약사에게 필요한 기술 및 행정절차 전반을 지원해 제약사가 안정적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러한 제도는 미국에서 ‘Breakthrough therapy'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임상시험에서 안전성과 잠재적 효능이 확인된 후보의약품의 경우 시판 후 안전 사용 보장조치를 이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품목 특례허가를 해 시판 시기를 앞당기는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식약처는 희귀의약품 개발지원 사업을 통해 희귀질환자의 치료기회를 확대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희귀의약품 개발에 국내 제약사가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희귀의약품 시장은 2014년 기준으로 11.5%의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시장으로 희귀의약품 지정 시 시장규모 지정기준을 폐지하고, 품목허가 유효기간을 연장하며, 재심사 대상을 확대하고, GMP 평가 제출자료를 개선하며, 전공정 위탁제조시 GMP 중복평가를 면제함으로써 제약사의 희귀의약품 개발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규제 개선을 추진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국제 규제조화를 통해 2014년 PIC/S가입으로 약 6천7백억원 이상의 수출 증가를 이루어 낸 글로벌 시장 진출 상승세를 지속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금년 내로 국제 의약품 규제조화위원회인 ICH에 가입해 의약품 개발, 인허가, 사후관리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함으로써 이미 ICH에 가입된 미국, EU, 일본과 같은 제약선진국과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사용하는 환경을 조성해 국제신인도를 상승시키고, EU 화이트리스트 국가등재를 추진, 국내업체가 EU 가입국에 원료의약품을 수출하는 경우 제출서류의 면제, 절차 간소화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수출경쟁력 증대라는 효과를 이끌어낼 것이다.

이 외에도 의약품 수출관련 해외 규제 이슈관리 협의체인 글로팜엑스를 확대해 수출전략국가의 규제이슈를 해소하고, 한-아세안 의약품 GMP 컨퍼런스를 개최해 최근 감소세를 보이는 대 아세안 수출 경쟁력 회복하며 국내 제도를 수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바이오의약품이 규제프리존 전략산업으로 지정된 충청북도의 의약품 제조업체의 경우, 의약품 품목허가를 신청하면 우선 심사토록 하고 모든 바이오의약품 제조업체에는 약사가 아닌 세균학 전문기술자를 의약품 제조관리자로 채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규제프리존 도입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되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해 우리 제약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음을 몸소 실증했다.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고 신흥국보다 한발 더 앞서나가기 위해 국내 제약산업이 더욱 더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이러한 시기에 주목받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은 제약사가 합리적인 투자를 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또한 이러한 산학연의 협력을 환영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획기적의약품, 희귀의약품의 개발지원과 국제규제조화를 통한 수출지원을 비롯해 제약업계, 학계 연구기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국내 제약산업이 세계 7대 제약강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선을 다해 노력해 나가겠다. 앞으로 발전하는 의약품 제도개선에 각계각층의 큰 관심과 애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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